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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plomacy

쿠바를 테러 국가로 지정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 이익에 얼마나 도움을 줄 까?

하바나 - 2016년 3월 20일 -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열정적인 현지인이 자신의 발코니에 쿠바 국기와 미국 국기를 걸고 반응하고 있습니다.

Image Source : Shutterstock

by Guillermo Suarez

First Published in: Sep.16,2024

Sep.19, 2024

어느 날 저녁, 화가 난 (심지어 균형 감각이 없는) 사람이 쿠바 수도 하바나 말레콘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보호받지 못하고 가장 안전하지 않은 미국 대사관앞에 차를 세우고 자동 소총의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대사관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상상해 보라.

 

인색하고 자존심이 강한 쿠바 당국이 그 총격범을 잡았는 데 그 후 4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고 상상해 보라. 그러던 어느 날, 그란마 신문은 미국 대사관에 총격을 가한 그 테러리스트가 범행 당시 정신이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고, 그 이유를 알아내는 데 무려 4년이 걸렸다고 보도한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누가 예측할 수 있을까?

 

분명 이 이야기는 허구이고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모순되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점은 미국이 2020년 1월 현재 쿠바를 다시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조치가 미국과 쿠바가 상호 존중하는 관계로 복귀하는 것을 막는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장벽이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부문과 연계된 조직과 정치인들은 쿠바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59년 이래 미국 공화당은 평소의 공격성과 완강한 공식적 입장과는 대조적으로, 미국과 쿠바 두 나라 간의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수년간 노력해 왔다.

 

쿠바에 대한 식품 및 의약품 판매 금지 조치를 사실상 거의 해제한 것은 2000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였다. 당시 부시 행정부는 Plattist 개입 이념을 되살리고 있었는데, 쿠바의 혁명 정부가 붕괴된 후 “쿠바의 체제 전환”을 감독할 쿠바 주재 미국 영사로 친(親)쿠바 인사를 임명하기도 했다: Caleb MaCarry.

 

몇 년 후, 우리는 당시 미 상원 외교 위원회 위원장이었던 Robert Corker의 보좌진이었던 MaCarry를 만났는 데 Corker 위원장은 미국의 주요 적대국인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를 방문하는 동안 쿠바 정부와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Corker 위원장은 쿠바 외교 장관과 대통령을 만났고 쿠바와의 보다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미 보수파 진영에 합류했다.

 

2011년 연설에서 쿠바계 미국인이자 플로리다 연방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는 소위 쿠바 망명자 출신들이 참고해야 할 성공 사례로 당시 부시 행정부의 상무부 장관이었던 카를로스 구티에레스를 지적하며 감정이 격해지기까지 했다. 

 

2014년 12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이 취임한 지 몇 달이 지난 후, 쿠바의 상징적인 호텔 ‘나시오날’의 복도를 자유롭게 거닐며 쿠바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미국 보수파에 합류한 사람은 바로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장관이었다.

 

구티에레스의 이러한 새로운 태도는 그가 스스로 급진적인 자세 변화라고 묘사했는 데, 이러한 새로운 태도를 갖게 된 이후 그는 여러 차례 쿠바를 방문했고 이후 미국-쿠바 비즈니스 협회를 이끌게 되었다. 미국-쿠바 비즈니스 협회는 미국 상공 회의소의 일원으로 두 나라 간의 경제 관계를 증진하는 조직이다. 몇년 후 구티에레스는 대안 미디어인 Belly of the Beast에 “저는 마이애미에서 많은 친구를 잃었습니다”라고 선언했다.

 

구티에레스의 활동 못지 않게 주목할 만한 것은 조지아 주지사(2003-2011)였던 소니 퍼듀의 활동을 들 수 있다. 2010년 6월 퍼듀는 43명의 기업가 대표단을 이끌고 쿠바로 갔고, 6년 후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농무부 장관이 되었다. 퍼듀는 그의 취임식에서 “우리는 쿠바를 우리의 고객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라고 선언하며 쿠바에 대한 미국의 수출을 허용하는 데 지지를 표명했다.

