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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 Economics

거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어떻게 튀니지가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인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의 주최로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튀니지를 방문하고 있다.

Image Source : Wikimedia Commons

by Michaël Béchir Ayari

First Published in: Dec.05,2023

Dec.22, 2023

튀니지의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은 의회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튀니지를 점점 더 억압적인 권위주의적 대통령 체제로 변화시키고 있다.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체포와 유죄 판결이 급증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의 공격적인 반(反)외국인 담론은 외국인 혐오 정서를 부추기고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 급증에 기여했다. 경제적으로 튀니지는 지난 10년 동안 지속된 부진한 성장의 여파에다 2020년 이후 일련의 경제적 충격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의 공공 부채가 급증하면서 상당한 부채 상환 기간이 곧 다가오고 있다. 커지고 있는 재정적 제약에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해외로부터 대출이나 자본 투자를 받지 못해 경제적 미래는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이제 사이에드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 금융 협정을 체결할지, 아니면 잠재적으로 튀니지의 외채에 대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유럽 연합, 특히 이탈리아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들은 튀니지를 보다 안정적인 경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또는 혼란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도 있다.

걱정스러운 정치적, 경제적 전망

아랍의 봄을 이끌었던 시위는 튀니지에서 시작되었지만,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튀니지에서 결실을 맺지 못했다. 튀니지 시위는 2011년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독재 정권을 전복시켰다. 게다가 튀니지는 지역 봉기로부터 새로운 민주주의로 탄생한 유일한 국가였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주의 실험은 2019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카이스 사이에드가 2021년 7월 권력을 독점한 이후 침몰했다. 지난 2년 동안 그는 튀니지의 준(準)의회 내각제 체제를 견제와 균형이 부족한 권위주의적 체제로 교체하고 권력을 그의 손에 움켜 지었다.

 

억압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이 다시 표면화되었다. 2023년 2월 중순부터 공인(公人), 특히 정치인에 대한 체포와 유죄 판결이 잇따라 이어지면서 무질서하고 분열된 야당이 크게 약화되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은 악화되는 경제 위기에 직면하여 생존에 집중했으며 점점 더 정치에 관심이 멀어졌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감소하는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민족주의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이전의 집권 정치 계층에 좌절한 일반 대중들에게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야당 의원들을 투옥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또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튀니지의 정체성을 바꾸려고 음모를 꾸민다고 비난함으로써 외국인 혐오증을 조성하였고 이들 아프리카 출신의 취약한 소수 민족이 반복적인 폭력 공격에 노출되게 만들었다.

 

경제적으로 튀니지는 지난 10년간의 저성장으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민중 봉기 이후 튀니지 정부는 증가하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수십만 명의 공무원을 고용하여 부분적으로 실업 문제에 대처했다. 그 결과 오늘날 공공 부문은 튀니지 최대의 고용주이며 연간 예산의 절반은 공공 급여에 지출된다. 동시에 인프라, 연구 및 기타 성장 촉진 지출 항목에 대한 공공 및 민간 투자가 크게 감소하여 경제 성장이 급격히 떨어졌다.

 

외적 요인도 튀니지 경제를 약화시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관광산업이 붕괴되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인플레이션 급증(특히 식품 가격)과 기본 생필품 부족은 튀니지의 생활 수준을 저하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튀니지의 공공 부채는 급증하여 2022년에는 GDP의 거의 90%에 이르렀는데 현재 지출 수준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튀니지가 국가 재정 균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용 평가사들은 튀니지의 국가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가장 최근의 신용등급 하향은 6월에 이루어졌는데 이 때 국제신용 평가사 피치(Fitch)는 튀니지의 등급을 CCC-(정크 상태 영역에 해당)로 낮췄다. 이러한 국가 신용 등급 하락에 따른 엄청난 이자율(20% 이상)을 고려하면 국제 금융 시장에 대한 접근이 사실상 차단되었다.

