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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 Security

베네수엘라: 선거 소동 이후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2024년 7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해질녘에 베네수엘라 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여러 사람

Image Source : Shutterstock

by Phil Gunson

First Published in: Aug.02,2024

Sep.02, 2024

야당 후보가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는 야당의 증거 제시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선거 당국은 7월 28일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를 승리자로 선언했다. 이 질문과 해답에서 Crisis Group의 전문가 Phil Gunson은 대선 이후 야당과 국민들의 항의와 비난이 베네수엘라에서 지속되는 장기적 위기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엄청난 국제적 관심 속에서 베네수엘라는 올해 7월 28일에 대선을 치렀다. 2013년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명된 후 집권해 온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와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야당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Edmundo Gonzalez Urrutia)가 맞붙었다. 곤살레스 후보는 선거 전 치르진 여론 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는데, 그 이유는 대선 출마가 금지된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María Corina Machado)의 지지 덕분이었다.

 

대부분의 투표소가 문을 닫은 지 6시간 후, 베네수엘라 국가 선거 위원회(CNE)는 마두로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그때나 그 이후로나 지역 투표소 별 투표 결과 등 발표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다. 선거가 도둑맞았다고 확신한 야당 지지자들, 특히 많은 노동 계층의 야당 지지자들은 다음 날 항의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하지만 그들은 마두로 정부를 지지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힌 국가 보안 기관의 폭력적인 대응에 맞닥뜨렸고, 이들 기관에 의한 표적 체포에 직면했다. 지난 며칠간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약화된 마두로 정부, 활기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좌절한 야당, 그리고 외국 정부 모두 다음 행동을 결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2024년 대선 캠페인과 선거를 둘러싼 논란의 대부분은 6년 전 문제가 된 대선 투표 이후 야기된 국내 및 국제적 원한의 유산이다. 2018년, 대부분 대선을 보이콧한 야당 후보와 야당의 대선 출마 금지 그리고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 덕분에 마두로 대통령은 손쉽게 재선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 유럽연합,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많은 이웃 국가들은 그의 승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 해 50개국 이상이 베네수엘라 의회 의장인 후안 가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승인했다. 야당이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려고 시도하면서 미국은 이를 돕기 위해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가했지만, 마두로 정권은 군부의 거의 완벽한 지원과 러시아, 이란, 쿠바, 그리고 다른 국가들의 지원으로 국민들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지속하면서 입지를 굳혔다.

 

동시에 노르웨이 정부는 마두로 정부와 야당 간 회담을 산발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장기간의 정국 교착 상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회담은 결국 돌파구를 마련했다: 2023년 10월 바베이도스 협정을 체결하며 마두로 정부는 2024년 대선에 있어 여건 개선을 약속했고, 그 대가로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와의 회담을 통해) 조건부 제재 완화를 받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정부의 양보에는 조건이 따랐다. 마두로 정부는 주요 야당 연합 세력인 ‘민주 야권 연합’이 예비 선거를 실시하도록 허용했지만, 여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마차도의 대선 출마를 금지하고 마차도가 선택한 그녀의 대체 후보인 코리나 요리스의 출마 또한 차단시켰다. 그 결과 74세의 은퇴한 외교관인 곤살레스는 야당의 3순위 대선 후보였고, 이전에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무명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곧 엄청난 지지를 얻었고, 인기가 높은 마차도와 함께 전국을 돌며 선거 운동을 펼쳤다.

 

38개 정당의 지원을 받은 10명의 대선 후보가 결국 공식 전자 투표용지에 등장했는데, 그 중 다수는 마두로 정부가 야당 유권자들을 분열시키고 혼란스럽게 하여 다양하고 경쟁적인 선거처럼 보이게 하려는 계략으로 만들어진 어용 위장 후보들이었다. 하지만 선거 캠페인은 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는 형태로 빠르게 변했다. 대선은 두 후보(마두로 vs 곤살레스) 간 대결로 흘러갔고, 평판 좋은 여론 조사 기관들은 모두 곤살레스가 마두로보다 최대 3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서 있다고 발표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최근까지 차베스 전(前) 대통령이 만든 정치 운동인 ‘Chavismo’의 거점이었던 내륙의 도시 빈민가와 농업 지역에서 야당의 선거 집회에 열광적인 환호가 쏟아졌다는 것이다. 안데스 산맥의 메리다 주에 있는 한 야당 지지자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지난주에 여기에 와 주요 도로를 사람들로 가득 채웠고” 반면 “마두로는 다음 날 와서 타지에서 많은 버스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도로의 절반만 채웠다”고 말했다.

