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 Economics
중남미 지역 기구가 과테말라의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Image Source : Shutterstock
Subscribe to our weekly newsletters for free
If you want to subscribe to World & New World Newsletter, please enter 
 your e-mail
Energy & Economics
 
          Image Source : Shutterstock
First Published in: Sep.14,2023
Oct.13, 2023
과테말라의 정치는 최근 반부패 십자군 운동을 펼친 Bernardo Arévalo de León의 대선 승리로 크게 흔들렸다. 그의 대선 승리는 높은 수준의 빈곤, 부패, 폭력 범죄로 얼룩진 과테말라에 신선한 희망의 공기를 불어 넣었다. 그의 승리는 중남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직 대통령의 비(非)승리 물결과 일치한다. 과테말라는 지난 5년 동안 치른 17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중남미 지역의 16번째 국가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과테말라에서도 자신의 권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정치, 경제 기득권층은 대선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Bernardo Arévalo와 그의 당(黨) 의원들의 취임을 막으려는 과테말라 사법 당국의 악의적인 시도는 민주주의 후퇴를 경험하고 있는 많은 중남미 국가 목록에 과테말라가 합류할 수 있다는 국내외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정치적 위기를 해결할 수 없고 때로는 상황을 악화시키기까지 한 사실상 빈사 상태의 중남미 지역 기구인 미주기구(OAS)가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대응을 조율하는 정치 포럼으로 다시 등장했다. 이번 과테말라 사태가 과연 미주기구의 운명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 중남미 지역 기구가 과테말라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기에 충분할 것인가?
과테말라는 중미(Central America)에서 가장 큰 나라이자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인구의 약 절반이 빈곤선 이하에서 살고 있고, 특히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원주민의 상당 수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가장 불평등한 국가 중 하나이다. 그러나 2007-2019년 기간 동안 과테말라는 유엔이 지원하는 과테말라 불처벌 방지 국제 위원회(CICIG)가 주도하는,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성공적인 반부패 실험을 시행했는데, 이를 계기로 국가의 관련 기관에 까지 침투한 폭력, 마약 밀매 및 강도 활동을 일삼는 70개 이상의 범죄 네트워크를 해체시켰다. 이러한 전면적인 반부패 캠페인은 2015년에 정점에 이르렀다. Otto Pérez Molina 당시 대통령은 과테말라 불처벌 방지 국제 위원회가 주도한 조사에서 관세 당국이 관련된 대규모 부패 사건에 그와 그의 부통령이 연루되어 있음이 발견된 후 몇 달 동안 대통령 궁 앞에서 항의했던 수천 명의 과테말라 사람들의 사임 요구에 결국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강 상태는 오래 가지 못했다. Pérez Molina 대통령의 후계자인 전직 코미디언 Jimmy Morales는 과테말라 불처벌 방지 국제 위원회가 그의 형제와 아들을 조사하기 시작한 후 이 위원회에 등을 돌렸고 결국 2019년에 이 위원회를 폐쇄시켰다. 그 이후 과테말라 불처벌 방지 국제 위원회가 이전에 주도한 조사로 타격을 받은 과테말라 정치, 경제 및 군부 엘리트 연합(일반적으로 ‘부패 조약’으로 불림)세력은 사법부를 자신의 편에 끌어들여 자신들을 처벌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과테말라 민주주의 제도를 훼손시키고 결국 과테말라 민주주의는 심각한 좌절을 겪었다. Jimmy Morales 대통령이 임명하고 그의 후임자인 현직 Alejandro Giammattei 대통령이 인준한 법무장관 Consuelo Porras는 이러한 부패 연합의 이익을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Consuelo Porras는 대통령이 러시아 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하지도 않고 대신 반부패 노력을 옹호한 검사, 판사, 언론인들을 박해했다. 결국 그 중 30명 이상이 국외로 탈출했고 다른 사람들은 권력 남용 혐의로 투옥되었다.
2023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대한 일반 대중의 반감이 커지면서 이러한 반감은 반체제 정서로 바뀌었다. 과테말라 당국은 정당 등록에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다수의 후보자(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던)를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외했다.
