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macy
서구 국가에 합류
Image Source : Shutterstock
Subscribe to our weekly newsletters for free
If you want to subscribe to World & New World Newsletter, please enter
your e-mail
Diplomacy
Image Source : Shutterstock
First Published in: Jun.16,2022
Apr.10, 2023
“만약 당신이 불의한 상황에서 중립적이라면 당신은 압제자의 편을 선택하는 것이다” 라는 데스몬드 투투의 유명한 인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널리 사용되고 남용되기도 하였다. 이 인용문은 수많은 포럼에서 중립성을 포기하고 나토 뒤에 줄을 서도록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장광설을 늘어놓는데 사용되었다. 그런데 투투가 언급한 억압자가 대서양 군사 동맹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라는 사실은 잊지 마라. 러시아와 서구 모두에게 있서 현재의 순간은 지속적으로 보충되는 기억 상실증이 그 특징이다.
지난 달 핀란드와 스웨덴은 오랜 중립 정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두 나라 모두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이는 역사적인 일이었다고 묘사될 정도의 중요한 움직임이었다. 핀란드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소련에 패하고 1948년 소련과 우호, 협력 및 상호 원조 조약을 체결한 이후 중립을 지켰다. 한편 스웨덴은 16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러시아와 수많은 전쟁을 치렀지만 1814년 이후에는 더 이상 어떤 분쟁에도 연루되지 않았다.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수백 년간 지속된 스웨덴 국가의 정체성을 정의한 전통을 폐기하는 것이다.
나토 가입 추진에 대한 언론 보도는 열정적인 것이었다. 스웨덴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여전히 활발한 토론이 목격된 반면 핀란드에서는 대중의 반대를 위한 공간이 거의 없었다. 지난달 초, 핀란드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신문인 Helsingin Sanomat의 표지에는 4개의 뾰족한 나토 별이 태양처럼 떠오르는 지평선을 향해 바이킹의 긴 배를 노젓는 두 명, 즉 파란색과 흰색 인물(핀란드 국기 색상)에 대한 삽화가 실렸다. 나무 배는 붉은 별로 장식된 어둡고 거대한 구조물을 남기고 떠나는 것으로 묘사된다. 상징주의가 이보다 더 명확할 수는 없다. 아니면 그럴 수도 있다. 몇 주 전, 스웨덴 일간지 Dagens Nyheter 의 온라인판은 나토 상징물이 평화의 표시로 바뀌는 팡하고 터지는 팝업(pop-up)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에서 나토 가입에 대한 지지가 높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스웨덴의 경우 지지율이 약 60%, 핀란드의 경우는 75%였다. 그러나 인구 통계를 면밀히 살펴보면 나토 지지론에 약간의 균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서양주의를 지지하는 언론의 경우, '나토 문제'는 냉전시대 비동맹주의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입장에 마냥 얽매인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젊은이들은 나토에 가입하기를 열망한다, 그래서 세대간 변화를 나타낸다.
몇 주 전만 해도 나토의 움직임에 단호히 반대해 온 전 스웨덴 총리이자 현재는 자유주의 싱크탱크 지지자가 된 칼 빌트(Carl Bildt)는 정치계급은 이제 '기성세대‘ 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 사이의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글을 썼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스웨덴에서 나토 가입을 가장 반대하는 인구는 18-29세의 젊은 남성으로 전혀 놀랍지 않다. 왜냐하면 이들 젊은 남성들은 미래 군사 복무와 분쟁에 참여하도록 요구될 인구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침략이 스웨덴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어 나토 가입을 만장일치로 지지하게 했다는 가정과는 달리, 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3월 23일, 설문조사에 응한 젊은이의 44%가 나토에 찬성했고 21%가 반대했다. 5월 중순에는 43%가 나토를 지지했고, 32%는 반대해 반대는 두 자릿수 증가했다. 나토 가입에 대한 지지는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며 노인층이 가장 확고하게 지지한다.
핀란드의 최근 여론 조사도 비슷하다. 핀란드 유력지 Helsingin Sanomat 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형적인 나토 지지자는 교육을 받고 중년 이상의 남성이며 관리직에서 일하고 최소 연간 85,000유로를 벌고 정치적으로 우파인 반면, 전형적인 나토 회의론자는 30세 이하, 근로자 또는 학생, 연봉 20,000유로 미만, 정치적으로 좌파이다.
