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macy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한 터키의 태도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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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Nov.01,2023
Nov.17, 2023
터키는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의 민간인과 무고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에 대해선 단호히 반대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유지해 오고 하마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가자 지구 분쟁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과정을 방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터키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쿠르드 노동자당(PKK)과 이에 연계된 무장 단체에 대한 터키의 군사 행동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돌리는 등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양 당사자 사이를 섬세하게 탐색해 왔다.
1990년대 터키와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대한 상호 우려, 쿠르드 노동자당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의 체포, 정보 공유 심화 등 공동의 목표와 우려 사항을 공유하며 강력한 안보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중(準)동맹으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우호적인 양국 관계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초기에도 지속되었다. 2005년 터키 기업 대표단과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이 방문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 세계 사이의 평화를 중재하겠다고 제안했다. 안타깝게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제안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고,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이스라엘-가자 지구 분쟁, 다보스 포럼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사이의 열띤 논쟁, 2009년 하마스 지도자 칼리드 마샬의 터키 방문, 그리고 Mavi Marmara 사건을 포함하여 터키-이스라엘 간 관계를 손상시키는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났다.
2016년 이스라엘과 터키는 긴장된 양국 관계를 복원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러한 양국 간 화해 시도는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19년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에서의 군사 작전을 비난한 이후 실패로 끝났다. 터키는 또한 하마스 지도자들을 보호하여 이스라엘을 더욱 분노하게 하였고 그 결과 작년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터키를 국빈 방문할 때까지 양국 관계가 악화되었다.
현재 터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문제와 진행중인 가자 지구 분쟁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의 충성스러운 유권자들, 특히 이슬람 보수주의자들은 2024년 3월 31일 예정된 지방 선거에서 그의 집권 연립 정부를 심판할 것이다. 전 총리인 Ahmet Davutoglu같은 온건 이슬람 보수주의자들은 Devlet Bahçeli와 같은 에르도안 대통령 연립 정부 내의 일부 중요한 인물들과 함께 팔레스타인에 상당한 지지를 보여왔다. 이들 이슬람 보수주의 단체는 이슬람 보수주의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가자 지구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터키가 하마스를 전적으로 지지/지원한다면 그러한 행동은 터키에게 이익보다는 해악을 끼칠 것이다. 먼저 대외적으로, 이스라엘과의 화해는 사라질 것이고, 미국과 다른 서방 동맹국들과의 관계는 황폐화되어 터키의 경제 상황과 국가 안보가 악화될 것이다. 터키는 이스라엘과의 화해가 미국의 유대인 로비스트와 미국 의회내 친이스라엘, 초당파 단체들에게 터키가 F-16 전투기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하여 자국 공군을 현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 더욱이, 터키의 에너지 부문에 대한 이스라엘의 투자와 이 부문에서의 양자 협력은 터키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하마스와 연대를 표명한다면 이러한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또한 나토 동맹국과 이스라엘은 반(反)터키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하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쿠르드스탄과 가까운 남동쪽 국경을 따라 발생하는 안보 불안 상황 해결과 정보 공유와 같은 다른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중단하여 터키를 국제 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킬 것이다.
국내적으로, 지난 터키 대통령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 승리의 주역인 터키 민족주의자들은 하마스의 행동과 아랍인들이 터키에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는 것을 비난해왔다. 터키의 야당 지도자인 Meral Akşener는 자신이 속한 당의 그룹 모임에서 하마스의 행동을 테러라고 비난했다. Meral Akşener는 시리아 난민들이 터키군을 가자 지구로 파견하라고 외치는 대신 그들이 직접 가자 지구로 가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MetroPoll에 따르면 터키 유권자의 대다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가자 지구 분쟁에 중립을 유지하거나(34.5%), 분쟁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거나(26.4%),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표현하면서 하마스와 거리를 두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8.1%). 하마스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비록 터키가 크게 분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터키 정부가 하마스를 지원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화나게 하지 않기를 원한다.
확실히 이러한 여론 조사 결과는 하마스를 지지하지 않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표명할 수 있기를 원하는 종교적 보수파, 온건파, 터키 민족주의자, 그리고 일반 국민들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 지를 두고 에르도안 대통령과 그의 연립정부를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 민족주의자들과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들 유권자들은 야당이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에르도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사 유권자들이 집권 연립 정부의 한 축을 이루는 Devlet Bahçeli이 이끄는 National Movement Party 을 지지하더라도 집권 연립정부 내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이스라엘 관계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는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의 민간인 공격과 살해에 반대해 왔으며, 가자 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비난하는 동시에 두 국가 해결방안을 탐색하면서 팔레스타인을 위한 자유 국가를 건설할 것을 옹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한 이스라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초그 및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자 파타당 지도자인 마흐무드 압바스와 대화하여 터키가 가자 지구 분쟁의 중재자가 되도록 허용해 달라는 제안을 표명했다.
더욱이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지난 토요일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열린 ‘대(大) 팔레스타인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 그러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대화와 중재를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그동안의 입장 표명들과 그와 하마스와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가자 지구 분쟁을 중재하려는 시도는 아마도 터키에게는 실현 가능성이 커지 않은 희망사항이 될 수 있다.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접근 방식은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을 불쾌하게 하지 않으면서 터키 민족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는 사이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북동부와 이라크의 쿠르드 노동자당을 공격함으로써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을 최대한 활용했다. 10월 1일 터키 경찰 본부를 표적으로 한 수도 앙카라에서의 테러 공격은 터키군과 터키 내무부가 터키 전역과 인근 국가에서 대규모 대테러 작전을 실시하도록 촉발시켰다. 테러 공격 직후 터키는 즉시 군사 작전을 개시하여 시리아 북동부와 이라크에 있는 쿠르드 노동자당의 군사 캠프를 공격하고 중요한 에너지 기반 시설을 파괴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인해 터키와 터키-미국 간 관계는 어려운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전투기가 시리아에서 터키 드론을 격추하고, 터키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것을 꺼리는 등의 최근 사건으로 인해 더욱 복잡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터키의 군사 행동은 국제적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터키에 대한 압력을 일부 완화되었다.
가자 지구 분쟁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딜레마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4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고 터키가 중동 및 남부 코카서스 지역에서 주도적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등 그의 국가적, 지역적 정치적 열망과 전략적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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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uk Yui (Thomas) Kwong (중국어: 鄺卓睿)은 호주 국제 문제 연구소에서 연구 조교로 근무한 정치 분석가이다. 그는 호주 국립 대학교에서 중동 및 중앙 아시아 연구 고급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연구 분야는 터키 외교 정책, 터키 정치, 중동 지정학이다. 그는 홍콩 지역 상공회의소인 홍콩 남부 지역 유한회사(SDCA)의 청소년 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또한 홍콩과 호주의 다양한 문화 및 청소년 협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https://linktr.ee/k_cyui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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