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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이슬람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겪은 프랑스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전기 충격을 느꼈다. 그래서 프랑스는 이제 강화된 유럽-대서양 안보 파트너십에 더 전념하는 것 같다.

2012년부터 프랑스는 이슬람 테러리즘의 끊임없는 위협에 처해왔다. 이슬람 테러리즘은 2015년 1월 샤를리 에브도 신문과 11월 바타클랑 극장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해 절정에 달했다. 이러한 이슬람 테러리즘 위협은 왜 프랑스 정부가 테러리스트가 확산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에 개입하기로 결정했는 지를 설명한다. 목표는 테러리스트가 프랑스나 다른 유럽 국가에 도달하기 전에 이들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프랑스군이 테러리스트에 대한군사 작전을 수행한 두 지역은 중동과 아프리카 사헬 지역이었다.

한편, 프랑스와 일부 나토 동맹국 간 관계는 어려운 외교적 긴장으로 이어졌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19년 10월 이코노미스트지에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나토의 뇌사 상태”라고 말했다. 나토의 핵심인 미국은 나토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을 철수시켰고, 나토의 중요한 동맹국인 터키는 나토 동맹국의 동의 없이 미국과 프랑스의 이익을 위협하면서 시리아 안으로 터키군을 밀어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프랑스로 하여금 국방 및 외교 정책을 수정하도록 강요했고, 아마도 프랑스는 이러한 정책 수정만으로는 앞으로의 도전에 직면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프랑스와 나토 : 어려운 파트너십

2019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뇌사” 에피소드 이후 프랑스와 터키 간 긴장이 고조되었고 2020년 6월에는 절정에 이르렀다. 프랑스 해군에 따르면, ‘Sea Guardian’ 군사 작전 중 터키군 선박이 프랑스 해군함에 레이더를 비췄다. Sea Guardian 군사 작전은 유엔이 리비아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취한 후 지중해 동부에서 실시된 나토 해상 보안 작전이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나토는 터키의 반동맹적 행동에 대해 아무런 질책도, 경고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에피소드는 프랑스와 나토 간 오랜 긴장 관계에서 발생한 여러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냉전 종식 이후 프랑스와 일부 나토 동맹국 간 관계가 순탄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중 가장 복잡한 관계는 아마 미-불 관계일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나토의 반응이 없어 좌절했다면 프랑스도 나토 동맹국을 화나게 하는 작전을 펼쳤다. 프랑스와 미국 간 때때로 이어지는 어색한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위 미국의 패권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강한 정치적 기류를 알아야 한다. 프랑스의 극좌파와 극우파가 가장 미국의 패권에 반대하지만, 온건한 보수주의자들조차 때때로 프랑스를 나토 밖으로 밀어낸 1960년대 샤를 드골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반미 담론을 채택하곤 한다. 오늘날 “대서양주의”에 반대하는 프랑스 사람들은 반(反)자본주의파(극좌파), 자국 주권주의파(극우파) 또는 국가 또는 유럽 독립파(보수주의자)이다. 이들은 모두 어느 정도 반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를 공유하고 있으며 모두 러시아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 극좌파는 러시아가 공산주의 소련의 후계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극우와 보수파는 푸틴의 반이슬람 담론과 그의 전통적 가치 옹호를 좋아한다. 한편, 프랑스군에 복무하는 많은 사람들도 러시아에 동정적이다. 프랑스에서 “미국의 헤게모니에 저항”할 수 있는 국가(예: 러시아)에 대한 이러한 광범위한 지지는 러시아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이 왜 초기부터 온건했는 지를 설명해 준다.

프랑스에서 강력한 이러한 반미 정서는 프랑스가 여전히 국제 관계에서 자신을 주요한 강대국으로 간주하는 사실에 의해 강화된다. 2023년 4월 중국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유럽이 미국의 “가신”이 되는 것을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유럽, 북미, 일본의 많은 동맹국들을 격분시켰고, 역설적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에 가기 전 목표 중 하나인 유럽의 방위력 강화나 전략적 자율성 강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토 : 피할 수 없는 행위자

마크롱 대통령 자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뇌사 상태에 빠진” 나토를 부활시켰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핵심 글로벌 강국 또는 유럽의 안보 리더가 되려는 프랑스의 야망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안보 보장에 관한 선언과 프랑스가 일부 동맹국보다 상대적으로 우크라이나 방어에 덜 기여했다는 사실은 유럽에서 프랑스의 위상을 약화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의 일부 불일치가 메시지의 명확성을 약화시키고 있지만 그럼에도 프랑스는 나토와 더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프랑스와 나토 동맹국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세 가지 징후가 있다. 2023년 5월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행한 마크롱의 연설이후에 나온 첫 번째 징후는 군사 작전을 위한 새로운 군 프로그래밍 법이다. 최근에 이뤄진 최고의 합동 군사 훈련은 2021년에 시작되어 2023년 5월에 종료된 “ORION 2023” 이다. “ORION 2023”은 프랑스군이 참가한 훈련 중 30년 만에 가장 큰 훈련이었으며 2023년 봄 마지막 단계에서 인도 공군의 Rafale 전투기를 포함해 14개의 동맹국이 이 훈련에 참여했다.  “ORION 23”에서 프랑스는 고강도 전쟁 시나리오에서 나토의 중심 국가로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이 훈련을 통해 프랑스는 2019년 이후 마크롱 대통령의 다양한 발언에 동요했던 프랑스의 동맹국들을 안심시켰다.

대서양 안보를 향한 프랑스의 입장 전환을 가리키는 또 다른 징후는 마크롱 대통령의 브라티슬라바 연설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에게 유럽 안보에서 나토의 역할에 대해 확신시키고 싶었다. 그는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는 대신 미국과 더 나은 동맹국이 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나토를 부활시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서양 안보에서 보다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로 한 프랑스의 결정과 관련된 마지막 징후는 2024-2030년 프랑스의 군 프로그래밍법이다. 언뜻 보기에 이 법은 인상적이다. 향후 7년 동안 예상 비용이 4,13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 법에 따라 프랑스 국방예산이 2017년 320억 유로, 2023년 440억 유로에서 2030년에는 690억 유로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독일이나 영국의 국방 예산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새로운 자금이 실제로 유럽의 군사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의 경우, 국방 예산의 상당 부분이 우크라이나와 같은 고강도 재래식 전쟁이 아닌 핵 억지력을 위해 사용된다.

게다가 높은 인플레이션은 이 새로운 예산의 상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갉아먹을 것이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새로운 국방예산이 유럽에서의 고강도 분쟁에 대처할 수 있는 프랑스의 재래식 군사력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프랑스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힘을 투사하는 데 도움이 될 다른 기술적 능력을 강화할 것인지 묻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답은 단지 시간만이 말해 줄 것이다. 프랑스 동맹국들은 프랑스 정부가 말하는 것보다 프랑스 정부가 실제 무엇을 하는지를 주시해야 한다. 포퓰리즘적이고 급진적인 정치 적 움직임의 중요성과 끊임없는 테러 위협으로 인해 프랑스의 자기 중심적인 국방 및 외교 정책으로의 회귀는 항상 그 가능성이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