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macy
베를루스코니, 트럼프, 존슨: 세 명의 포퓰리스트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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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Jun.14,2023
Jul.28, 2023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前) 이탈리아 총리,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전(前) 영국 총리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사망 소식은 그의 길고 논란이 많은 개인 및 정치 생활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는 잠재적으로 그의 정치 미래를 위협할 법적 기소에 직면해 있다. 한편 존슨은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 자신이 속한 보수당 내의 한 위원회에 의해 정치 최전선으로 복귀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세 사람 모두 정치적 포퓰리즘의 저명한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포퓰리즘은 주로 약해진 전통적 보수 우파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보수적 흐름이다. 세 사람은 또한 일정 부분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던 중도 자유주의자와 사회민주주의자에 대한 도전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지만 세 사람 모두 제안된 정책의 진정성과 관계없이 그리고 그들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신뢰도 필요 없이 수백만 명의 유권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대중 선동가”들 이었다. 베를루스코니와 트럼프는 스캔들에 휩싸인 사생활로 유명해졌는데, 그들의 사생활은 과장되고 심지어 노출증적이며, 중상모략과 남성주의를 특징으로 한다. 존슨은 좀 더 신중해졌지만, 그의 보수적 기반이 요구하는 그런 품위를 갖춘 인물로 간주될 수는 없다. 코로나 대유행 중에도 드러난 품위 없는 그의 행동으로 현재 그는 보수당으로 부터 배척되었다.
존슨은 엘리트적인 배경에서 성장해 왔으며 보수당 내에서 서서히 부상한 인물로 세 사람 중에서 가장 총명하고 좋은 교육을 받았으며 사회적으로 특권을 누렸다. 대조적으로 트럼프와 베를루스코니는 정치 무명에서 등장한 인물이다. 트럼프는 나중에 공화당을 식민지화하여 변화시켰는데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공화당을 파괴로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베를루스코니는 부패하고 비효율적이며 구식이라고 생각한 2차 대전 이후 창당된 기민당을 무시했다. 그는 축구 광신자들에게 인기있는 Forza Italia! 라는 구호를 활용하여 포퓰리즘의 성격이 강한 새로운 정당인 ‘전진 이탈리아’ 를 만들었다. ‘전진 이탈리아’ 는 30년 동안 그 명맥을 유지해 왔는데 이제 그 세가 가장 낮은 지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전진 이탈리아’ 는 현재 우파 연립 정부 내 3개 정당 중에서 가장 세력이 약한 정당으로, 이탈리아 의회 의원의 20%를 겨우 차지하며 ‘이탈리아의 형제들’ (Fratelli)과 극우 동맹 Lega에 뒤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트럼프, 존슨은 각각 어떤 정치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시대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게임 체인저이자 시대 변화의 주역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정치 체제를 완전히 뒤집어 양당 체제의 균형을 바꾸고 보수 유권자의 역학을 재구성하는 동시에 미국 민주주의의 결함을 폭로한 인물이었다.
베를루스코니는 늘 이탈리아 정부를 꾸렸던 지배적인 기민당과 만년 야당인 이탈리아 공산당의 양당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탈리아 제1공화국 체제를 해체시켰다. 이탈리아 소수 정당들은 지배적인 정당과 견해를 일치하는 다양한 동반자 정당(사회주의자, 사회민주주의자, 자유주의자, 공화주의자)으로 구성되었다. 베를루스코니는 새로운 정치 문화 또는 정치 문화 자체의 부재 속에서 중도 우파의 연립 정부 시스템의 섬세한 균형을 무너뜨렸다. 그는 쇼 비즈니스 원칙을 공공 행정에 적용하여 당을 성공이라는 목표에 따라 움직이게 하는 개인 회사로 취급했다.
트럼프는 베를루스코니 만큼 극단적으로는 가지 않았다. 그는 밀라노 사업가인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재능, 인내심, 관리팀이 부족했다. 두 사람 모두 불투명하고 의심스러우며 사기 가능성이 있는 비즈니스를 운영하였지만 그 정도와 범위는 다양했다. 또한 그들의 비즈니스는 자본주의의 우산 아래에서 운영되었지만 서로 다른 법적, 정치적 환경에서 성장했다. 두 사람 모두 사이비 정보 매체(이탈리아 사건에서 보여졌듯이 베를루스코니가 이를 소유하고 트럼프의 뉴요커 사건에서 보여졌듯이 조작에 관여)의 도움으로 중장기적으로 자신들에 대한 사법 조사를 방해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며, 이를 지연 또는 무효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공유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조직한 정당 정치에서 이단아 같은 인물이었다.
반면 존슨은 정치적 지형을 재구성했지만 기존의 기반에 의지해 이를 달성했다. 그의 의도는 규칙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중요한 업적으로 간주하는 브렉시트도 원래는 그의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그는 브렉시트 프로젝트를 차용하고 이후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조금 불어넣었으며 결국 브렉시트를 50년 영국 정치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변화의 중추적인 요소로 만들었다.
