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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이 글로벌 파워로 부상함에 따라 이러한 부상이 미치는 부정적인 외부 효과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프랑스가 얼마나 진지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연합이 글로벌 지정학적 행위자로서 마침내 전략적 일관성을 달성한 것처럼 보였던 바로 그 시점에 이루어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최근 중국 방문은 그러한 유럽연합의 믿음과 단합을 산산조각 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강대국들 사이에 대결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단합을 기대하며 지난 주 중국을 방문했다. 이들 두 지도자는 유럽의 no. 1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점점 더 경색되는 것을 막고,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요청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와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 스페인 총리와 같은 다른 유럽 지도자들도 최근 몇 달 동안 중국 지도부를 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는 달리 “제3의 초강대국”으로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옹호하였다. 마크롱은 “유럽이 유럽과 상관없는 위기에 휘말려 전략적 자율성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유럽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고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대결에 휩쓸려가서는 안된다고 시사함으로써 즉각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마크롱은 “미-중 갈등이 악화할 경우, 우리(유럽)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할 시간과 수단이 없을 ​​것이고, 결국 속국이 될 것이며, 반면 우리가 전략적 자율성을 개발할 몇 년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미국, 중국과 대등한 제3의 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지만 마크롱의 태도와 미-유럽 간 대서양 관계에 쐐기를 박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중국의 환호에 의해 그녀의 방문은 빛이 바랬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에서 레드 카펫 환영을 받았으며 그의 발언은 광범위한 언론의 취재대상이 되었다.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환구시보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분명히 마크롱의 장기적인 관찰과 심사숙고의 결과”이며 “상대적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유럽의 이익에 부합하는” 그런 길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공동의 접근 방식을 도출”하고, 중국과 프랑스 간 관계 비용을 인정하도록 중국에게 강요하려는 시도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그의 방문 동안 그리고 방문 후에 어떻게 달성되었는지는 거의 분명하지 않다. 중국에서 냉대를 받아온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려는 중국의 12개항 계획을 훨씬 더 강력하게 비난했으며, 유럽-중국 간 무역 관계에서 위험을 제거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사방에서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인들은 마크롱의 입장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거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 출신 의원들의 국제적, 초당적 연합체인 대중국 의회간 연합체는 성명에서 마크롱의 발언은 유럽 지도부의 정서와는 “심각하게 동떨어진 것”이며 그가 유럽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중부 및 동부 유럽의 관료들은 마크롱의 대(對)중국 정책에 대해 실망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유럽의 파트너들에게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자율성을 구축하는 대신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제안한다” 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러시아의 군사 침략의 최전선에 있는 유럽 국가들은 실존적 측면에서 오늘날의 도전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국정 운영에 관한 프랑스의 철학 논문을 쓸 시간이 없다. 프랑스와 독일이 주요한 군사적 역량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유럽연합의 의존도는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마크롱의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은 “구(舊)” 유럽이 마크롱의 세계관을 지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舊)” 유럽과 “신(新)” 유럽 사이의 차이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미국의 반응 역시 똑같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 백악관은 “우리는 프랑스와의 협력과 조율에 초점을 잘 맞추고 있다” 고 주장했지만, 미 공화당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달라붙어 매달렸다. 공화당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는 마크롱의 발언 이후 미국은 중국을 견제, 봉쇄하는 데 외교 정책을 집중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이 알아서 처리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는지를 물었다. 공화당 의원인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당황스럽고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前)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더 다채로운 반응을 보이며 “중국이 중국에서 [시진핑의] 엉덩이에 키스를 해 마크롱은 끝났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이 중국을 대담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게는 우려가 될 수 있다. 또한 그의 입장이 미국으로 하여금 유럽 안보에 얼마나 헌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촉발시킬 수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그의 지지율이 바닥에 떨어졌고 그의 정부는 지난 달 불신임 투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는 등 포위 공격을 받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 정치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문제에 대해 세계 무대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아마도 그에게 정치적으로 이치에 맞는 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과거에도 나토가 “뇌사”를 경험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침공 몇 달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하려고 시도하는 등 논란이 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정책이 얼마나 심각한 지 예상하는 데 서방 국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략 의도가 노골적일 때, 처음에 의도했던 그의 방문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 발언을 하는 것은 중국 당국이 너무 기뻐할 만한 서방의 결의의 부족을 드러낸다.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프랑스 파트너들에게,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의 글로벌 파워로의 부상이 미치는 부정적인 외부 효과를 관리하는 데 있어 프랑스가 얼마나 진지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