 

마두로 정부는 야당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마차도가 비행기로 여행하는 것을 금지했고, 집회 주변 지역의 대중교통을 취소했으며, 고속도로를 파고, 야당 집회 앞에 도로를 봉쇄했다. 또한 라디오 방송국을 폐쇄하고,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이에 따라 야당의 메시지를 대중 매체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이외에 수백만 명의 유권자가 선거권을 박탈당했고, 10년 간 경제 위축과 정치 혼란으로 나라를 떠난 800만 명의 베네수엘라 해외 거주자는 제멋대로 제정된 규칙 때문에 투표 등록을 할 수 없었다. 국내에서는 정보 부족, 등록할 시간과 기회 부족으로 투표 등록이 굉장히 힘들어졌다. 친(親)정부 당이 주도하는 국가 선거 위원회는 자체 선거 일정을 준수하지도 않았고, 여러 가지 핵심 선거 단계를 간과하거나 생략했다. 이전 캠페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 자원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한편, 민간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갈취하고 야당 후보에게 도움을 준 기업을 폐쇄함으로써 권력을 남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징후는 야당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Crisis Group을 포함한 많은 외부 관찰자들은 마두로 정부가 정권 교체를 막기 위해 훨씬 더 극단적인 전술에 의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결국,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마두로 정부는 예상보다는 자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두로 정부는 야당 후보 곤살레스의 대선 입후보를 금지하거나 자신들이 통제하는 대법원을 활용하여 등록된 야당의 후보 자격을 무효로 하지는 않았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지속적인 회담과 마두로 정부에 비교적 호의적인 이웃 국가인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좌파 정부의 압력이 마두로 정부가 그러한 가혹한 조치를 채택하지 않도록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 야당 유권자들의 낮은 투표율과 과거 차베스의 검증된 선거 동원 방식이 다시 마두로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마두로 정부가 가혹한 조치를 채택하지 않도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중 그 어느 것도 마두로 정부가 불리한 상황에처한다 할지라도 권력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대선 선거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선거일 자체는 대체로 평화로웠고 투표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일부 소수의 투표소에서만 부정 행위가 보고되었다. 야당이 실시한 출구 조사와 빠른 집계 결과는 마두로 후보가 패배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정권을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징후가 나타났다. 투표가 마감되자 전국 투표소의 야당 증인과 선거 관리들은 선거 당국(때로는 차베스 요원과 보안군 구성원의 지원을 받음)이 “Actas”라고 불리는 투표 집계 사본을 자신들에게 주지 않으려 한다고 보고했다. “Actas”는 투표가 마감되면 각 투표 기계에서 인쇄되며 국가 선거 위원회 본부에 전송되어 최종적으로 전국 투표 수(number)로 통합되는 전자 투표 시스템의 결과물을 구성한다. 투표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은 법에 따라 이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러한 우려가 비등해지는 가운데, 밤 11시 ‘민주 야권 연합’의 코디네이터 오마르 바보자는 마두로 정부에 “잘못된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투표가 마감된 후(기술적으로는 마감 시간이 오후 6시였지만 많은 투표소에 사람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소는 훨씬 늦게 까지 열려 있었음) 긴장감이 감돌았고, 양측 모두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지만 선거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선거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자정 직후, 마두로 대통령의 절친인 국가 선거 위원회 위원장인 엘비스 아모로소는 80%의 개표 집계 결과 마두로가 51.2%의 득표를 얻었으며 약 70만 표로 우세해 “선거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발표 후 마차도와 곤살레스는 카메라 앞에 나타났고, 마차도는 “우리가 이겼고, 모두가 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선거 위원회는 카라카스에서 월요일 아침 마두로를 대선 승자로 선언했다.

 

결과가 조작되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는 무엇인가?

