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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장기간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저수지 고갈로 일부 지역에서 물 배급이 촉발되었고 산불 시즌은 평소보다 몇 달 일찍 시작되었다. 장기간의 가뭄으로 농작물이 파괴되거나 농작물을 심지 않기로 결정한 농부들이 늘면서 식량 인플레이션이 염려된다(4월 인플레이션은 13%).

4월은 유난히 더웠다. 국가 기상청 Aemet은 기온이 평균보다 7도에서 11도 가량 높아 1961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올해 4월이 역대 가장 더운 4월이 되었다고 말했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코르도바 기온은 전례 없는 38.8도에 도달하여 스페인이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5월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갔지만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았다.

스페인의 이러한 극적인 기후 상황은 세계기상기구가 향후 5년 안에 연평균 기온이 아마도 다시 기록을 깨뜨릴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발생했다.

사람들이 비를 간절히 바라는 나머지 안달루시아 지방의 도시 하엔(Jaén)의 한 카톨릭 교구 신자들은 이번 달에 엘 아부엘로(El Abuelo)로 알려진 그리스도의 법령을 높이 들고 행렬을 진행하면서 1949년 이후 처음으로 주님께 하늘을 열고 비를 내리게 해 달라고 외쳤다.

사회당이 이끄는 연립 정부는 담수화 플랜트 건설을 통해 물 가용성을 높이고 도시 지역에서 재사용되는 물의 비율을 두 배로 늘리는 등 전례 없는 22억 유로의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스페인이 전 세계 공급량의 45%를 차지하는 올리브 오일 생산량은 올해 절반 이상 줄어들 수 있다.

가뭄은 스페인에서 새로운 현상이 아니지만 이번 가뭄은 특별한 것이었다. 스페인은 3년 동안 ‘보통’ 수준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 4월 첫 3주 동안 평년의 4분의 1인 제곱미터당 12리터의 비가 내렸다. 5월 초에는 스페인 영토의 27%가 가뭄 ‘비상’ 또는 가뭄 ‘경보’ 범주에 들어가 땅이 타들어갔다. 유럽 산불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산불은 올해 첫 4개월 동안 54,000헥타르의 땅을 황폐화시켰는데, 이는 2022년 같은 기간의 세 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스페인의 마지막 극심한 가뭄은 1993-96년에 인구의 약 4분의 1 이 식수 제한을 받았던 때였다. 안달루시아의 일부 마을에서는 하루 15시간 이상 물 공급이 중단되었다. 2008년 장기간의 가뭄으로 인해 정부 당국은 보트를 통해 바르셀로나로 물을 가져와야 했다. 카탈로니아는 다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3월부터 샤워를 5분으로 제한하고 자동차 청소와 정원에 물을 주는 것을 금지하는 등 많은 지역에서 물 사용 제한이 시행되고 있다. 인구 3,600명의 L’Espluga de Francolí 마을에서는 밤에 9시간 동안 물 공급이 중단된다. 핵심 식수원인 사우(Sau) 저수지는 1960년대 이 저수지 조성 당시 침수됐던 중세기 마을이 모습을 보일 정도로 수심이 낮은 상태다.

비는 스페인에서 매우 고르지 않게 내린다. 표면 단위당 물이 가장 풍부한 지역은 스페인 북쪽과 갈리시아 (‘젖은’ 스페인으로 알려짐)지방이다. 이 지방은 남쪽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데, 연간 700mm 이상의 비가 내린다. 갈리시아 농부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속담인 ‘la lluvia es arte’ (비가 예술이다)는 한때 관광 슬로건이 되기도 했다. 스페인의 나머지 지역 (‘건조한’ 스페인)에서는 물 가용성이 연간 250mm를 초과하지 않는다. 스페인에서 물 가용성이 가장 낮은 곳은 Segura 분지이며 물 가용성이 연간 50mm에 도달하지 않는다 (갈리시아 지방보다 약 20배 적고 전국 평균보다 5배 낮음).

