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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나토와 러시아 간 대립을 고조시키려는 시도로 판명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과 관련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前)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러시아가 해저 데이터 케이블을 공격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는 작년 노르트스트림 (Nord Stream) 해저 가스 파이프라인의 불가사의한 파괴 행위에 대한 최근 언론 보도를 배경으로 그러한 권리를 주장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가 노르트스트림을 폭파하는 서구 국가들의 입증된 공모자라면, 우리는 적들의 해저 케이블 통신을 파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어떠한 제약, 심지어 어떠한 도덕적 제약도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2022년 9월 26일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러 보고서, 소문 및 음모론만 무성하다.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 공격의 시간, 위치 및 정교한 공격 수준에 비추어 정부의 개입 또는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보는 데 일부 의견 일치가 있다. 그러나 이 공격의 배후에 서방의 특수부대나 우크라이나 그룹이 있다는 주장부터 잘 조직된 러시아 작전이라는 주장까지 여러 추측이 난무하다.

그 동안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 폭파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며, 여러 주장과 추측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6월 14일 이번 폭파 사건에 대한 수사를 주도한 스웨덴 검사는 가을까지 수사를 마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취약한 해저 케이블

러시아의 핵무기와 관련된 위협을 포함해 그의 장기인 허풍에도 불구하고 메드베데프의 이러한 위협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작년 유럽 의회 보고서가 밝힌 바와 같이 해저 케이블은 현대 디지털 경제의 중추이다. 거의 모든 인터넷 연결이 이 케이블에 의존한다.

해저 통신 포럼의 출판물에 따르면 2023년 초 유럽의 해저에는 대부분 정원 호스 크기의 케이블 380개가 있었다. 그들은 광섬유 기술을 사용하여 먼 거리에서 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나 이 케이블은 자르기 쉽고 꽤 자주 손상된다. 케이블 업계에 따르면 주로 어업 활동이나 선박의 닻으로 인해 매년 최대 100건의 케이블 고장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해저에는 수백 개의 케이블이 있으며 케이블에 고장이 나는 경우 정보 전달 경로를 신속하게 변경하고 손상을 수리하기 위해 수리선이 보내진다.

러시아가 케이블 절단 위협을 실제 실행할 지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절단으로 인한 주요 경제적 비용은 수리 작업에 관련된 비용 뿐이며 이로 인한 큰 혼란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더 취약하고 케이블 절단으로 인해 큰 영향을 받는 곳이 있다. 여기에는 여러 중요한 케이블이 동시에 공격받을 수 있는 곳이 포함되는데, 이러한 곳을 “조임목”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몇 가지 중요한 케이블은 프랑스 마르세유 항구 표면에 드러나 있다. 영국 해협과 홍해에는 케이블 밀도가 높다. 또한 아일랜드와 같은 섬 국가는 대체 케이블으로 지상으로 연결할 수 없기 때문에 훨씬 취약하다.

따라서 메드베데프의 위협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과도하게 긴장해 반응할 필요는 없다.

메드베데프의 위협 뒤에 무엇이 있나?

푸틴 대통령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휴식”을 가졌을 때 푸틴에 이어 대통령으로 취임한 한때 합리적인 정치인으로 여겨졌던 메드베데프는 크렘린의 앞잡이가 되었다. 메드베데프의 위협은 러시아의 허위 정보 전략의 연속이다. 이는 서방 지도자들의 시선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터 분산시키고 서방의 안보 정책 입안자들로 하여금 자국의 취약성에 대해 걱정하도록 강요하려는 시도이다.

아마도 이것은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발생할 두 가지 안보 사건에 대한 메시지이며 서방의 취약성과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올해 5월 말 아일랜드는 안보에 관한 국가 협의 포럼을 온라인으로 시작했고, 6월 말에는 4일에 걸쳐 이를 진행했다.

아일랜드의 미할 마틴 외무장관은 국가 협의 안보 포럼의 목표가 일반 대중의 이해를 구축하고 우리의 외교, 안보 및 국방 정책에 대한 토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포럼의 초점은 아일랜드가 새로운 안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와 나토 가입 여부에 있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 아일랜드는 인터넷 케이블 파괴의 측면에서 유럽에서 가장 취약한 곳 중 하나이다.

7월 초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서 나토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해저 케이블 보호는 나토 정상회담 의제의 우선 순위 중 하나이다. 나토의 새로운 인프라 보호 조정 위원회는 나토 동맹국들이 어떻게 케이블을 더 잘 보호하고 방해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권장 사항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케이블 보호와 관련해 군사적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군, 민간 해양 기관, 통신 규제 기관 및 케이블 업계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올 여름 유럽연합 이사회에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해양안보 전략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전략은 위험 분석, 개선된 감시 및 기관 간 훈련을 위한 계획을 제시한다.

요약하면, 러시아의 해저 케이블 위협을 넘어 풍력 발전소, 전력 케이블, 수소 파이프라인 및 탄소 저장 프로젝트를 포함하는 중요한 해양 기반 시설에 대한 보호가 글로벌 해양 관리 의제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