 

가드레일 시스템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야당 세력과 국제 사회의 선거 부정 행위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원칙적으로 투표의 무결점(無缺點)은 “Actas”에 의해 보증되어야 한다. “Actas”는 투표가 끝난 후 30,026대의 투표 기계가 각각 생성하는 투표 결과를 집계한 문서이다. 이 장치는 차베스 전(前) 대통령 시절에 도입되었고, 선거 전문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가 선거 위원회는 위원장인 아모로소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투표소와 투표 기계별 투표 내역을 전자 방식으로 게시하거나 배포하지 않았다. 또한 규칙에 따라 요구되는 절반 이상의 기계에 대한 투표 후 감사도 완료하지 않았다. 이 논문을 쓸 때까지 웹사이트는 오프라인(off-line) 상태였다. 국가 선거 위원회 이사회의 전(前) 멤버였던 대선 후보 엔리케 마르케스는 7월 30일 자신의 캠페인을 지휘하던 선거 감시원의 말을 인용해 국가 선거 위원회 위원장인 아모로소가 선거 밤에 발표한 투표 결과 공고가 전자 투표 시스템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고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명백한 선거 부정(irregularities)에 대한 설명은 거의 하지 않았다. 대신 베네수엘라 정부는 반대 세력이 시스템을 해킹했다고 비난하며, 북마케도니아에서 시작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투표 기계에서 결과가 전송되는 데 지연이 발생한다고 말했다(북마케도니아 정부는 그러한 공격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선거 위원회는 전자 시스템의 문제가 전송 전에 인쇄되는 집계표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나 투표 마감 후 저녁에 받았다고 주장하는 “Actas”를 제공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했다. 한편 마차도와 ‘민주 야권 연합’은 관찰자 네트워크를 통해 실제 투표 집계의 80% 이상을 확보했으며, 이는 투표소의 약 90%를 커버한다고 말했다. 선거가 있은 지 하루 만에 그들은 각 “Actas”의 이미지와 함께 투표 결과를 일반 대중이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마두로 정부는 즉시 이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지만, 수천 명의 베네수엘라인이 가상 사적 네트워크망(VPN)을 사용하여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베네수엘라 대선 투표에 대한 공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국제 전문 감시단인 카터 센터는 7월 31일 선거가 “국제적인 선거 공정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카터 센터는 선거 기간 동안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언급하며, 전체 투표 집계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선거 위원회가 선언한 “선거 결과를 검증하거나 입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얼마나 많은 불안정이 노정되었고 추가 폭력 사태의 위험은 무엇인가?

 

베네수엘라 정부의 발표는 선거 다음 날인 7월 29일 정국 불안을 불러일으켰고, 마두로 정부에 대항하는 시위가 자발적으로 일어났다. 시위대는 타이어를 태우고, 고속도로를 막고, 우고 차베스의 여러 동상을 무너뜨렸다. 주로 현 정부 지지 세력의 거점이었던 도시 빈곤 지역 주민들이 벌인 이 시위는 베네수엘라 보안군과 ‘Colectivos’라고 알려진 차베스주의 준(準)경찰 단체의 무력에 맞서 싸웠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인권 단체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20명이 사망했고 1,00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고 한다.

 

마차도와 곤살레스는 시위대와의 유대를 표명하고 정부군의 자제를 촉구했지만 직접 시위를 이끌지는 않았다. 야당은 2014년 첫 번째 대규모 반(反) 마두로 시위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가 여러 차례 이런 시위를 잔혹하게 진압해 무장하지 않은 시위대가 경찰과 국가방위군의 진압대와 충돌하면서 25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2017년 시위에 대한 베네수엘라 정부의 강력한 대응은 국제적인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국제형사재판소 검사가 이를 반인륜 범죄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기도 했다.

 

이번에도 시위가 조용히 진행될 것이라는 암시는 거의 없다. 군(軍) 고위 사령부는 마두로 대통령를 지지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군 지도자들은 월요일 아침 국가 선거 위원회가 마두로를 대통령 당선자로 선언하는 수여식에 참석했고, 다음 날 전투복 차림으로 기자 회견을 열어 마두로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재확인했다. 화요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은 국제 “파시스트 조직”이 베네수엘라인들의 모범적인 시민적 의무의 하나로 벌이는 시위를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베네수엘라 군(軍)의 “충성심”을 재확인했다.

 