그러나 이러한 당국의 대응은 부메랑이 되어 정치권 밖의 인사였고 유일하게 대선후보로 남아있던 Bernardo Arévalo de León에게 국민들은 항의의 몰표를 던졌다. Bernardo Arévalo는 Semilla 라는 작은 정당 출신으로 반(反)부패 십자군 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대선에 출마했다. 1차 투표가 치러지기 전 여론조사에서 3% 미만의 지지를 받던 Bernardo Arévalo는 2차 결선 투표에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8월 20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UNE당 후보이며 전(前) 대통령 영부인이었던 산드라 토레스에게 20% 이상 앞서며 압승을 거두었다. Arévalo의 정당인 Semilla 또한 이후 총선에서 2019년 에 얻은 의석의 3배가 넘는 23석을 확보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이러한 과테말라 선거 결과는 최근 몇 년간 치러진 중남미 지역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의 승리 실패의 추세와 일치한다. 최근 중남미 지역 대선 승자는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그리고 다른 지역 국가가 보여주듯 반체제 포퓰리스트가 아니라 진보적인 민주주의 옹호자였다.
예상치 못한 Semilla 당 후보의 대선 승리는 덜 위험한 후보에게 투표를 하려고 했던 세력의 반발을 촉발시켰고 이제 이 세력은 선거의 신뢰성을 훼손시키고 대통령 당선인의 정당인 Semilla을 퇴출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법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Semilla 당의 설립이 불법 행위였다는 비난과 함께 사기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Semilla 당은 합법정당으로서의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다. 1차 투표가 치러진 직후 법무장관실은 Semilla 당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기 위해 Semilla 창당과 관련된 부정 행위(가짜 서명이 대표적)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법무장관실 조사는 대선 결과를 인증한 최고 선거 재판소장에 대한 직권 남용 혐의 조사와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 결과, Bernardo Arévalo가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되었지만 과테말라 의회는 이미 Arévalo 자신을 포함하여 2019년 총선에서 선출된 Semiilla 당 소속 의원들의 의석을 박탈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와 동시에 대법원은 현 정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9개 정당에서 제기한 1차 투표 재검표에 찬성하는 판결을 내리고 어떠한 광범위한 부정 행위도 보고하지 않았던 국내 및 국제 감시단의 대선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올 7월 중순 재검표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는데, 원래 보고된 결과보다 Semilla 당이 몇 표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차 결선 투표 이후 Arévalo의 경쟁자였던 산드라 토레스는 명백한 표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이번 대선이 사기라고 주장하였다.
최근 과테말라 검찰은 투표함이 보관되어 있는 시설을 급습해 160개 투표함을 개봉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검찰의 행동은 선거 당국이 불법으로 간주한 조치이다.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Arévalo는 법무장관이 사임하고 자신에 대한 정치적 박해가 중단될 때까지 정권 인수인계를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과테말라 유권자들의 변화 의지를 무시하려는 이러한 법적 시도는 과테말라에서 일반 대중의 항의의 물결을 촉발시켰다. 국제사회에서도 이러한 항의물결은 크게 주목을 받았다. 미주기구와 유럽연합의 선거 감시단은 유권자의 선택을 거스르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미주기구 상임이사회는 과테말라의 상황을 논의하고 이 기구의 사무총장에게 과테말라의 정권 교체 기간 동안 과테말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지시했다. 미주기구 사무총장은 Semilla 당의 자격 정지는 미주기구 회원국인 과테말라가 존중해야 할 적법한 절차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도 강력한 공개 메시지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부터 초당파 의원 그룹에 이르기까지 미국 정부 인사들은 비공개적으로 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으며 과테말라 사법 당국에 과테말라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국내 및 국제적 압력은 지금까지 취해진 과테말라 사법 당국의 조치가 노골적으로 편향되었다는 경고를 보냄과 아울러 과테말라 기득권층에 균열을 만드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 대선 후보자 자격 박탈의 공범이었던 과테말라 최고 선거 재판소는 이제 법적 문제와 산드라 토레스 소속 정당의 대선 결과 수용 거부에도 불구하고 대선 결과를 강력하게 옹호하고 이를 공식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현 정부에서 두 명의 장관(경제, 에너지 & 광업 담당)이 사임했고, 다양한 좌우파 진영의 몇몇 정치인은 Semilla 당에 대한 박해 행위를 비난했다. 