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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epili 연합 조약은 기후 변화에 대한 투발루의 긴급한 우려를 우선시한다. 유럽 연합은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와의 관계를 심화하기 위해 이 지역의 우선순위에 맞게 제안을 조정해야 한다.

11월 초, 쿡 제도에서 열린 태평양지역 섬 포럼과 별도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카우세아 나타노 (폴리네시아 군도) 투발루 총리는 양국 관계를 보다 강화된 파트너십, 즉 ‘Falepili 연합’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Falepili 연합 조약에 따라 호주는 투발루 시민들이 호주로 이주할 수 있도록 특별 비자 협정을 제공하고 투발루의 기후 적응 노력에 대한 개발 지원 을 강화하는 등 투발루의 안전을 약속한다. 그 대가로 투발루는 다른 국가와 체결하는 모든 안보 및 국방 파트너십을 호주와 상호 합의하에 진행할 것이다. 또한 양국은 양국의 집단 안보와 주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로 약속했다.

호주에게 있어, Falepili 연합 조약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점점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투발루를 멀어지게 하는 방법이다. 양국 간 안보 및 국방 파트너십에는 치안, 국경 보호, 사이버 보안, 중요 인프라(예: 항만, 통신,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파트너십이 포함된다. 이 조약에 따라 투발루는 반드시 먼저 호주와 협의하도록 되어 있는데, 나타노 총리는 군사 문제에 관해서만 투발루가 먼저 호주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호주와 협의해야 하는 투발루의 의무의 중요성을 경시했다. 하지만 이 조약에 따르면 투발루가 다른 국가와 맺은 모든 안보 협약에 대해 호주는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태평양 지역과 유럽 사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Falepili 연합 조약은 유럽에서도 존재감이 드러났다. 유럽 관리들은 기후 위기 상황하에서 이 협정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들은 이 조약이 모든 국가로 하여금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 조약을 호주가 중국에 대해 전략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종종 언급했지만, 실제 이 조약은 안보 조항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조약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는 잠재적 파트너 국가와 협력하는 방법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다.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4.5m에 불과한 9개의 저지대 섬으로 구성된 군도인 투발루에게는 다른 남태평양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아닌 기후 변화가 실존적 위협이다. Falepili 연합 조약은 주로 전략적 관심을 갖고 있는 호주와 같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큰 국가와 대부분의 남태평양 섬 국가와 같이 작고 취약한 국가의 위협 인식 간에 근본적인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작은 섬 국가들은 자신의 지정학적 위치가 유일한 실제적 전략적 자산으로 큰 국가가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다. 하지만 이들 섬 국가들은 하위 전략적 수준에서 운영된다.

Falepili 연합 조약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투발루의 취약성에 대응한다. 이 조약은 태평양 지역에서 이동성을 촉진하는 첫 번째 프로그램은 아니다. 뉴질랜드의 “태평양 접근” 비자와 사모아의 거주 비자 쿼터를 통해 매년 2,400명이 태평양 지역에서 뉴질랜드로 이주,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미국은 합법 신분을 갖춘 마샬 군도, 미크로네시아 연방, 팔라우 시민에게 미국에서 무기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는 유사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Falepili 연합 조약은 이동성을 기후 변화와 명시적으로 연결하여 기후 관련 재난을 예상하여 이주를 허용하는 최초의 협정이다. 이 조약은 또한 호주가 보다 강력한 기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그동안의 비판을 수용함으로써 호주가 다른 태평양 국가들과의 관계를 심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Falepili 연합 조약에 대한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반응은 현재까지 긍정적이다. 미국, 뉴질랜드, 심지어 대만도 이 조약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Falepili 연합 조약은 마크 브라운 쿡 제도 총리와 놀랍게도 Jeremiah Manele 솔로몬 제도 외교 장관의 공개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솔로몬 제도는 2022년 중국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안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한 외교가에서는 키리바시와 나우루가 향후 호주와 Falepili 연합 조약과 유사한 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호주 외교 장관 페니 웡은 Falepili 연합 조약은 “우리가 태평양 지역 국가의 일원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타네스 마아마우 키리바시 대통령은 키리바시는 “자신만의 전략과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며 호주와 유사한 조약 체결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확언을 하지 않았다. 태평양 지역의 어떤 섬 국가도 중국과 관련된 강대국 간 경쟁에 휘말리거나 반중(反中) 국가들로 부터 어떤 식으로든 강요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Falepili 연합 조약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위한 중국과의 투쟁은 단지 군사력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태평양 국가들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달래는 능력에 관한 것임을 또한 보여준다. 따라서 Falepili 연합 조약은 유럽인들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의 필요와 이익에 어울리는 파트너십을 맞춤화하고 매력적인 협력 제안을 제공하도록 영감을 주어야 한다. 유럽이 이 지역에서 파트너십을 심화할 방법을 모색하면서 많은 작은 섬나라들의 우선 순위가 유럽의 목표와 겹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유럽 연합이 기후 적응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전략적 의미가 있으며, 이것은 유럽을 오가는 지식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이점도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럽 연합의 글로벌 게이트웨이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는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유럽연합-태평양 그린-블루 동맹의 협력을 위한 유럽연합 전략이 사용될 수 있다.

기후 변화가 인도-태평양 지역 섬 국가에 미치는 영향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지원 이외에도 유럽 연합은 모니터링, 치안, 집행을 위한 역량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해상 안보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이 분야의 역량이 제한되어 있다. 정보 공유 이니셔티브, 역량 구축 및 훈련을 통해 해양 영역 인식을 향상함으로써 파트너가 해양 공간을 보다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유럽 연합이 자금을 지원한 이니셔티브인 CRIMARIO를 확대하기로 한 유럽 연합의 결정은 유럽 연합이 제안할 수 있는 한 예이다. 유럽 연합의 기술적, 재정적 능력은 남태평양 섬나라 국가들에게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는 추가 옵션을 제공하고 강대국 경쟁에 휘말리게 되어 발생하는 압력을 완화할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유럽 연합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인 “포용적이고 효과적인 다자간 파트너십”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 중 어느 것도 이 지역에서 존재감이 증가하고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중국에 대해 절대적인 안전보장을 확약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활동할 수 있는 전략적, 정치적 공간을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