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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 Security

이스라엘의 정치적 위기

이스라엘 정부를 고등법원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레호보트 시의 민간인 시위

Image Source : Shutterstock

by Mario Sznajder

First Published in: Apr.03,2023

May.11, 2023

현재 이스라엘이 겪고 있는 정치적 위기는 1920년대 이후 영국령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 커뮤니티 당국에 의해 먼저 채택된 선거제도의 설치로 제도화된 이 나라의 정치 시스템의 구조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이스라엘 정치 시스템은 이민 그리고 1948년 이스라엘 국가 건국과 함께 성장했다. 이스라엘 정치 시스템은 의회 비례대표제 단기 국가 명부식 제도를 채택했다. 의회 의석을 얻기 위해선 적어도 총 투표의 1%를 득표해야 했고, 현재는 3.25%를 득표해야 의회 의석을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 시스템은 잘 작동했는데 당시 큰 정당인 노동당과 리쿠드당(자유 민족주의당)은 높은 득표를 기록했고 이들은 소수당 파트너를 선택해 연립 정부를 구성했다. 당시 주요 정당인 노동당과 리쿠드당은 벤 구리온(Ben Gurion)과 베긴(Begin)과 같이 이스라엘의 건국에 큰 역할을 해 높은 정당성을 가진 정치인들이 이끌었다. 

 

1980년대 무렵, 양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 사이에 득표율이 비슷한 선거 평등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러한 상황으로 이츠하크 샤미르와 시몬 페레스가 이끄는 국가 통합 정부가 탄생했다. 이후에 큰 정당들은 선거에서 지지를 잃고 연립정부는 점점 약해져 갔다. 왜냐하면 1차 과반을 얻은 당은 4분의 1 이 조금 넘는 득표만을 얻을 수 있었고, 그래서 의회 의석의 과반 이상을 얻는 연정을 구성하려면 1차 과반을 얻은 당의 대표는 군소 정당들에게 높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또 연립정부 붕괴를 막으려면 소수 정당에게 더욱 더 의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네타냐후 정부가 현재 처한 상황이다.

 

1990년대 총리 선출을 의회 선거 그리고 정부를 지지하는  연립정당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한 선거 개혁 시도가 있었지만, 이러한 선거 개혁은 이데올로기적으로나 선거적으로 더 작은 정당들을 더 강화시켰기 때문에 실패했다. 결국 21세기 초 의회 의석을 획득해 의회에 입성하기 위해 필요한 득표율이 높아지면서 이전의 제도가 복원되었다.

 

이스라엘에는 성문헌법이 없으며 대신 국가 구조를 설명하고 시민과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련의 기본법이 있다. 1990년대 이스라엘 헌법의 공백은 대법원의 사법 행동주의에 의해 채워졌다. 대법원은 정치를 사법화하는 과정을 수행하고 지배적인 법 체계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정부 조치와 입법을 제한하는 권한을 행사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를 대법원이 자신의 우월적 패권을 주장하고 의회 선거를 통해 표현되는 일반 대중의 의지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보았다.

 

한편, 주요 정당의 약점과 개인주의적이고 포퓰리즘적인 경향은 선거 개혁으로 총리 선출이 의회 선거와 분리된 몇 년 동안 가속화되었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5번 선거를 치러야만 했으며, 주요 정당들은 안정된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 11월 1일에 있었던 최근 선거에서 리쿠드당이 첫 번째 다수(총 득표의 25%를 약간 넘는 수준)를 얻었고 그 지도자인 네타냐후는 자신들을 “완전히 우파”라고 표현한 연립 정부를 구성했다. 네타냐후 연립 정부는 리쿠드당과 3개의 초정통파 정당 그리고 2개의 종교적 민족주의 정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가지 문제는 연립 정부 구성원들 사이에 많은 이념적 차이가 있고,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정당의 지도자 간 심각한 분쟁이 야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벤 그비르(Ben Gvir)가 이끄는 ‘유대의 힘’ 당(黨)이 연립 정부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대의 힘’ 당은 공개적으로 반(反)아랍을 외치며 인종차별적 언사를 종종 내뱉는다.

 

현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정당들의 선거 개혁 제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법 개혁에 관한 제안이다. 사법 개혁 제안의 중심 내용은 법 개정과  정부의 행동과 관련해 이스라엘 대법원의 역할과 권한을 제거하고 또한 비(非)민주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기존 기본법에 위배되는 모든 것을 억제할 수 있는 대법원의 권한도 제거하는 것이다. 이것은 판사 선출 위원회를 변경하고, 판사 임명에 대한 대법원의 거부권을 제거하며, 이 선출 위원회에 연립 정부 대표 다수를 도입하는 일련의 법률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 사법 개혁과 관련해 제안된 또 다른 법안은 61표의 다수결로 대법원의 모든 정치적 결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을 의회에 부여한다. 이 외에도 법무장관이 갖고 있는 임명 및 정부 행위에 대한 통제 권한을 약화시키고, 현재 이스라엘의 견제와 균형((3권 분립이 보장된 민주 국가에서 한 부(사법부)가 다른 두 개의 부(행정부, 입법부)에 우위를 갖지 못하게 설계된 제동장치와 균형장치))의 시스템 내에서 사법부의 정치적 권한을 실질적으로 제거하는 일련의 조치들이 제안되고 있다.

