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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plomacy

미국과 중국은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 미-중 관계 재설정의 구조적 한계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중국 공항에 나온 조 바이든

Image Source : Wikimedia Commons

by Dr. Stephen Nagy

First Published in: Nov.17,2023

Dec.08, 202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은 양국이 적어도 2017년부터 벌여온 광범위한 전략적 경쟁과 갈등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양국의 친구와 무역 파트너들은 이제 중견국 외교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고 미-중 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인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은 그의 저서 “Destined for War: Can America and China Escape Thucydides's Trap?” (전쟁은 예정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은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에서 현상 유지 세력이 떠오르는 세력을 만났을 때, 그것이 전쟁을 초래했는지 여부와 왜 전쟁이 발발했는지 그 이유에 관한 역사적 사례를 제시했다.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 (강대국 정치의 비극)의 저자인 시카고대 교수 존 미어샤이머가 국제 체제의 구조상 미국과 중국의 경쟁과 분쟁은 불가피하다고 결론지은 것과는 달리, 앨리슨의 책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다음과 같은 경고를 던진다: 미국과 중국이 내리는 결정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는데, 결국 양국 정부가 양국 관계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APEC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직전 가진 바이든-시진핑 간 정상회담은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양국 지도자의 대리인에 의해 이끌어져 나갈지 아니면 국제 체제의 구조에 의해 결정될 것인지에 대한 앨리슨과 미어샤이머의 전제를 테스트하는 국제관계의 시험관 실험이었다.

 

표면적으로는 2023년 11월 15일 열린 바이든-시진핑 회담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연료를 제한하는 합의가 이루어졌고, 보다 중요하게 군사 해상 협의를 위한 협정으로 알려진 양국 간 정기 회담을 재개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러한 대단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합의는 미-중 관계 안정을 위한 수많은 미국의 고위급 내각 멤버의 베이징 방문과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의 방미에 따른 결과이다.

 

이러한 합의는 양국 지도자가 기능적 영역에서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외교적 접점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양국 지도자들이 양국 관계가 전진하기를 진정 원한다면 기후 변화, 테러 방지, 다국적 질병 예방, 빈곤 완화 등의 영역이 양국 간 협력을 위한 좋은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샌프란시스코 회담에서 얻은 시사점은 양국의 기관이 양국 관계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존재하는 심각한 구조적 도전적 과제도 반영한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사점은 미국의 우방이자 동맹국이면서 중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호주, 일본, 캐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어려운 난관에 빠뜨리는   쉽지 않은 양국 관계의 구조적 도전 과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미국과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과 강력하고 포괄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활기차고 유익한 무역 관계를 통해 자국의 경제적 번영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미국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포괄적으로 다루어지고 해결되어야 한다는 초당적 합의가 있다. 우리는 미-중 경쟁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체계적이고 순차적이며 동맹 우선 접근 방식을 취해왔음을 보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친구들과 동맹국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예상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정책을 계속 채택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정책이 훨씬 더 엄격하다는 중국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일과의 동맹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구체화했다. 이어 쿼드(Quad)에 대한 의지를 강화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지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 따라 한·미·일 3자 파트너십을 새롭게 구축했다. 또한 4각 안보 대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에 공공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우리는 AI 연구, 양자 컴퓨팅, 극초음속 미사일, 사이버, 그리고 원자력 잠수함 분야에서 영국, 호주, 미국 간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는 보다 일관된 AUKUS (영국, 호주, 미국 3국 동맹) 전략을 줄곧 목격해 왔다.

 

마지막으로, 정교한 반도체 칩의 중국 판매 및 관련 기술의 중국 이전을 제한하는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의 채택은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911 테러 이후 통치의 모든 측면을 변화시켰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중국과의 경쟁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찬가지로, 중국 정치 엘리트들 사이에서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중국을 봉쇄하고 중국의 발전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대회에서 시진핑이 발표한 제20차 당 보고서는 중국이 처한 외부 환경에 대해 중국이 갖고 있는 우려를 강조하고, 분리주의 세력과 외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인민해방군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치, 사회, 경제, 이념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의 확대, 글로벌 개발/안보 및 문명 이니셔티브의 옹호를 통해 시진핑 지도하의 중국은 자신과 주변 지역, 그리고 국제 체제를 변화시켜 이러한 모든 계획과 이니셔티브가 중국의 정치 체제 보존은 물론이고 중국의 핵심 이익에 더욱 공헌하도록 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미-중 양국이 양국 관계의 재설정을 원하기보다는 미어샤이머 교수가 말하는 강대국 정치와 힘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세계에서 양국이 성공적으로 경쟁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축적하기 위해 양국 간 전략적 경쟁에서 전술적으로 일시 중지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인, 한국인, 호주인, 캐나다인, 동남아시아인, 남아시아인, 그리고 유럽인과 중국에 대한 비공개 토론에서 우리는 비슷한 얘기를 듣는다: 유럽인과 나토에게는 중국은 “국제 체제 도전국”을 의미하고, 캐나다에게는 중국은“파괴적 세력”이며, 일본에게는 2022년 국가 안보 전략에서 언급되었듯이 중국은 “일본의 평화와 안보,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보에 가장 큰 전략적 도전자”이다. 하지만 중국은 또한 기후 변화와 같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고 대체할 수 없는 경제 파트너이자 필수적인 행동 주체이다.

 

미국의 친구와 동맹국들이 직면한 문제는 점점 경쟁이 심화되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관계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여 중국과 강력한 경제적 유대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자국의 경제에 탄력성을 구축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공급망의 경제적 무기화와 자원 독점이 중국의 무역 상대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구조적 현실로부터 자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이들 국가의 대응 중 하나는 미-중 관계의 경쟁적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견국 외교가 될 것이다. 중견국 외교는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국인 미국과 함께 그러나 때로는 미국에 반대하면서 외교를 조율하고 안보, 무역 및 국제법 영역에서의 규칙 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때로는 기권하면서, 또한 투자하면서 실행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국의 외교 자원을 미국과 중국, 보다 넓게는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지방 차원에 투자하여 강력한 국가 대 국가 관계를 구축하고 미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로비하여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수 있도록 고취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무역과 투자를 통해 중국의 지방 지도자들과 더욱 강력한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미-중 간 전략적 경쟁에서 중견국과 그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이 미국과의 경쟁에 임하는 중국의 접근 방식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First published in :

Australian Out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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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Stephen Nagy

Stephen Nagy는 일본 International Christian University 부교수이다. 그는 일본 와세다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Canadian Global Affairs Institute (CGAI) 연구원이며 또 Japa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Affairs (JIIA) 방문 연구원,  MacDonald Laurier Institute (MLI) 연구위원이기도 하다. 이외에 그는  Yokosuka Council of Asia Pacific Studies (YCAPS)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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