 

쿠바를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하는 것이 아무런 “장점”이 없다는 것은 콜롬비아의 당시 우파 정부도 냉소적으로 반응한 것이었고 현  콜롬비아 정부도 강력히 거부한 것이다. 이러한 테러 지원국 지정 조치가 미국이 “쿠바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이라고 부르는 제재 패키지의 효과적인 한 구성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조치가 정치적, 제재적 목적으로 시행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쿠바의 테러 지원국 지정이 미국의 신뢰성과 국가 이익에 미치는 악영향, 그리고 미국이 지원한다고 주장하는 쿠바의 국민에 미치는 피해는 깊고 지속적이다. 쿠바의 테러 지원국 지정의 영향력은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영향력은 쿠바와 어떤 종류의 경제적, 재정적 관계를 맺기를 거부하는 여러 국가들에게서 명백히 드러난다. 이들 중 일부 국가는 쿠바의 동맹국이다.

 

“테러리스트”라는 쿠바의 위험한 별칭은 강화된 제재 정책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이러한 조치로 절망에 빠진 쿠바인들은 더욱 탈(脫)쿠바 이주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기타 지역으로 부터의 이주 물결과 함께, 이러한 대규모 이주 물결은 미국 남부 국경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 이주민 문제는 공화당 지도부에게 생사의 문제가 되었고,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대선에서 미국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무질서한 대규모 이주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정치인 중 한 명은 현 텍사스 주지사인 그레그 애벗으로, 그의 정책은 미국 연방의 건국 원칙에 도전했고 이웃 멕시코와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애벗 주지사는 2016년 하바나에 나타나 미국-쿠바 간 보다 나은 관계 발전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어떠한 정치적 선입견도 없는 애벗 주지사는 하바나에서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의 종식의 불가피성과 텍사스와 특히 휴스턴 남부 항구에 대한 정책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쿠바 이주민 문제는 당시 텍사스가 이 문제의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이주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보수 정치인들은 미국-쿠바 간 공존의 담론을 제시하며 하바나를 거닐었다. 이들 중에는 리처드 루가 연방상원의원, 제프 플레이크 하원 의원, 톰 에머 하원 의원, 존 보너 전 하원 의장, 심지어 트럼프 정부의 경제 고문들까지 있었다. 트럼프는 쿠바의 부동산 등록부에 자신의 상업 회사 중 하나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 농산물 비즈니스 로비 단체의 쿠바 방문도 수년에 걸쳐 끊임없이 이루어졌으며, 공화당에 절대적인 호감을 가진 수많은 기업체 임원과 사업가가 이 단체를 이끌었다. 지금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조차도 이 단체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쿠바와의 경제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다.

 

쿠바의 테러 지원국 지정의 악영향과 쿠바 국민에게 최대 압박을 가하는 미국의 정책으로 인한 인적 피해를 객관적으로 보도한 언론 매체는 거의 없다. 이를 보도한 언론 중 하나는 미국 앵커 샤릴 앳키슨이 진행하는 인기 보수 쇼 “Full Measure”이다.

 

미국이 다른 주요 세계 강대국과 경쟁하고 있는 시기에 미국의 반(反)쿠바 정책은 미국의 국익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쿠바에 호전적인 태도를 취할수록 쿠바는 다른 국가들에게 재정적, 경제적으로 개방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국에 유리한 것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와 ​​코로나19 팬데믹의 재앙적 조합으로 쿠바 경제가 입은 막대한 피해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갔고 그가 적어도 집권 4년 동안 쿠바에 대한 최대 압박이라는 공화당의 의제를 유지하면서, 쿠바에 혁명 정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하바나에 발을 디딘 최초의 현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기다리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하지만 쿠바 문제 전문가인 윌리엄 레오그란데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희망을 걸지 않았다. 레오그란데는 최근 논문에서 쿠바 경제가 굶주리고 있지만 쿠바 정부는 견고하며 예상치 못한 붕괴나 붕괴의 위험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마드리드에서 미국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인 브라이언 니콜스가 한 연설과는 배치된다.

