Diplomacy
가자 지구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반(反)이스라엘이 아니다. 중국은 미국을 억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반(反)서구적 중립’은 우크라이나보다 이스라엘에 더 큰 이익을 주지 못할 것이다.
Image Source : Shutterstock
Subscribe to our weekly newsletters for free
If you want to subscribe to World & New World Newsletter, please enter
your e-mail
Diplomacy
Image Source : Shutterstock
First Published in: Oct.25,2023
Nov.10, 2023
가자 지구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많은 관찰자들에게 논란의 여지가 있고 모호하다. 중국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과 국제법 위반을 비난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제3차 일대일로 포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자 지구 위기에 대해 논평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해 두 국가 방안이 실행되어야 한다는 중국의 오랜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포위된 가자 지구에 대한 지원을 의한 인도주의적 회랑을 개설할 것을 촉구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자 지구의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이 “자위권의 범위를 벗어난 행동”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스라엘의 민간인에 대한 하마스의 잔혹 행위를 비난하는 것을 피했다.
우크라이나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중립적’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미국을 중동 지역을 불안정시키는 폭력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가자 지구 전쟁에 대한 중국의 발언과 비(非)간섭적인 입장은 중국이 이 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 전쟁으로 중국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위협받게 되면 중국은 불편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점점 더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는 이유일 수 있다.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 모두에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협상 테이블에 자리를 보장받고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례 없는 발전이다.
이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채택한 전략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사용하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과는 다른 길을 공개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중동 지역 국가와의 외교적 교류와 관련해 중국 관리들은 걸프 지역 국가와 이란 그리고 중동 지역 주요 강대국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중국의 정책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
중국의 수사(修辭)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두 국가 방안 이행,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 가자 지구 분쟁이 중동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보다 넓은 맥락에 초점을 맞추도록 신중하게 고안되었다.
중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을 테러 공격으로 부르는 것을 꺼려했지만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집단 처벌’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지상 공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평화를 사랑하는, 경제 대국의 행동이 아니다. 그런 태도는 중동 지역과 그 너머의 세계에서 중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전략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중동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대체하기를 열망하지 않지만 미국이 이 지역에서 다시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보면 의심할 바 없이 기뻐할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비(非)동아시아 지역이 전략적으로 더 중요해 질수록,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중국은 팔레스타인의 대의명분(마오쩌둥 시대 이후의 중국 정책)과 자신의 ‘반(反)서방 중립’ 정책, 즉 세계 질서에서 서구 중심주의를 훼손하는 국가나 세력을 비난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하마스를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도 않는 그런 중립 정책의 유사성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또한 인구 밀도가 높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에 호소하기 위해 ‘반(反)서방 중립’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많은 남반구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이기 때문에 가자 지구 전쟁은 개발도상국의 리더로서 중국이 자신에 대한 지지를 결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이슈이다.
반(反)서방 중립 정책은 신장과 대만 같은 중국의 핵심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될 뿐 만 아니라 중국의 대표적 이니셔티브인 글로벌 개발 이니셔티브(GDI),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GCI)에 담긴 시진핑 주석의 글로벌 거버넌스 비전에 대한 지지를 얻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중국은 또한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외교 협정(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에게 큰 승리를 안겨 줌)을 중재하는 주도권을 구축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 이슬람 세계에 중국과 ‘한 목소리’를 내달라고 촉구하는 등 지역 단결을 도모했다. 중국의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는 ‘연대와 공조를 통한 지역안보 문제 해결’에 지역 국가들이 주체적으로 앞장서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가자 지구에 전쟁이 발발하자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고, 중국은 이를 보고 기뻐했다.
중국은 자신의 중립적 입장과 남반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신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도덕적 입장을 견제하고 가자 지구 전쟁 이슈를 국제화하고자 하고 있다. 중국은 가자 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프로세스를 시작하기 위한 글로벌 회의를 촉구함으로써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중동 분쟁해결을 위한 도전받지 않는 중재자로서의 미국의 지위를 제거하려고 한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 세계인의 동정심을 활용해 미국의 글로벌 위상을 떨어뜨리고 ‘담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의 정책은 결함이 있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가자 지구 전쟁에 대해 균형 잡힌 발언을 하는 데 실패하고 무조건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외교력을 동원해 이스라엘의 대응에 영향을 미쳐 가자 지구 전쟁이 가자 밖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구호품이 가자 지구 민간인에게 전달되도록 허용했다.
실제로 가자 지구 전쟁에 대한 미국의 헌신적인 대응은 미국이 중동 문제에서 손을 뗐다는 생각을 잠재우며 중동 지역에서 전통적인 역할을 강화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중국의 반(反)서방 중립 정책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영국과 그 외 50개국과 함께 유엔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정책이 ‘국제 범죄, 특히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난함으로써 중국에 외교적으로 보복을 하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모호함과 ‘반(反)서방 중립’이 복잡한 행위임을 보여준다. 적어도 중립으로 간주되려면 다른 국가들도 이를 믿어야 한다.
중립은 또한 중국이 자국의 이익에 유리한 방식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위험한 사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한다.
중국은 중동 지역에 상당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 있는 대부분의 MENA 국가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중국수입 석유의 거의 절반이 걸프 지역에서 나온다. 지난해 중국과 아랍 세계의 전체 무역액은 4,300억 달러가 넘었다.
이러한 중요한 중국의 경제적 이익은 중동 지역 전쟁과 불안정에 취약해 진다. 그러나 중국 지도자들은 사건이 전개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제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같은 중동 지역 라이벌 간의 거래적 긴장 완화가 반드시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가자 지구 분쟁의 주요한 교훈 중 하나는 이란의 대리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방해하기 위해 이 지역을 폭파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후원하는 중동 통합 이니셔티브도 가자 지구 분쟁과 유사한 사건을 예방하는 데 더 이상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강력한 힘을 소유하는 것과 강력한 힘을 소유한 국가처럼 행동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이스라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중국은 단지 반대 목소리를 내고 평화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중국이 러시아와 동맹을 맺으면 분쟁의 평화적 해결 마련에 있어 자신의 목소리를 증폭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중국은 이 중요한 시기에 MENA 국가들이 립서비스 외교를 가장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First published in :
Ahmed Aboudouh는 런던에 본사를 둔 Chatham House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프로그램의 부연구위원이다. 그는 외교, 안보 및 지정학 전문가이다. 그의 연구 분야는 MENA 지역, 걸프 지정학, 미국- 중국 경쟁과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이다. 그는 미국 싱크탱크 Atlantic Council의 비거주 연구원이며 현재 EPC(Emirates Policy Center)에서 중국 연구 부서를 이끌고 있다. 이전 그는 The Independent에서 컨설턴트 편집자로 재직했다. 그는 MENA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강대국 경쟁에 관한 연구로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국제 관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Unlock articles by signing up or logging in.
Become a member for unrestricted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