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macy
인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관계: 실용주의에 기반한 신중한 균형화 정책 추구
Image Source : PradeepGaurs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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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May.30,2023
Jun.19, 2023
인도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직을 놓고 계속되는 아프가니스탄 내 권력투쟁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관여하는 인도의 외교적 어려움을 보여준다. 인도 외교부는 누가 인도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직을 맡아야하는 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전 아프가니스탄 정권과 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간 분쟁에 대해 아무런 공개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양측에 “아프가니스탄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고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인도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리대사로 임명한 카디르 샤의 비자가 만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권력투쟁 양상은 더욱 복잡해진다. 인도 정부가 샤의 비자를 연장하기로 결정하면 탈레반 정권이 임명한 인도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의 외교관을 인도가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탈레반 정권은 2021년 8월 미국의 지원을 받는 아슈라프 가니 정부를 전복하고 권력을 장악한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배정된 유엔 의석을 차지하고 또한 국제 사회로부터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탈레반 정권은 지금까지 12개 이상의 해외 공관을 차지했지만 인도는 아직 탈레반 정권이 임명한 대사가 없다. 지난 3월 탈레반 정권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탈레반 정권은 해외의 다른 외교 공관을 맡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외교관들은 탈레반 정권의 외교부와 조율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파키스탄, 중국, 러시아, 이란, 터키, 카자흐스탄, 기타 아랍 및 아프리카 국가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은 현재 탈레반 정권이 임명한 외교관이 맡아서 일하고 있다.
미군 철수로 인한 안보, 경제, 인도주의적 공백은 아프가니스탄에 있어서 인도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도는 테러 집단의 위협이 없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아프가니스탄을 원하고 또 이를 위해 노력해 왔다. 탈레반 정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채 인도는 최근의 많은 공식 성명에서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세력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인도는 탈레반 정권이 여성 문제와 인종 포용성 측면에서 개혁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그러한 규범적 고려 사항은 지역 안정에 본질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인도-탈레반 정권 관계의 본질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 개입이나 정치적 간섭을 한 역사가 없으며 양국 주민 간 교류를 구축하고 소프트 파워를 투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군의 성급한 철수로 인한 차질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일반 아프간인들과 압바스 스타니크자이 외교차관과 같이 인도에 호의적인 탈레반 정부의 일부 지도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인도는 2001년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개발 원조의 주요 원천이었다. 사실,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의 관계는 소프트 파워가 효과를 보는 좋은 예이다. 지정학적 동기를 넘어 인도는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강화하여 파키스탄 안보 체제에 신세를 지고 있는 급진 이슬람 정권이 이 지역에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도록 하기로 결정했었다.
인도와 탈레반 정권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양국 외교 정책의 실용주의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인도의 입장에서는 탈레반 정권이 아프간 땅에서 테러리즘을 수출하지 않도록 외교적 교류와 개발 지원의 형태로 탈레반 정권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이치에 맞다. 탈레반 정권은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에도 불구하고 개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해 주로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카슈미르 계곡에 대한 인도의 정책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탈레반 정권은 국가 재건을 위해 인도에 도움을 요청했다. 외교적, 재정적으로 고립된 탈레반 정권에게 있어, 인도의 지정학적 영향력이 커지고 인도가 아프가니스탄을 통해 중앙아시아 시장에 접근하려는 관심을 오랫동안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도와의 정상적인 관계는 매우 실용적인 매력이 있다.
인도는 지난해 6월 탈레반 정권의 권력 장악 이후 처음으로 아프가니스탄 에 대한 외교를 재개하기 위해 카불 주재 인도 대사관에 ‘기술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도가 인도주의적 지원의 일환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의료품을 전달했을 때 인도 외교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는 인도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최초의 진정한 호응자”라고 묘사했다.