 

레오그란데는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과는 달리 쿠바는 결코 실패한 국가가 아니었고 지금도 실패한 국가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쿠바가 직면한 모든 경제적 어려움과 쿠바에 대한 전례 없는 “금수조치” 강화에도 불구하고 쿠바 정부는 단결하고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단결된 지배 엘리트와 충성스러운 군대가 있고, 조직적이고 효과적인 반대 세력이 없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쿠바에서 갑작스러운 정권 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2024년 트럼프 자신이 이끄는 보다 보수적인 행정부가 백악관에 자리를 잡고, 그 행정부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쿠바와의 관계 개선에 분명한 한계를 둠으로서 쿠바가 입을 경제적 손실이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미국인의 쿠바 여행을 계속 제한하고 빅브라더처럼 미국 시민의 사업적 이익에 간섭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모두 1960년 4월 채택된 Mallory 각서를  준수하기 위한 것이다.

 

쿠바에서 정권 교체에 대한 가장 큰 압력은 바로 가장 가까운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나오는데, 역설적이게도 플로리다 주는 쿠바와의 관계가 잘 작동하면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이다[28]. 플로리다 주지사 론 데산티스, 연방 상원의원 릭 스콧, 마르코 루비오가 이끄는 이 곳 출신 정치인들은 선거 이익을 위해 행동했으며, 쿠바와의 실용적인 관계가 미국과 미국 유권자의 최선의 이익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으로의 이주 물결에 쿠바 정부가 책임이 있다며 비난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의 새로운 화해 정책을 시행했을 때, 쿠바는 번영하고 있었고, 쿠바인들은 쿠바의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었으며, 쿠바인들의 미국으로의 이주는 심각한 수준은 결코 아니었다.

 

미국과 멕시코의 남부 국경을 가로지르는 불법 ​​이주를 통제하는 것은 미국 공화당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미국 보수파 정치인들이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촉진하고, 미국 시민들에게 쿠바로 여행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돌려주고, 쿠바에서 미국 사업가들이 절실히 필요한 돈을 벌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이 상황은 얼마나 더 나아질까요?

 

중미 국가의 경우 이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중남미 지역에 대한 미국의   보다 많은 투자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투자를 더욱 많이 할수록 중남미 지역 국가에는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지역 사람들은 굳이 미국 등으로 이주할 필요없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쿠바를 계속 압박하면 남미 지역의 이주 문제를 통제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일까요?

 

미국 기업으로 하여금 쿠바에 투자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미국 기업이 유럽 호텔 체인과 경쟁하게 하고, 또 쿠바 기업가의 재정 상황을 개선하게 해 새로운 쿠바 정부하에서 쿠바 기업들이 미국의 안보에는 위협이 되지 않으면서 보다 사업에서 성과를 올리게 해 주는 것이 보다 현명할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쿠바는 독립적이고 주권적인 국가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쿠바와의 관계에서 수년 동안 미국 제국의 역사적 전략적, 패권적 주장과는 맞지 않는다. 

 

미국을 기쁘게 하지 않는 쿠바와 공존의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남쪽에 위치한 남미 지역의 안정을 위해 중요할 것이다. 미국-쿠바 간 아무런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미국이 최근 백서에서 인정했듯이 양국 간  마약 범죄 퇴치에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있어서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법과 질서는 양국에서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진지함과 실용주의가 양국에 잘 맞아 떨어지면 미국-쿠바 간 관계 정상화도 가능하다고 믿고 싶다. 그런 예를 들자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미국 해군 기지 주변 지역에 대한 미국, 쿠바 양국의 조율된 행동이다. 관타나모 미국 해군 기지는 쿠바 정부가 수년 동안 불법적이고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해 온 오랜 Platt 협정에 의해 설치되었다. 

 

미국 국무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발표된 쿠바의 테러 지원국 지정은  지극히 정치적이고 납득되지 않는 조치로 미국-쿠바 간 관계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러한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미국이 해야 할 첫 번째 행동이다.

First published in :

World & New World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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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llermo Suar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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