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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혀 다른 지도자이다. 각자가 국가 정체성을 정의하는 방식은 그들의 지도력과 지지 영역을 결정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23년에 일어나는 일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게 국제 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의 궤적에 영향을 미쳤고 2023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요인 중 하나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뚜렷이 다른 리더십 스타일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도자로서 아주 다른 지도자이다. 푸틴은 러시아 보안 부서의 여러 계급을 거쳐 2000년에 대통령직을 거머쥔 사람으로 개인주의적 독재 정치를 이끌고 있다. 정치 신인이자 정부직도 처음 맡은 젤렌스키는 2019년 자유로운 경쟁 선거에서 당당히 선출되었다.

푸틴은 민족주의 포퓰리스트 지도자 스타일로 러시아를 이끌고 있다. 그는 2000년 첫 대통령 선거에서 선출된 이후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권력을 장악해 러시아를 선거 독재 국가로 만들었다. 푸틴은 과거 세대의 사람이다. 70세인 그는 소비에트 연방 시대에서 성장하고 자리를 잡았으며 지금 그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보좌관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는 스마트폰도 소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미디어에 정통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 젤렌스키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배우와 코미디언으로 활동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대가다. 또한 45세의 젊은 세대인 그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인 우크라이나에서 그리고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한 포스트 소비에트 시대에서 미디어 경력을 쌓았다. 자수성가한 코미디언이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대가인 그는 우크라이나의 역동적이고 기업가적인 시민 사회의 일원이다.

국가 정체성: 영광스러운 과거 또는 밝은 미래?

지도자로서 젤렌스키와 푸틴을 뚜렷이 구별짓는 핵심 요소는 그들이 지도력에서 국가 정체성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푸틴에게 러시아의 국가 정체성은 정적이고 동질적이다. 러시아 정체성에서 수용 가능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변형은 일탈 및 위협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젤렌스키에게 있어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체성은 역동적이고 수용적인 것이다.

푸틴의 국가 정체성의 비전에 있어 통합 요소는 공유 언어, 역사, 종교, 문화 또는 민족과 같은 특정 공동 요소이다. 푸틴은 그러한 공동 요소가 그것을 소유한 사람들 사이에 공동의 유대와 목적을 만든다고 이해한다. 2021년 푸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은 고대 루스(Rus)의 후손으로 하나의 언어, 경제적 유대, ‘류리크가’ 왕조의 왕자에 의한 통치, 루스의 세례 후 정교회 신앙으로 맺어진 하나의 민족이다.”

푸틴에게 있어 ‘영광스러운 국가’ 라는 개념은 러시아의 과거의 영광에 기반한 것이지만 현재 적의 손에 의한 러시아의 희생과 굴욕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푸틴의 인기는 “위대한 러시아를 되찾기 위해 러시아의 과거를 되살리려는 생각과 연결되어 있다.” 2022년에 푸틴은 러시아의 역사적 통치자인 표트르 대제의 정복이 “정당하게” 러시아에 반환된 것이라고 칭찬했다. 동시에 푸틴에게 있어 러시아의 위대함은 현재 서방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대조적으로 젤렌스키 자신은 분열된 우크라이나 정체성의 구성 요소를 자신의 인격으로 통합한다. 그는 러시아 동부에서 태어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인으로 러시아인과는 다른 강력한 우크라이나 정체성을 구현한다. 젤렌스키의 말: “[우크라이나인]은 모두 러시아인과 다르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십자가, 초승달, 다윗의 별을 달고 싸운다. 서부 우크라이나 출신이든 남동부에서 온 젊은이들이건 하르키우와 크리비리흐의 러시아어 사용자든 테르노필 및 이바노프란키우스크의 우크라이나어 사용자이건…우크라이나인은 모두 다르다.”

젤렌스키의 국가 정체성의 비전에 있어 통합 요소는 자유와 존엄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요소는 또한 우크라이나인을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과 통합하는 보편적인 요소를 구성한다. 푸틴과 달리 젤렌스키에게 역사는 영광스럽고 그리운 과거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향한 인간의 열망이 억압을 이기고 더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사용된다. 젤렌스키는 2023년 2월 영국 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영국 국민 모두 위기와 발전, 인플레이션, 사회적 상실과 획득의 시간을 통과해 왔다.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앞으로 나아가고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힘과 체력을 찾았다... 우리는 자유가 이길 것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세계가 진정으로 자유를 수호하는데 용감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을 함께 증명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역사의 길을 열었다.”

국가 정체성이 지지를 강화합니까?

궁극적으로 군사적 결과가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될 지 여부와 종결 방법을 결정하는 데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 정체성에 대한 푸틴과 젤렌스키의 독특한 상상은 국내외 청중의 지지를 불러일으키는 데 기여한다.

국내적으로 푸틴의 정적이고 동질적인 국가 정체성은 그것이 러시아인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특정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거기에서 확실성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있다. 이러한 러시아인에게는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국경 너머의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강화할 뿐 아니라 서방의 손에 다가오는 러시아의 굴욕의 망령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러시아인들은 2023년 푸틴이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실패하면 이들 러시아인들은 전쟁 자체는 아니더라도 전쟁결과에 불만을 갖게 될 수 있다.

서방을 러시아의 주적으로 강조하는 푸틴은 러시아를 서방 국가들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이다. 그러나 동질적 국가 정체성에 대한 푸틴의 주장은 자신에게 있어 유사한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개념화하는 그룹에게는 호소력이 있다. 또한 서방에 의해 러시아가 희생양이 돼가고 있다는 푸틴의 이야기는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서구 식민주의에 대한 오랜 역사적 기억이 있는 국가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이 러시아의 특수주의를 강조한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값비싼 행동을 촉발하기보다는 러시아의 행동을 암묵적으로 수용하게 만들 가능성이 더 크다.

국내적으로 젤렌스키의 역동적이고 수용적인 우크라이나 국가 정체성은 자유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국가 정체성은 광범위한 우크라이나 인들에게 호소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이 느끼는 목적 의식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사실은 2023년에도 바뀔 것 같지 않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통제할 수 있는 자칭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두 배의 노력을 기울임에 따라 자유와 선택 의지에 대한 생각은 더욱 고무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넘어, 정체성의 기초로서 자유를 향한 공통된 인간의 노력에 대한 젤렌스키의 강조는 이러한 정체성의 개념에 동의하는 다른 사람들을 우크라이나에 동조해 함께 집결하도록 초대한다. 이것은 우크라이나를 넘어 기존 민주주의 국가에서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결정하기 위해 더 강한 국가에 맞서 싸우는 작은 국가에서도 계속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양국 간 갈등에 기여하지만 눈에 덜 띄는 요인은 푸틴과 젤렌스키가 국가 정체성에 대한 그들의 뚜렷한 차이를 각자의 지지자들에게 잘 먹히게 할 수 있겠느냐의 여부이다. 역사적 영광의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푸틴의 동질적이고 정적인 국가 정체성이 계속해서 호소력을 발휘할까요? 아니면 전쟁터에서 러시아의 영광이 부족하면 이러한 정체성이 무너질까요? 젤렌스키는 계속해서 다양한 우크라이나 사회를 일관된 전체로 통합할 수 있으며 이러한 통합이 그의 지도력 이후에도 유지될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전투가 끝난 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에게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사회적 영향력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