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 Economics
영국,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역 블록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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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Apr.03,2023
May.04, 2023
올 3월 말, 2021년 6월에 시작된 영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PTPP) 가입에 관한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영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 무역에 있어 우선순위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보다 큰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영국의 움직임은 인도-태평양 지역이 “글로벌 영국”의 개념에서 특별한 중요성을 획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체결식은 올 7월로 예정되어 있는데, 이 협정 회원국과 영국의 무역장관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만날 예정이다. 영국이 가입하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회원 국의 인구가 유럽연합 인구를 능가할 것이다. 그러나 영국이 탈퇴한 유럽 연합과는 달리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은 유럽연합 사법 재판소와 같은 자체 법원이나 초국가적 예산을 가지고 있지 않아 영국의 유로 회의론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유럽연합은 다국적 무역 협정으로 운영된다. 영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의 빠른 체결을 방해한 중요한 장애물은 영국이 국가 식품 기준 완화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캐나다가 영국에게 성장 호르몬이 함유된 쇠고기 수입 금지를 해제해 달라는 요구를 철회했다.
중국도 영국에 이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을 신청했다 (중국의 가입 신청 일자는 2021년 9월 16일이지만, 아직 가입을 위한협상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영국이 이 협정의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함에 따라 영국이 중국의 가입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 영국과 일부 다른 회원국들은 (생태 및 식품 안전 관련 문제를 포함해)더 높은 가입 기준을 보장한다는 구실로 중국에 대한 거부권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현 영국 총리 리시 수낙은 중국을 “현 국제 체계에 대한 도전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영국은 이에 대해 “역동적인 실용주의”로 대응하고자 하고 있다.
현재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에는 11개 국가(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가 가입해 있으며 그 중 유럽 국가는 없다. 이들 국가들은 전 세계 GDP의 13%를 차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절 2017년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후, 새로운 파트너십은 2016년 12개 가입국으로 출발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대체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이 됐다.
2020년 11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회원국의 영국 수출비중은 8.4% 였다. 영국 수입의 6.8%는 이들 국가에서 나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은 금융 시장을 개방하고, 국경 간 투자에 대한 장애물을 줄이며, 데이터 교환을 촉진하고 비즈니스 이동성을 높이고, 규제 투명성을 보장함으로써 상호 서비스 무역에 대한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영국을 글로벌 기술 및 서비스 중심지로 만들고, 전기 자동차와 풍력 터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반도체 및 중요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영국 정부의 계획을 뒷받침할 것이다.
영국은 이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의 대부분의 회원국과 무역 협정을 맺었지만, 이제 영국의 이 협정 가입으로 무역 관계가 심화될 수 있다. 이 협정 회원국으로 수출되는 영국 상품의 99%에 대해 수입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페루산 바나나, 베트남산 쌀, 싱가포르산 게 맛살, 말레이시아산 팜유 등을 영국으로 수입하는 경우 관세가 인하된다(생태학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팜유 생산이 열대 우림의 삼림 훼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이슈는 영국에서 논란이 된 이슈이다).
동시에 영국 정부 자체의 평가에 따르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은 장기적으로 영국의 경제 성장에 연간 0.08%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로 인한 성장 둔화는 4%로 추정됨). 많은 영국의 정치인들과 무역 전문가들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한다고 해서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함으로써 겪고 있는 경제적 손실을 다 보상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우선 순위가 변경되어 영국의 유럽 연합 재가입이 논의된다고 해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과 유럽의 규제 규칙 및 기준의 차이로 인해 영국의 유럽 연합 재가입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즉, 영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으로 이제 막 개선되기 시작한 영국과 브뤼셀 간의 관계에는 쐐기가 박아졌다고 봐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사람은 보리스 존슨 내각의 전(前) 무역부 장관이자 유럽연합으로부터의 독립을 옹호한 사람 중 한 명인 리즈 트러스(Liz Truss)였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은 단순히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 뿐만 아니라 전략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회원국은 혁신에 전념하는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지역으로 중산층 소비자 수의 급속한 성장(일부 추정에 따르면 2030년까지 최대 65%)이 예상되고 있고, 또 가까운 미래에 이미 신청서를 제출한 태국 및 한국과 같은 중진 무역 강국이 이 협정에 가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은 미국과의 대규모 무역 협정의 체결이 불가능하고 또한 현재 글로벌 무역 규칙을 확고하게 시행할 수 없는 세계 무역 기구(WTO)의 위기로 인해 영국에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영국의 외교 정책의 중심이 분명히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무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의 경제적 압박과 군사적 야망을 우려하는 호주와 일본은 영국을 중국에 대항하는 자연스러운 동맹국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유대 강화는 지정학적 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중국이 칠레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주요 투자자이기 때문인 중국에 대한 칠레의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영국의 의견에 따르면, 영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참여는 칠레와 같은 영국의 파트너 국가들이 중국의 매력적인 대안으로 영국을 고려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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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a Strezhneva 는 러시아 싱크탱크인 세계 경제 및 국제 관계 연구소 (Institute of World Economy and International Relations: IMEMO)의 수석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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