1970년대 후반 스페인 정부는 타구스 강에서 300km에 달하는 파이프라인과 수로 시스템인 Tajo-Segura Trasvase을 통해 물을 옮겨 물이 별로 없고 주요 강이 흐르지 않는 남동쪽의 무르시아, 알리칸테, 알메리아를 ‘유럽의 시장 정원’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수력 공학의 위업은 1931년 제2공화국에서 계획되었고, 프랑코 독재기간 동안 건설되었으며 독재자 프랑코가 사망한 이후 사용되었다.

정치적 색깔이 다른 17개 지방자치단체가 있는 스페인에서 1978년 헌법을 기준으로 수행되는 물 관리는 경계를 넘어 감성을 자극하는 민감한 문제이다. Tajo-Segura Trasvase에 물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원 중 하나는 내가 오랫동안 집을 가지고 있는 Castilla-La Mancha 지역의 Buendía에 있는 광대한 저수지이다. 그곳의 농부들은 다른 곳에서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물을 사용하는 데 제한을 받을 때 불만을 느낀다. Tajo-Segura Trasvase 는 그 저수지를 통해 얼마나 많은 물을 옮겨야 하는지 또는 옮겨서는 안 되는지에 대한 논쟁에 오랫동안 휘말려 왔다.

스페인 채소의 약 70%와 과일 수출의 4분의 1을 생산하는 남동부 농부들은Tajo-Segura Trasvase 의 혜택을 받는데 타구스 강의 최소 수위를 높이려는 소수 사회당 정부의 계획에 매우 격분해 있다. 왜냐하면 수위가 올라가면 물이 덜 이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법원 판결에 따라 유럽연합의 강 수위 규정을 준수하려면 수위는 높아져야 한다. 생태학자들은 타구스강이 농업과 기후 변화로 과도하게 착취되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사회당 정부의 계획은 강의 흐름을 초당 6입방미터에서 2027년까지 8.6입방미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페인 농업 협회에 따르면 충분한 물이 없으면 100,000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진다. 안달루시아 우베다에 시장 정원을 갖고 있던 소설가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의 아버지는 다음과 같은 말로 올해의 첫 비를 황홀하게 맞이하곤 했다: 비가 마치 녹색 지폐 (당시 1,000 페세타 지폐)처럼 내린다.

물 공급의 정치는 복잡하다. 사회당은 Castilla-La Mancha 지역을 통제하고 중앙 정부를 지원한다. 알리칸테가 속해 있는 발렌시아 지방은 사회당이 통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당의 강 수위 계획에 반대하고 있으며, 보수적인 인민당(PP)이 통치하는 알메리아가 위치한 안달루시아 지방과 무르시아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습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도냐나 국립공원을 둘러싼 농지는 불법 우물이 자주 발견된다. 정부 당국은 오랫동안 이 불법 우물을 못본채 했다. 유럽연합의 환경장관인 Virginijus Sinkevičius는 지난 달 안달루시아 지방 정부가 도냐나 국립공원 주변의 관개 가능한 토지를 800 헥타르까지 늘리려는 계획을 비난했다. 이것은 불법 우물을 판 딸기 농가에 대한 사면이나 마찬가지였다. Sinkevičius는 스페인이 도냐나에서 과도하게 물을 추출해 유럽연합 규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한 2021년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을 스페인이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농부들은 몇 년 전에 올리브에서 물을 더 많이 소비하는 딸기 및 기타 베리류로 작물을 바꿨다. 스페인 함수층(含水層)의 거의 절반이 이미 상태가 좋지 않다. 1985년 이전에는 지하수는 사유 재산으로 취급되어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말라가 근처에서 민간 방위대가 불법 우물을 판 26명을  급습하여 체포했다. 민간 방위대의 환경 범죄 부서는 이들 과일 농부가 250 가지 사항을 위반했다고 확인했다.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열대 과일 생산국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가뭄을 ‘앞으로 몇 년 동안 스페인의 중심적인 정치적, 영토적 논쟁거리 중 하나’라고 불렀다. 물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가적인 합의가 필요하지만, 스페인에서는 다른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합의가 매우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