나토 가입에 가장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 중 일부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비즈니스 리더들이다. 지난 4월 사울리 니니스퇴(Sauli Niinistö) 핀란드 대통령은 헬싱키에서 '비밀 나토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스웨덴 재무장관 마이클 담버그, 고위 군 관리 및 스웨덴과 핀란드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참석했다. 참석자 중 최고의 인물은 스톡홀름 증권 거래소의 주식액 3분의 1에 달하는 가족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 스웨덴 기업가 제이콥 왈렌버그 이었다. 왈렌버그는 스웨덴 비즈니스 리더 중 나토의 가장 열열한 치어 리더였다. 그는 대서양주의와 자유 시장주의의 복음 전파에 전념하는 엘리트 그룹인 빌더버그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하기로 결정하기까지 몇 주 동안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발렌베르크 그룹의 입장이 그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집권 사회민주당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헬싱키 정상회담에서 스웨덴 정부 관리들은 자국이 '북유럽에서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남아 있으면 스웨덴이 외국 자본에 덜 매력적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이러한 경고는 핀란드의 상당한 회유와 함께 피터 헐트퀴비스트 국방부 장관이 이전의 방향을 바꾸고 나토 가입을 지지하게 만든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였다. 스웨덴 Expressen 신문은 이번 헬싱키회의에서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외교 정책 결정에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이 왜 그렇게 투자를 받는지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스웨덴 방위 산업계의 거대 기업인 사브(Saab)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인한 막대한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사브의 대주주가 왈렌버그 가족인데, 사브는 러시아 침공 이후 주가가 거의 두 배로 뛰었다. 마이클 요한슨 대표이사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미사일 방어 및 감시 분야에서 사브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브는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리면서 큰 이익을 기대하고 있는데,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사브의 영업 이익은 이미 작년에 비해 10% 증가한 3,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나토 문제에 대한 비즈니스 리더의 영향력이 상당한데 반해 일반 대중은 미미해 그 영향력에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은 최근 역사상 모든 주요 결정(유럽연합 가입, 유로화 채택)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나토가입에 대해서는 시민들과 상의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투표 실시를 요청한 가장 저명한 정치인은 좌파당 대표인 누시 다고스타이지만 그녀의 요청은 일언지하에 거부되었다. 스웨덴 정부는 전쟁 히스테리가 점차 사라지면 나토 가입이 투표에서 부결될 수 있다고 두려워하여 '충격' 접근 방식을 취했다. 즉,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대중이 두려워하는 동안 나토 가입정책을 밀어 부쳤다. 스웨덴 정부는 또한 국민투표가 광범위한 조직을 필요로 하며 그 결과 몇 달 동안은 실시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나토 가입 문제가 9월 선거 캠페인에서 다루어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사회민주당이 피하기로 결심한 시나리오 이다.
그러나 핀란드에서는 나토가입에 대한 주류측의 반대가 거의 없다. 나토 가입 문제는 민족주의 정서에 물들어 있으며 가입 반대자들은 자국의 안보에 관심이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의회는 지난달 투표에서 찬성 188표, 반대 8표로 압도적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한 8명 중 한 명은 우익 포퓰리스트인 핀란드당 출신이었고, 다른 한 명은 전직 당원이었고, 나머지 6명은 좌파동맹 출신이었다. 그러나 10명의 좌파동맹 의원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좌파동맹 당의 대표 중 한 명은 외국 세력을 대신하여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범죄화하는 새로운 법안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이 법안은 이론상 나토 비판자들을 기소할 수 있는 그런 선례이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나토 가입에 대한 핀란드와 스웨덴의 엄청난 기세를 좀 늦추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을 쿠르드 테러의 '배양기'라고 부르며 두 북유럽 국가가 자신의 요구를 충족할 때까지 나토 가입을 차단하겠다고 다짐했다. (나토는 새로운 국가가 가입하려면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에르도안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2016년 피비린내 나는 쿠데타를 시도한 33명의 쿠르드 노동당과 귤레니즘 운동원에 대한 송환을 거부하자 핀란드와 스웨덴을 강력 비난했다. 2019년 터키의 시리아 침공에 대한 반발로 스웨덴이 터키에 부과한 무기금수 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쿠르드 문제는 최근 스웨덴 정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이슈였다. 