 

네타냐후와 그의 연립 정부 파트너들의 주장은 그들이 사법 개혁 또는 혁명을 실행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국민들이 사법 개혁을 원하고 그러한 의사 표시를 지난 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표출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네타냐후와 그의 연립 정부 파트너들은 “정체성 정치”를 주장하고 있다. “정체성 정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은 우파인 리쿠드당이 이끄는 연립 정부가 통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역사적인 노동 세력에서 유래한 “아슈케나즈” 유태인 엘리트들의 손아귀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대법원과 사법 제도, 학계 엘리트, 금융 엘리트, 첨단 기술 엘리트, 심지어 특정 군사 엘리트와 같은 권력 기관에 포진한 “아슈케나즈 유대인” 에 대한 차별을 의미한다.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연립 정부 파트너들이 사법 개혁을 입법화하려고 시도하는 속도가 빨라 야당이 대중들의 시위에 사실상 끌려가면서 명확한 정치적 리더가 없음에도 시민 사회가 주도하는 예상치 못한 대중 시위가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세 개의 재판을 받고 있고, 초정통 스파라딤 당(黨) 샤스의 의장인 데리는 내무장관직에서 박탈되어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시위는 사법 개혁 자체뿐만 아니라 네타냐후의 개인적 이익에도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시위와 강력한 국제적 비판 그리고 이스라엘 통화인 셰켈(Shekel)의 가치를 약화시키는 불안정한 분위기, 자본의 철수, 국내외 안보 위협으로 시위는 더욱 확대, 강화되고 있으며, 최근 이전에는 화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던 여러 사회 부문들 간 연대도 강화되고 있다. 엘리트 부대의 예비군은 네타냐후 독재 하에서 더 이상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권력 간 균형없이 의회 다수에 달려 있다면,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의회 다수파가 의회 권한을 총리에게 넘겨줄 것이고, 정부는 시위 활동가들이 미래의 독재자로 간주하는 총리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총리에 맞선 대규모 시위 활동에는 중앙도로 봉쇄와 정부 활동 마비 등이 포함됐다.

 

이 모든 것에 더해 갈란트 국방장관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법 개혁을 위한 입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왜냐하면 이번 달 라마단 기간 동안, 이란, 헤즈볼라, 시리아, 요르단강 서안 지구, 가자 지구의 안보 상황이 위험하다고 인식되고 있고 또 내부 불안정도 더해질 수 있어 시기상으로 사법 개혁을 추진하기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이 이러한 요구를 설명하는 공개 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막았지만, 갈란트 장관은 네타냐후가 영국 런던을 공식 방문하는 동안 공개적으로 발표를 해 버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가 더 이상 국방부를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반발했지만 갈란트에게 해임 편지는 보내지 않았다. 네타냐후가 마침내 일요일 밤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고했고 그날 밤 많은 군중이 네타냐후 총리의 해임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전국의 거리로 쏱아져 나왔다. 다음날 아침, 이스라엘 노동자 총연맹 (Histadrut)은 산업가, 상인, 은행 이사 협회와 협력하여 특별 회의를 열고 벤 구리온 국제 공항과 전국의 많은 공적 부분을 마비시키는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러한 상황 전개 속에서 과거 이슈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정착 문제 때문에 사법 개혁을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종교 민족주의 정당과 사법 개혁 계획의 주창자인 레빈(Yariv Levin) 법무부 장관이 포진한 연립 정부 내에서 격렬한 토론과 협상이 벌어진 다음날,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 개혁을 다음날 동안 보류하기로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의 중재하에 합의된 사법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한 화해 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보류했다.

 

이스라엘 사회가 양극화된 두 진영으로 나눠져 여러 가지 분열이 나타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헌법을 입법화하는 것은 허황된 꿈이 분명하다. 또한 사법 개혁-혁명을 시도하는 이면에는 21세기 이스라엘이 직면한 복합적인 도전을 잘 헤쳐 나가기 위해 개혁되고 갱신되어야 하는 비효율적인 정치 체제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의 정치 시스템이 제도화되기 시작한 100년 전에 직면한 도전과 현재의 도전은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First published in :

Fundación FA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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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o Sznajder

Mario Sznajder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그의 전공분야는 파시즘, 민주화, 인권정책, 이스라엘과 중동이다. 그는 많은 학술 논문과 저서의 저자이다. 대표 저서로'남미의 망명정치' (The Politics of Exile in Latin America: 201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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