폭력 사태를 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차도와 곤살레스는 7월 30일 짧은 집회(그들이 “국민 집회”라고 부름)를 조직하기로 했다: 토요일에는 또 다른 전국 집회가 소집되었다. 야당과 가까운 소식통은 그들이 정부와 직접 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지금까지는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그들은 전통적으로 시위 전술과 전략에 대해 말다툼을 벌여 온 야당 간 연합을 유지하면서도 정부의 가혹한 대응을 이끌어내지 않고 선거 결과를 재검토하도록 정부 당국에 압력을 가하는 방법에 대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한편, 야당인 Voluntad Popular의 전국 코디네이터이자 마차도의 절친한 동맹자인 프레디 수페르라노를 포함한 주요 야당 인사들이 체포된 것은 마두로 정권이 야당을 단속/탄압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국회 의장인 호르헤 로드리게스는 마차도와 곤살레스를 체포하여 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당국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 주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대사의 거주지에서 몇 달을 보낸 6명의 마차도 선거팀 멤버는 마두로 정부가 아르헨티나 외교관을 추방하는 명령을 내린 후 체포될 위기에 처했다. (브라질은 아르헨티나 대사관이 폐쇄되면 베네수엘라에서 아르헨티나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마두로 대통령은 이러한 외교관 추방과 대사관 폐쇄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듯하지만, 마두로 정부의 수사 기관과 보안 기관의 행동은 베네수엘라가 남미에서 버림을 받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권위주의적 통제를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외부 세계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베네수엘라 대선에 대해 논평한 남미 지역 국가 및 그 밖의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7월 28일 투표 결과에 대해 완전한 투명성을 요구했으며, 여기에는 투표소 별 투표에 대한 완전한 세부 정보의 공개도 포함된다. 예외는 러시아, 중국, 쿠바, 볼리비아, 온두라스 등 마두로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국가들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어떠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았다. 선거 다음 날, 6개 남미 국가(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도미니카 공화국, 우루과이)가 투표 결과 수치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는 마두로의 승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를 단호히 거부하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들 6개국 외교 대표단을 추방하라고 명령했다. (파나마는 이미 자국 외교관들에게 귀국 명령을 내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페루로 가는 항공편을 금지하였고 이에 베네수엘라인들은 다시 한번 세상으로부터 더욱 고립되었다고 느꼈다. 목요일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고위 관리들과 정부 선전가들은 많은 국가들이 마두로의 재선을 거부하는 것은 단순히 2018년 대선의 여파를 되풀이한 것이며, 미국이 이끄는 우파의 음모가 야당 후보 곤살레스의 승리를 주장하며 이를 베네수엘라 정부를 전복하려는 또 다른 시도의 구실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주요 국가(특히 브라질과 콜롬비아: 둘 다 베네수엘라의 이웃 국가)와 마두로 정권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인 멕시코는 타협에 대한 희망이 아주 조금 남아있는 현실에서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가 사기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선언하지 않고 투명성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가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에 대한 모든 시비와 도전을 거부하는 듯하기 때문에 현재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어떤 종류의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미주기구(OAS)의 7월 31일 회의에서 베네수엘라 대선 문제에 대한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했으며, 회원국의 절반이 기권하거나 참석을 거부했다. (베네수엘라는 공식적으로는 OAS 회원국이지만 OAS에 참여하지는 않고 있다)

 