최근 사망한 베를루스코니는 이제 역사의 일부가 되었거나 그렇게 되는 길에 서 있다. 그의 국장(國葬)은 부적절하다고 여겨져 왔으며, 종종 그렇듯이 그의 사망 기사는 기만적이었던 그의 정치 경력을 지나치게 칭송하거나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정치가가 아니라 지속적인 유권자의 피로, 불신, 냉소를 이용할 줄 아는 정치 사기꾼이었다. 그가 만든 정당인 ‘전진 이탈리아’ 가 창립자의 죽음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존슨은 자신의 당원들로부터 징계 조치인 견책에 직면하고 한때 자신이 총리로서 영국의 재정을 감독하는 영향력 있는 지위인 재무 장관의 직위를 부여한 현 총리로부터 무시당하는 불확실한 상황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러한 난폭한 정치는 보수당 내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대처 전(前) 총리와 같이 위대한 사람도 명백한 배신, 불충, 버림의 유사한 에피소드의 희생양이 되었다.
트럼프는 사기, 탈세, 민감한 공공 문서의 잘못 취급, 사법 방해, 정치적 음모 등과 관련된 다양한 사건에서 강도 높은 법적 조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최전선으로 복귀하는 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결과는 그가 잘 통제할 수 있다면 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렇게 된다면 이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최근 몇 주 동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그에게 도전하기 위해 등장한 수많은 경쟁자들은 충분한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트럼프의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장점 또한 그 자신이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민주주의와 가치에 대한 정치 엘리트의 공허한 담론에 흔들리지 않는 상당한 인구 집단과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 명의 위대한 포퓰리스트들은 서로 다른 배경과 비슷한 정치 스타일을 가진 유럽 지역의 작은 인물들에게 영감을 주어 서로 동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많은 혼란이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우파 정치 지형에서 아래의 몇 가지 주요 이슈가 우파 정치인들에게 가장 중요하다.
- 국가가 가장 중요한 존재하는 믿음
- 다소 구식의 애국심
- 이민에 대한 거의 절대적인 거부
- 매우 전통적인 가족 개념
- 자유 경제에 선동적인 개입
그러나 유럽의 우파 정치인들은 러시아와의 관계와 관련해서 근본적으로 생각이 나뉘어진다. 두 개의 명확한 그룹이 나타난다.
1. 첫째는 푸틴과 협력적이고 비대립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정체성주의자(Identitarians)를 들 수 있다. 유럽 의회 내 이 그룹에는 프랑스의 마린 르펜, 이탈리아의 살비니 총리 동맹(Lega Salvini), 독일의 AfD, 벨기에의 플람스의 이익(Flemish Vlaams Belang), 핀란드와 덴마크의 외국인 혐오 정당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의 이념이 잘 정의되어 있지는 않지만 트럼프도 이 그룹에 속할 수 있다.
2. 둘째는 보수적 민족주의자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철저한 반(反)러시아주의자이다. 구(舊) 공산 국가의 초민족주의자들이 대표적인 보수적 민족주의자인데 폴란드의 ‘법과 정의당’이 이에 해당한다 (푸틴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제외). 보수적 민족주의자 그룹에는 벨기에의 NVA, 스페인의 극우정당 VOX, 그리스의 극우파, 스웨덴의 외국인 혐오 정당들이 있다. 최근의 예로는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하의 극우 민족주의자들을 들 수 있다. 존슨이 이 보수적 민족주의자 그룹과 공존하는 것은 그가 당 대표가 되기 이전에 이미 영국 보수당이 유럽 보수당과 개혁당으로 알려진 유럽 의회 그룹에 통합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은 아니었다.
베를루스코니는 사업에 있어서 만큼은 국제무대에서도 융통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전진 이탈리아’ 를 이들 우파 두 민족주의자 그룹 중 하나와 연결시키는 것을 피했다. 대신 그는 자신의 지위를 비밀로 하지 않는 유럽 국민당(EPP)의 회원 자격을 확보했다. 유럽 국민당은 빅토르 오르반이 이끄는 헝가리 집권당인 FIDESZ에 대한 퇴출 절차를 시작할 수밖에 없을 때까지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았다. 결국 오르반은 자발적으로 유럽 국민당을 떠났다. 베를루스코니가 유럽 국민당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그는 러시아에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정체성주의자에 동조했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에서 이들 민족주의자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대략 살펴보면, 초보수적 민족주의자들은 66명의 유럽의회 의원을 보유하고 있고, 정체성주의자들은 62명의 유럽의회 의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 두 민족주의자 그룹은 총 125석의 유럽의회 의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유럽 국민당은 유럽의회에 177석, 사회당은 143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연합 회원국에서 실시된 총선에서 이들 두 민족주의자 그룹은 4870만 표를 넘는 가장 많은 득표를 하였는데 이들이 얻은 표는 유럽 국민당 내의 보수적 자유당이나 기민당보다 거의 70만 표 더 많다. 사회민주당은 4,220만 표를 얻어 이들에 뒤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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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Antonio Sacaluga Luengo 는 공공 라디오와 TV 에서 30년 이상 종사한 언론인이다. 대학에서 저널리즘과 현대 역사를 전공한 그는 현재 RTVE 에서 은퇴했다. 그는 지금 Fundacion sistema 와 여러 디지털 언론사와 제휴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2년 유고 내전에 관한 소설을 출판했는데 소설 제목은 "After the end"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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