작년에 사회민주당이 의회 다수 석을 잃었을 때 막달레나 안데르손(Magdalena Andersson) 총리는 쿠르드족 출신 의원이자 전직 페슈메르가 투사인 아미네 카카바베(Amineh Kakabaveh)와 직접 협상해야 했다. 카카바베는 의회 다수 석을 유지하는 대가로 스웨덴이 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YPG)를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사회 민주당은 이에 동의했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카카바베는 안데르손 총리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굴복'했다고 비난하고 사민당 정부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했다. 사회민주당은 가을 선거가 나토 가입 여부에 대한 사실상의 국민투표로 전락하는 것을 피했을런지는 모르지만, 사민당 정부는 여전히 극도로 취약하며 앞으로 몇 달 동안 나토 가입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에 직면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할 경우 사민당 정부가 쿠르드족 활동가와 터키 반체제 인사를 희생시키기 위해 에르도안과 사적인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점점 더 대담해지는 크로아티아의 조란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대한 또 다른 작은 장애물을 세웠다. 그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선거법이 보스니아내 크로아티아인들이 더 잘 대표되도록 변경되지 않는 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외 언론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가입을 '서구에 합류' 하는 것으로 자주 묘사했다. 이는 헌팅턴식 문명 투쟁에서 보면 한쪽 편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사학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몬테네그로가 2017년 나토에 가입하기 직전 오랫동안 집권한 밀로 두카노비치 총리는 나토 가입을 둘러싼 분열과 관련해 '나토를 위하는것도 나토에 반대하는 것' 도 이 아니라를 위한 '문명적이고 문화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칸디나비아에서 이와 동일한 자동적 오리엔탈리즘을 만나는 것은 특히 이상하고 속을 너무 드러내 보이는 것 같다. 한 우익 평론가는 최근 나토에 가입함으로써 스웨덴이 마침내 '정상적인 서구 국가'가 되고 있다는 글을 썼다. 그런 다음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스웨덴 정부가 곧 Systembolaget, 즉 국영 주류 독점을 폐지할지 그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는 '서구에 합류'하는 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 즉, 미국이 주도하는 권력 블록에 자신을 묶고 동시에 명목상 사회주의 제도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진행되어 왔다.
도덕적 선택으로서 원칙에 입각한 중립의 포기는 특히 북유럽 국가의 좌파에게는 국제주의의 변화를 의미한다. 냉전 기간 동안 스웨덴 사회민주당은 이른바 남반구의 민족해방운동을 지지함으로써 국제적 연대의 원칙을 표명했다.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시가를 피우며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하노이와 하이퐁에 대한 미국의 공중 폭격을 '게르니카, 오라두르, 바비 야르, 카틴, 리디체, 샤프빌 (그리고) 트레블링카'에 비유하며 미국을 통렬히 비난했던 올로프 팔레 전 스웨덴 수상 보다 이러한 국제적 연대 정신을 더 잘 실현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면서 이러한 '적극적 국제주의'는 비서구 침략 희생자들을 '보호할 책임'으로 재개념화되었다. 동일한 논리에 따라 이제 국가는 필요한 경우 정권 교체를 통해 폭정과 테러리즘에 맞서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동맹'으로 단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러나 나토에 가입하기로 한 결정은 결속이라는 공허한 담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방어적인 대응으로 자기 이익을 위한 이기심의 중요한 행동으로 제시된다. 스웨덴의 경우, 우리는 현재 스웨덴이 두 차례의 세계 대전 때보다 더 큰 안보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안보의협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은 강화된 군사 동맹에 가입하는 것이라고 믿도록 요청되고 있다. 러시아가 훨씬 약한 상대인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수도를 점령하지도 못하고 군대와 보급품을 출혈시키는 등 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스웨덴과 핀란드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우리는 들었다. 이러한 꾸며진 또는 조제된 공황 상태 속에서 북유럽 생활 방식에 대한 진정한 위협, 즉 복지 국가의 쇠퇴, 교육의 민영화화 및 시장화, 불평등 심화 및 보편적 의료 시스템의 약화는 무시되었다. 스웨덴과 핀란드 정부는 '서방'과 동맹을 맺기 위해 서두르지만 이러한 사회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훨씬 ‘덜 시급함’을 보여주었다.
First published in :
Lily Lynch는 발칸 잡지의 공동 창업자 겸 편집국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런던정경대에서 공부하였다.
Unlock articles by signing up or logging in.
Become a member for unrestricted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