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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는 2024년 10월 16일 전(前)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가 살해된 후 다음 수장을 누가 맡을지 곧 결정하는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그 일은 쉽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을 것이다.

하마스 정치국 의장이었던 신와르의 후임자를 뽑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신와르가 설계한 것으로 여겨지는 2023년 10월 7일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그를 대신하거나 적어도 하마스의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임무를 맡을 고위 정치 및 군사 지휘관들을 많이 죽였기 때문이다.

신와르가 죽기 불과 두 달 전, 그의 전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에 의해 테헤란에서 암살당했다. 한편,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는 7월에 사망했고, 하마스의 고위 간부이자 하니야의 대리인인 살레 아루리는 베이루트에서 드론 공격으로 일찍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정치 전문가로서, 나는 신와르의 죽음으로 하마스 지도부 공백이 수개월, 아니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하마스가 결국 신와르의 강경 노선을 이어갈 지도자를 선택할지, 아니면 하마스의 접근 방식을 바꾸려 하는 온건파 지도자를 선택할 지가 관건이다.

신와르의 유산

신와르의 타협하지 않는 강경 입장은 하마스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대의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자 지구 난민 캠프가 있는 칸 유니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신와르는 1987년에 창설된 하마스에 초기부터 합류했다. 그는 빠르게 진급했고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팔레스타인인을 체포하고 처형하는 임무를 맡은 하마스의 군사 부서 내 보안 기관인 마지드를 설립했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심문관에게 12명의 공모자를 죽이고 매장했다고 자백했고, 그로 인해 이스라엘 감옥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1년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와의 포로 교환으로 풀려나기 전까지 22년을 복역했다.

몇 년 후, 그는 하마스의 수장이 되었고, 2017년부터 하마스 정치국 의장을 맡았다. 2024년 7월 말 하니야가 암살된 후, 신와르는 하마스의 전반적인 리더십을 떠맡았다.

신와르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해 왔으며,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조직 내에서 존경을 받았다.

가자 지구에서 권력을 잡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신와르는 2018년 3월 이스라엘-가자 지구 국경에서 열린 “귀환과 포위망 해제를 위한 대진군” 시위를 지지했다.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 수십 명을 사살한 이 시위를 통해 신와르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 시위는 또한 그해 8월 카타르가 하마스와 가자 지구에 매달 수백만 달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이 허용하게 하여 이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시도에 기여했을 수 있다.

이스라엘이 신와르를 만족시키고 가자 지구에서 폭동이 더 커지는 것을 피하려고 하면서 많은 양보를 하였는데, 여기에는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철수한 이후 처음으로 가자 지구 노동자들이 이스라엘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신와르는 이스라엘 감옥에 남겨져 있던 하마스 동료들을 석방하는 데 이스라엘이 동의하도록 하는 데에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는 이스라엘 군인 두 명과 민간인 두 명의 시신에 대한 거래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이스라엘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한 실패가 아마도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에이스라엘을 공격하기로 결정한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반응하는 방식

신와르의 죽음은 하마스를 약화시켰지만, 하마스는 사상과 이념적 결사체이기 때문에 더 죽이기는 어렵다.

이스라엘은 이를 잘 알고 있다. 2004년 3월,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하마스의 창립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메드 야신을 공격해 죽였고, 한 달 후 그의 후계자인 압델 아지즈 란티시도 죽였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이 하마스를 약화시키지는 못했다. 오히려 하마스는 더욱 급진화되었다. 보다 젊고 도전적인 리더십이 하마스 조직을 인수했고, 2008년부터 이스라엘과 계속해 싸웠으며, 10월 7일의 공격으로 그 절정에 달했다.

과거 두 명의 지도자의 사망은 현 하마스의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야신의 살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전술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당시 하마스의 전술은 주로 이스라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자살 폭탄 테러였다.

하지만 결국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폭력적인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맹세했다.

온건주의 또는 급진주의?

하마스는 다시 갈림길에 서 있다. 하마스는 약화되었고, 아랍 온건 정부로부터 소외되었으며, 가자 지구 주민들 사이에서도 점점 더 인기를 잃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간의 분쟁 내내 하마스는 저항적이었다. 부상당한 신와르가 막대기로 이스라엘 드론을 격추하려고 끝까지 싸우는 영상은 그의 유산을 더욱 쌓았고 많은 지지자들에게 그를 전설로 만들었다.

새로운 하마스 지도부는 신와르가 대표했던 급진주의의 길을 계속 갈 것인지 아니면 온건한 길을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두 번째 옵션을 더 쉬운 것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에 제안한 유일한 것은 완전한 항복이다. 그는 하마스에게 조직의 체면을 살리는 출구를 제공한 적이 없다.

따라서 하마스가 싸움을 계속하기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마스의 새 지도자 후보로 가장 유력한 사람 중 하나는 2024년 8월부터 하마스 정치국 부의장을 지낸 팔레스타인 정치인 칼릴 알 하야(Khalil al-Hayya)이다.

알 하야는 하마스-라이벌 팔레스타인 그룹인 파타 간 화해에 대한 강경 반대 입장과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한 성명으로 유명하다. 신와르가 죽은 후 그는 이스라엘에 대한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맹세했는데, 이러한 그의 태도는 신와르의 정신이 앞으로 몇 년 동안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을 계속 이끌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의 주요 도전자는 1996년부터 2017년까지 하마스 정치국 의장을 지냈고 현재는 망명 중인 칼레드 마샬이다.

이 지역 및 국제적 동맹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마샬은 보다 온건한 인물로 간주된다. 그는 하마스의 2017년 선언문을 초안한 사람으로, 이 초안은 이전의 급진적이고 노골적으로 반유대주의적인 1988년 헌장과는 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집단적 지도 체제: 활동 재개의 여지?

하지만 누가 지도자 역할을 맡을지에 대한 결정은 즉각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하마스는 조건이 허락한다면 2025년 3월에 예정된 선거까지 집단적 리더십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하니야 암살 이후 8월에 구성된 5인 위원회가 하마스의 의사 결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회는 “전쟁과 예외적인 상황에서 하마스를 관리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는” 임무를 맡고 있는데, 이 위원회가 “전략적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AFP 기자와 인터뷰한 하마스의 한 소식통이 밝혔다.

이런 종류의 집단적 리더십은 하마스가 현재 신와르가 남긴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없다고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또한  집단적 리더십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및 지역 국가들과의 협상에 대해 더 많은 기동성을 가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이 위원회의 일부 구성원은 온건 아랍 정부에 수용 가능한 인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집단적 리더십은 또한 하마스에게 생존 메커니즘을 제공하여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하마스 “지도자”를 암살하는 데 이룬 것과 같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게 만든다.

의심할 여지 없이 이스라엘은 이 암살 전략으로 하마스를 약화시켰다. 특히 신와르를 죽인 것이 그 예이다. 그리고 하마스의 주요 지도급 인물을 암살하는 것이 이스라엘이 원하는 대로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하마스가 다음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