브라질과 콜롬비아, 미국의 외교적 노력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주요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투표 개표를 더 투명하게 하려는 움직임이 마두로의 권력 유지를 위험에 빠뜨릴 경우(점점 더 그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두로는 그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매우 낮다. 지금으로서는 마두로 대통령은 대선 투표 문제를 국가 선거 위원회처럼 자신에게 충성하고 투표 결과를 단순히 승인만 할 대법원에 맡겼다. 마두로의 극도의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대선 투표 결과를 둘러싸고 진행중인 해결되지 않은 분쟁이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경제적 위기를 지속시킬 위험(베네수엘라 국민과 남미 지역의 희생 위에서)때문에 콜롬비아, 브라질, 멕시코가 베네수엘라 정부에 독립적이고 공정한 포럼에서 대선 결과를 증명하거나 아니면 협상을 통한 어떤 형태의 대안적 정치 경로에 동의할 준비를 하도록 계속 압력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지금 마두로 대통령은 해치를 닫고 폭풍을 견뎌낼 것으로 보인다. 과거 그는 외부로 부터의 압력을 활용해 자신의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차베스주의자 내부의 반대를 진압했으며,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내 “파시즘” 세력의 도움을 받은 제국주의 세력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개입에 저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다시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집권 연합사회당(PSUV)과 베네수엘라 군(軍)은 대선 투표 결과(야당 승리)를 받아들이기를 뻔뻔스럽게 거부하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두로는 국내와 해외에서 이번 대선 국면을 거치면서 지지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 후보로서 마두로는 차베스주의자들 사이에서 별로 인기가 없었고, 대선에서 믿을 만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거나 경제 성장과 사회적 평화의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그의 실패는 그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켰을 것이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에게 동정적이던 남미 국가 정부들 사이에서도 그의 평판은 손상될 가능성이 높고, 어느 시점에서는 베네수엘라와 정부 고위 관리들은 미국과 EU의 추가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야당의 대선 승리 주장을 반박하지 못하고 더 깊은 국제적 고립과 침체된 경제만을 약속할 수 있는 대통령이 차베스주의자들의 파벌들 사이에서 여전히 존경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야당의 경우, 대선 결과에 대한 분노는 야당 대선 후보자가 거둔 성과에 의해 완화되었다. 야당 대선 후보는 마두로보다 400만 표 더 많이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과는 차베스주의에 대한 첫 번째 명백한 승리일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거둔 역대 최고의 큰 승리이다. 야당 인사들은 지금 수년 동안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단결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처한 곤경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그들은 더 많은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의회 선거와 지방 선거가 내년에 치러질 예정이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선거를 앞당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야당은 차베스주의가 지배해 온 25년 동안 자신들을 괴롭혀 온 난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즉, 베네수엘라 정부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야당이 선거에 참여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과거처럼 단순히 정부가 야권의 선거 불참으로 승리하도록 선거를 보이콧할 것인가? 만약 그들이 선거를 거부한다면 거리 시위 캠페인과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정부를 축출하지 못하고 국민들의 비참한 삶만 심화시킨 국제 제재 이외에 어떤 다른 옵션을 선택해야 할 지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야당이 수년간 인내심 있는 협상 끝에 이루어내고 실시된 대선 결과를 둘러싼 분쟁에 또 한번 좌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의 오랜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고 평화롭고 점진적으로 민주 정치로 복귀하려면 양측 간의 본격적인 회담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현재 처한 위기에 어떤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양측의 다수 인사들에게 이제 대화의 순간이 왔다는 것을 확신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야당 지도자, 지방정부, 국제 기구(특히 유엔)는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완전한 설명을 정부측에 계속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마두로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리들에게 이번 선거 위기를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바로 잡지 않으면 이로 인한 분쟁이 끝없이 끓어오를 것임을 이해시키도록 촉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채널을 사용해야 한다. 그들은 정국의 긴장을 완화하고, 여야 간 대표 정치를 재건하며, 경제 성장을 되살리기 위한 포괄적인 협상 없이는 지난 5년 동안의 정권의 정통성을 회복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무위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해야 한다.

 

여야 간 협상을 재개시키려는 제3국의 노력이 계속됨에 따라 야당과 그 동맹 세력은 그렇게 할 경우 당면할 어려운 이슈들을 논의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한 이슈에는 고위 차베스주의자들이 자신의 직책에서 물러날 경우 닥칠 법적 문제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안전보장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포함된다. 동시에, 야당과 그 동맹 세력은 그들에게 제시된 선택 사항이 제한적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더 많은 국제 제재를 요청하겠다고 위협하여 자신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려는 유혹을 피해야 한다. 베네수엘라의 병폐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더 많은 처벌을 가하는 데 있지 않고, 기존의 국제 제재와 그 해제 가능성을 베네수엘라 정부가 타협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의미 있는 대화의 기회가 조만간 생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지금 당장 차베스주의자들은 협상과 타협보다는 완강함을 더 선호하는 듯하다. 보다 나은 결과가 도출되리라는 희망은 여전히 ​​희박하다. 야당의 일부 인사들은 마두로에게 체면을 살리주면서 거래를 하자고 하는데, 이러한 거래의 핵심은 마두로가 새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야당이 모두 동의한 후보를 지지하며 물러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현재로서는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위기에 처한 이 시점에서 현재의 교착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또 그런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First published in :

International Crisis Group at www.crisisgrou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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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 Gunson

Phil Gunson은 안데스 프로젝트 수석 분석가로서 위기 그룹 정책 자료를 연구 및 제작하고, 주로 베네수엘라 정치 상황에 초점을 맞춰 안데스 지역의 정치 문제에 대한 옹호 활동을 수행한다.

 

그는 BBC World Service, The Guardian, Newsweek, The Miami Herald 및 The Economist 를 비롯한 다양한 뉴스 매체에서 라틴 아메리카에 대해 거의 40년 동안 보도해 왔다. 1980년대 그는 중앙아메리카의 전쟁을 취재했고, 1990년대 후반에는 멕시코시티에 기반을 둔 The Guardian의 라틴아메리카 특파원이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 대한 두 권의 정치 사전을 포함하여 이 지역에 관한 두 권의 책을 공동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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