 

관광 수입과 해외에서 일하는 튀니지인들의 송금 증가로 지난 몇 달 동안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들고 외화 유동성이 개선되었지만, 대외 부채를 상환하는 것은 계속해서 극도로 어려울 것이다. 2024년 대외 상환액은 26억 달러 (2월 만기인 유로화 채권 포함해 9억 달러 포함)로, 튀니지 정부가 이 부채를 감당할 충분한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하다. 2024년 예산 초안에 따르면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의 대출과 알 수 없는 외부로 부터의 자금 차입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과의 협상과 유럽 연합의 역할 

이러한 자금 조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튀니지는 아직 국제통화기금과 구제 금융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 2022년 10월 튀니지와 국제통화기금은 경제 안정을 위해 ‘48개월 19억 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 조건에 합의했지만 사이에드 대통령이 보조금 삭감과 공공 부문 임금 삭감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을 우려해 이 협정을 거부했다. 국제통화기금 이사회는 이에 대응하여 튀니지와의 협상을 연기했다. 그 이후 사이에드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과의 구제 금융 협정을 국제통화기금과 서방 국가들의 “절대 명령”이라고 부르며 이를 확고히 거부했다.

 

유럽, 특히 이탈리아는 국제통화기금에 튀니지와의 협상을 재개하도록 압력을 가했고, 튀니지를 대하는 방법에 대한 유럽 내 분열에도 불구하고 사이에드 대통령이 수정된 국제통화기금의 협정안을 수락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압력을 가하는 이유는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로 더 많은 튀니지 국민과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가 모두 튀니지를 떠나 유럽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과 같은 일부 유럽 연합 회원국은 사이에드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해 보다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결국 이탈리아 그리고 어느 정도 프랑스의 이민, 안보 및 경제적 이익에 대한 입장이 유럽 연합 내에서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와의 지리적 근접성으로 인해 적어도 처음에는 대부분의 튀니지 이주민은 이탈리아로 유입된다. 이러한 이유로 이탈리아 정부는 튀니지의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거듭 밝혔지만, 점점 더 권위주의적으로 변하는 튀니지의 통치 행태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튀니지 내 폭력적 공격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판도 표명하지 않았다.

 

유럽 연합은 튀니지가 국제통화기금과의 협상안을 수락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이후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 연합 집행위원장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6월 튀니지 수도 튀니스를 방문하여 국제통화기금과의 합의를 조건으로 튀니지의 거시 재정 지원을 위해 9억 유로, 유럽으로의 불법 이주를 줄이기 위한 국경 관리 및 밀수 방지 조치에 대한 공동 협력을 위해 1억 500만 유로를 제공할 계획을 공개했다.

 

유럽 연합이 제공한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튀니지와 국제통화기금 간 개정된 협상의 합의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8월, 사이에드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과의 협상에 직접 관여했던 Najla Bouden 튀니지 정부 수반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좀 더 유순한 관리인 Ahmed Hanachi를 임명했다. 그 이후 튀니지는 국제통화기금에 수정 협상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사이에드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과의 합의가 튀니지의 외국 채권자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주장한 사미르 사이에드 경제장관을 해임함으로써 자신의 반(反)국제통화기금 입장을 강화했다.

 

튀니지는 또한 유럽 연합이 제공한 자금의 일부를 거부했다. 10월 3일, 사이에드 대통령은 유럽 연합의 첫 번째 재정 지원을 거부하면서 이 “작은" 금액은 두 당사자 간의 합의에 어긋나며 단지 ”적선“일 뿐이라고 선언했다. 이러한 거부가 유럽 연합의 나머지 재정적 인센티브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다.