인도의 외교적 영향력 확대 움직임은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조율하려는 욕구에서도 비롯된다.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22년 2월 파키스탄을 통해 육로로 40,000톤의 밀을 공급했고, 2023년 3월에는 이란의 차바하르 항구를 통해 20,000톤의 밀을 추가로 공급하여 유엔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배포했다. 또한 2022년 10월에는 생명을 구하는데 필요한 필수 의약품, 항결핵 의약품, COVID-19 백신 500,000회분, 겨울 의류, 재해 구호 물자 등을 포함한 45톤의 의료 지원품을 아프가니스탄에 제공했다. 또한 2023-24년 인도의 노조 예산에는 탈레반 정권이 환영한 아프가니스탄 개발 원조 패키지 2,500만 달러에 대한 특별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탈레반 정권은 인도에게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산재한 약 20개의 중간에 멈춰선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밀 10,000톤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인도와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인도가 아프가니스탄의 가장 어려운 지역에 밀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데 필요한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 외교부는 인도 기술 및 경제 협력 프로그램의 후원 아래 아프간 정부 관리를 인도 법률 및 비즈니스 환경에 관한 4일간의 가상 과목 강의에 참석하도록 초대했다. 원칙적으로 탈레반 정권에 대한 인도의 지원은 대테러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탈레반 정권이 반(反)인도 테러리스트를 강하게 단속할 것이라는 인도 측의 과도한 기대가 있고, 탈레반 정권이 파키스탄의 보안 기구과 깊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징후도 있다. 하산 압바스 인도 국방대 교수는 최근 자신이 출간한 저서 '탈레반의 귀환'에서 2022년 6월 인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교 활동을 재개하도록 결정하기 전 탈레반 정권이 파키스탄 군부와 이와 관해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인도-탈레반 정권 간 관계는 심지어 탈레반 정권에 대한 국제 승인을 포기하는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엄격히 유지하고 있는 탈레반 정권 내부의 이데올로기적 입장에 의해 방해받을 수 있다. 탈레반 정권은 소녀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금지하고 비정부기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직장에서 여성이 일하는 것을 금지했다. 여성들은 또한 공공장소에서 몸을 가리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많은 연예 활동 및 스포츠 경기에서 금지되었다. 제재 부과를 포함한 외부 압력은 탈레반 정권 내의 강경파들이 인권, 성평등 또는 정부 구성에 있어 민족별 대표성에 관한 견해를 바꾸도록 설득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것은 인도가 탈레반 정권과의 교류와 관여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일부 테러리스트 그룹이 탈레반 정권이 인도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으려 한다고 비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도에 대한 위험 역시 높아진다. 게다가 탈레반 정권과 인도 간 협력이 탈레반 정권 내부의 이데올로기적 정통성에 위협이 된다면 강경 이데올로기는 양국 간 외교 정상화 노력에 대한 견제 역할도 할 것이다.
탈레반 정권은 중국, 러시아, 이란과 같은 다른 지역의 강대국들에게도 열정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인도의 소극적인 역할과 제한적인 관여의 역사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교적, 경제적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시켜 위기에 처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탈레반 정권과 토의하고 있으며 동시에 아프가니스탄이 반테러 활동을 위한 지역 및 국제 공약을 이행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올해 1월 중국은 아프가니스탄 아무 다리야 분지에서 25년간 석유를 추출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탈레반 정권과 다른 수익성 있는 상업 거래도 협상하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종종 인도 리더십의 시험대로 여겨져 왔다. 인도가 ‘연결 이니셔티브’를 통해 이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을 하는 곳은 아프가니스탄이다. 인도는 이 지역 국가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상하이협력기구를 활용했다. 올해 이란이 상하이협력기구에 포함됨에 따라 이제 유라시아 정치, 경제 및 안보 기구인 상하이협력기구의 회원국에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인접국이 포함되었다. 이달 초 인도 고아에서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아프가니스탄를 대표하는 정부의 수립과 여성 인권 보호를 촉구했다. 인도 외교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는 “우리의 당면 과제는 인도적 지원 제공, 진정으로 포용적이고 대표적인 정부의 보장, 테러리즘 및 마약 밀매 퇴치, 여성 및 아동 그리고 소수자의 권리 보호이다”라고 말했다.
상하이협력기구가 지역 협력을 위한 실행 가능한 플랫폼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일부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내,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의 정치 및 안보 이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을 다루는 데 있어 상하이협력기구의 효율성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와의 잔인한 전쟁으로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이 낮아지고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하이협력기구는 이제 중국이 주도하는 조직이 됐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이 핵심 안보 관심사로 남아 있는 많은 중요한 이 지역 포럼의 핵심 참여자이다. 인도는 중국과 매우 불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4자 안보 기구인 쿼드(인도, 미국, 일본 및 호주로 구성)와 같은 미국 주도의 지정학적 이니셔티브를 지지하기 때문에 인도가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것에는 실질적인 제약이 있다.
탈레반 정권이 아직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할 책임 있는 정당한 정치 조직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특성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인해 아프간 국민의 고통이 악화되어선 안된다. 인도는 안정적이고 잘 통치되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분명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카슈미르로 불안정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인도의 정책은 탈레반 정권과 협력적이지는 않더라도 실용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도는 인도 자신의 조건하에서 탈레반 정권에 대한 관여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소수 민족과 여성의 여건이 개선되도록 강조하고 있다. 인도는 자신의 탈레반 정권에 대한 관여가 탈레반 정권을 외교적으로 수용하거나, 탈레반 정권의 혐오스러운 통치 모델을 포용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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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ay Kaura 는 인도 Sardar Patel University of Police, Security and Criminal Justice 의 국제관계 및 안보학과 조교수이다. 그는 이 대학의 평화와 분쟁 센터 부센터장이다. 그의 연구분야는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관계, 인도 외교정책, 반테러이다. 그는 Foreign Policy, South China Morning Post, The Diplomat 에 논문과 기사를 실었다. 2020년 그는 "India’s National Security: Vision 2030" 이라는 제목의 책을 공동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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