특히 몇몇 민간 부문 연합체와 심지어 CACIF로 알려진 과테말라 최대 비즈니스 연맹도 대선 투표 결과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그 무결성을 옹호했고 정부 기관에 대선 절차를 완료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Alejandro Giammattei 대통령은 이중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적으로 그는 질서 있는 정권 전환을 위해 Arévalo에 문을 개방하였고 미주기구 사무총장 Luis Almagro를 초대하여 정권 전환 과정을 감독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사법부와 입법부에 의한 Semilla 당에 대한 명백한 정치적 박해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기득권층은 국내외의 항의와 경고에 맞서고 싶어하는 것 같다. 특히 법무장관 Consuelo Porras의 운명은 Arévalo가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현 체제의 현상 유지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 단계에서 Arévalo의 대선 승리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그에 대한 사기 혐의가 기각되고 2024년 1월 새 정부로의 전환이 완료될 때까지는 그런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암울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며, 과테말라를 사회적 혼란과 국제적 고립에 빠뜨리는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쿠데타와 같은 사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Semilla 당에 대한 법적 소송은 과테말라의 가장 광범위한 분야로부터 정치적 박해로 비난받지 않는 한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Semilla당의 법적 지위 박탈은 Arévalo의 입법 의제 설정 역량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러나 Semilla 당은 과테말라 의회 의석 총 160석 중 23석만을 차지하면서 이미 처음부터 그 영향력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중남미 지역 정부의 지속적인 관여와 과테말라 정계 및 경제 단체의 성명은 이러한 암울한 시나리오를 사전에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이 지역, 특히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볼리비아에 큰 영향을 미친 정치 및 선거 위기에 대해 조직적이고 원칙에 기반한 대응을 할 수 없어 그 정당성과 신뢰가 훼손된 미주 기구에게는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비평가들은 미주 기구가 이념적 편향을 가지고 위기 사태에 접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주 기구는 브라질,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와 같은 국가가 보수 정부 통치 하에 있었을 때 이들 정부의 비민주적 조치에 대한 불만을 때때로 일축하는 동시에 확실한 증거 없이 볼리비아에 대한 사기 혐의를 수용하여 2019년 볼리비아에 긴장을 촉발시킨 경험이 있다. 과테말라는 미주 기구가 정치적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아울러 미주 기구 민주주의 헌장에 명시된 원칙 위반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를 처리하는 데 가장 적합한 지역 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결과가 필요하다. 중남미 지역의 정부들은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행위 주체가 직면할 수 있는 평판 및 외교적 비용에 동의하고 이를 시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 여기에는 과테말라 사법 당국과의 협력 축소가 포함될 수 있으며, 만약 Arévalo가 취임할 수 없게 될 경우에는 미주 기구가 자신의 민주주의 헌장의 민주 조항을 활성화하여 미주 기구에서 과테말라를 자격 정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중남미 지역의 정부들은 계속해서 과테말라가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유럽 연합 및 기타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야 하며, 과테말라 당국에게도 관여를 하여 과테말라의 민주주의를 위한 자신들의 노력을 전달해야 한다. 간헐적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거나 단순히 립서비스를 하는 것은 과테말라 사법 당국의 조치가 손상 없이 지속되어 과테말라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고 나아가 서반구 전역의 부패한 행위자들에게 과테말라 법무장관 Consuelo Porras의 뒤를 따르도록 용기를 줄 수도 있다.
First published in :
.jpg) 
        			Tiziano Breda 는 IAI 연구원이다. 현재 IAI Global Actors Programme 에서 국제 정치, 안보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유럽 연합과 그 회원국의 위기 관리와 종결에서의 역할에 관해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이전 International Crisis Group에서 일했는데 처음에는 연구 조교로, 이후에는 남미 콜롬비아와 과테말라 연구원이자 분석가로 일했다. 그는 University of Bolonia 에서 국제관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Unlock articles by signing up or logging in.
Become a member for unrestricted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