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macy
큰 판돈이 걸린 중요한 선거에서 폴란드는 유럽 주류로 복귀했다
Image Source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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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Oct.23,2023
Nov.17, 2023
폴란드 선거는 아무리 확고한 포퓰리즘과 반(反)자유주의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희망의 전조이다
테러 공격과 병원 폭탄 테러가 일주일간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가운데 10월 15일 중부 유럽과 동유럽에서 실시된 총선은 사람들의 주목에서 벗어나기기 쉬웠다. 그러나 폴란드 선거는 폴란드 국경 너머로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 민주주의의 미래에 중요한 유럽의 한 사건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2015년부터 8년 동안 폴란드를 통치하며 폴란드를 반(反)자유주의와 권위주의의 토끼굴로 몰아넣고, 폴란드의 민주적 퇴보에 책임이 있는 폴란드 집권당이자 유럽 회의주의파인 우익 ‘법과 정의당(PiS)’이 패배하였다. 도날드 투스크(Donald Tusk: 전(前) 폴란드 총리이자 유럽의회 의장)의 ‘자유주의 시민 플랫폼’이 이끄는 야당은 총 투표의 30.7%를 득표해 의회에서 157석의 의석을 확보했으며 중도우파인 ‘Third Way 당’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Third Way 당’은 4.4%의 득표로 65석을 얻었고, 신좌파(New Left)당은 8.6%의 득표로 26석을 획득했다. 이 세 정당은 총 460석 중 248석을 차지해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치열했던 이번 선거에서 34%의 득표율을 기록한 집권 법과 정의당은 의회에서 가장 많은 의석인 194석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7.2%의 득표율로 18석을 얻는 데 그친 극우 연합과 연립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번 선거는 국영 언론, 정부 기관 및 자원을 장악한 집권 여당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극도로 양극화되고 선동적인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선거 결과는 예상과는 다르게 나왔다. 폴란드에 있는 유럽 안보협력기구의 선거 감시단은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가 “불공정한 경쟁의 장”에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선거 이외에 집권 법과 정의당은 유럽연합 그리고 더 나아가 친(親)유럽연합파인 야당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이민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국민투표 결과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 특히 법과 정의당을 지지하는 농촌 지역의 작은 마을에 보상이 제공되었다.
법과 정의당이 추진한 보수적 의제와 사법부를 포함한 폴란드의 민주 기관에 대한 비민주적 조치는 격렬한 법치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민주적 퇴보가 바로 잡힐 때까지 360억 유로 규모의 코로나 팬데믹 복구 자금을 폴란드에 지원하지 않고 보류했다. 집권 법과 정의당 정부 하에서 폴란드는 빈곤과 실업률이 감소하고 경제가 50%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폴란드는 2022년 수 개월 동안 18%가 넘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겪게 되었다. 뇌물을 받고 비자를 거래한 것으로 알려진 법과 정의당 관료의 스캔들 또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는 데 기여했다.
폴란드 유권자들이 공산주의를 거부했던 역사적인 1989년 선거에서 기록된 63%의 투표율보다 높은 74.4%의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인 2023년 선거는 본질적으로 실존적이었고,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서 폴란드가 나아가야 할 전반적인 방향과 미래에 대한 진실의 순간을 보여주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적인 친유럽 세력이 거둔 근소한 차이의 승리는 GDP가 7000억 달러에 달하는 유럽 연합 5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인 폴란드가 유럽 주류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음을 의미한다.
전(前) 총리인 도날드 투스크가 이끄는 폴란드 새 정부의 주요 목표는 유럽 연합 자금 차단 해제, 사법부 및 언론의 독립성 회복, 낙태 및 성 소수자 권리 회복을 포함하여 법과 정의당이 추진했던 반(反)자유주의적 조치의 철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법과 정의당이 추진했던 많은 조치들을 철폐/철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먼저 권력 이양이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법과 정의당과 연대한 안제이 두다(Andrzej Duda) 대통령이 2025년까지 권력을 유지하게 되어 있고 또한 두다는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당인 법과 정의당에게 먼저 정부를 구성할 기회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스크가 이끌 연립 정부 내 이념적 차이도 정부의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결정적으로, 폴란드는 러시아에 맞서는 서구 동맹국 중 최전선에 위치한 국가이자 정치적 지원과 무기 공급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 중 하나이다. 폴란드는 백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구호를 제공하기 위한 유럽 서부 지역의 중요한 교통 중심지가 되었다. 그러나 폴란드-우크라이나 간 관계는 폴란드 농민들의 표를 얻기 위해 폴란드 정부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금지하고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 및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 중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나감에 따라 긴장 상태에 빠졌다. 폴란드 새 정부는 이러한 폴란드-우크라이나 간 긴장을 해소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 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것은 점점 유대가 약해져 가는 서구 동맹국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다가오는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 결과는 폴란드와 유럽 연합 간 관계를 재설정하고 폴란드의 신뢰를 회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것은 특히 유럽의 무게 중심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폴란드가 유럽의 ‘천민’에서 유럽 연합과 나토의 권력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폴란드의 진보적 정부는 또한 반(反)유럽 연합인 헝가리-폴란드 동맹(유럽 연합이 법치 기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 연합 자체의 기초를 무너뜨리고 있던 동맹)과 결별하고 그럼으로써 유럽 연합에서 이주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폴란드가 훼방꾼의 역할을 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다.
궁극적으로, 폴란드 선거는 아무리 확고한 포퓰리즘과 반자유주의도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건이다. 그리고 모든 투표가 중요하다는 점도 상기시켜 준 사건이다. 그래서 유럽 연합 본부가 있는 브뤼셀 사람들은 기뻐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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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iree Malhotra는 인도 싱크탱크 ORF의 Associate Fellow이다. 그녀의 연구 분야는 EU-인도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인도 외교 정책, 유럽 내 광범위한 전략적 발전, 유럽 정치(회원국 및 EU 차원 모두)이다. Shairee는 유럽 연합 본부가 있는 브뤼셀의 유럽 아시아 연구소(EIAS), 유럽 연합의 공식 외교 정책 기관인 유럽 대외 행동 서비스(EEAS)에서 수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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