갈림길

튀니지가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은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 금융은 튀니지의 외국 파트너와 채권자에게 안심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다. 이 구제 금융은 걸프 아랍 국가들이 정부 대출 및 중앙은행에 예금 인치, 튀니지 경제에 대한 투자 형태로 추가 재정 지원을 제공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튀니지 정부에게는 숨쉴 공간이 제공되는 것이다. 그러나 구제 금융에 동반되는 개혁의 시행은 튀니지의 주요 노동조합(UGTT)의 반정부 시위를 촉발하고 결과적으로 정부 주도의 탄압이 자행될 수 있다. 그러한 시나리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 자신이 민족주의적 수사(修辭)를 사용하여 구제 금융 제공의 대가로 국제통화기금에서 인기 없는 개혁 조치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국제통화기금을 희생양으로 삼아 비난함으로써 시위와 폭동을 선동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시나리오는 튀니지에 훨씬 더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구제 금융이 없다면 튀니지는 예정된 외채 상환을 하기 위한 대체 자금원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사이에드 대통령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전략적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고 국가의 대외 부채를 재조정하기 위한 협상을 벌일 수 있다. 일부 튀니지 경제학자들과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옹호하고 있다: 그들은 대외 부채에 대한 파산을 선언하면 정부가 채권자들에게 자신의 구조 조정 계획을 관철시킬 수 있을 것이며 튀니지의 자본 통제 제도와 외국 채권에 대한 노출이 낮은 은행 부문 덕분에 파산 선언이 튀니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큰 위험을 수반한다. 외채에 대한 파산 결정으로 인해 튀니지 은행에 뱅크런이 발생하고 금융 부문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는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 독립성을 종료시켜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촉발할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채무 불이행과 그에 따른 영향을 살펴보면 자칫 채무 불이행 선언이 사회적, 범죄적 폭력의 위험한 소용돌이의 문을 열어줄 수도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정치적, 경제적 혼란이 커지는 와중에 튀니지인들이 도망가는 등 불규칙한 해외 이주가 촉진될 수도 있다. 대통령의 실패한 경제 정책이 사회에 재앙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광범위한 시위가 터져나올 수 있으며 또한 서구, 서방 외교관 및 지역 유대인 공동체에 연관된 사업가 및 정권 반대자들에 대한 폭력 사태가 촉발될 수도 있다.

경제 지원과 권리 존중 간 균형 맞추기

이러한 두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고려하여 유럽 연합과 이탈리아는 튀니지 당국으로 하여금 정치적, 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국제통화기금과의 구조 금융 협상을 계속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최소한 개정된 협상안에는 특히 에너지 보조금과 관련하여 이전 협상안에 비해 지출 삭감이 포함되어야 한다.

 

동시에, 이탈리아와 유럽 연합은 주의를 기울여 튀니지의 안정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통령에게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하는 백지 수표를 발행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탈리아와 유럽 연합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해 자행되는 학대를 억제하고 야당 정치인, 사업가, 지역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튀니지 당국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 인도주의적 고려와는 별도로, 이러한 조치는 튀니지로 부터의 이주를 억제하려는 이탈리아의 가장 중요한 목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출신의 소수 민족에 대한 공격은 이들로 하여금 외국(이탈리아 포함)으로 이주하도록 촉발시킨 바가 있는데 이들에 대한 정부 박해가 심해질수록 해외 이주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과 구조 금융 협상을 계속하도록 튀니지 당국을 지원하는 동시에 유럽 연합과 이탈리아는 튀니지가 계속해서 협상을 거부하고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튀니지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경우 유럽 연합은 튀니지가 밀, 의약품, 연료를 수입할 수 있도록 긴급 자금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유럽 연합은 회원국들의 입장을 일치시켜 상충되는 의제를 방지해야 한다. 튀니지의 권위주의적 움직임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두고 독일과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 사이에 이미 분열이 나타났다. 따라서 유럽 연합 내 안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유럽 연합 내 분열을 극복하고 새로운 반(反)이주 폭력의 물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공통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First published in :

IAI - Istituto Affari Internazion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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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ël Béchir Ayari

Michaël Béchir Ayari 는 Crisis Group 에서 Tunisia 연구를 담담하는 연구위원이다. 그는 Crisis Group 에 2011년 입사하였다. 이전 그는 Research and Studies Institute on the Arab and Muslim World (IREMAM)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Institut d’études politiques d’Aix-en-provence 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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