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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그린란드를 취득해야 한다고 말해 큰 외교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또 그렇게 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확실히 배제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의 총리는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는 2019년 처음으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지만, 어떤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다.

트럼프가 이번에 그린란드를 차지하려는 어떤 시도를 실행할 실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차기 미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과 그가 국가 안보에 호소하는 것을 감안할 때, 미국의 지정학적 우선순위의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실제로 어떤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지 살펴볼 가치가 있다.

천연자원과 북극과 관련된 지정학적 분쟁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나는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그린란드의 가치는 광물, 군대 주둔, 북극 지정학, 그리고 잠재적 독립 가능성이라는 네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물 문제

그린란드의 가장 귀중한 천연자원은 국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잠재력을 지닌 광대한 광물 자원에 있다. 확인된 매장지에는 금과 백금과 같은 귀금속, 아연, 철, 구리, 니켈, 코발트, 우라늄과 같은 여러 비철금속, 그리고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프라세오디뮴을 포함한 희토류 원소가 포함된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지질조사국이 발표한 2023년 요약본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하가 계속 줄어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광물 매장지가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란드의 희토류 자원은 특히 중요하다. 희토류는 배터리, 태양광, 풍력 기술뿐만 아니라 군사적 응용 분야에도 필수적인 광물이다. 완전히 개발된다면, Kvanefjeld(그린란드어로 Kuannersuit) 우라늄과 희토류 매장지는 그린란드를 세계 최고의 광물 생산지 중 하나로 만들 것이다.

2010년대에 그린란드의 지도자들은 중국을 포함한 외국 광산 회사에게 그린란드의 광물에 대한 관심을 독려한 후, 마침내 호주 회사인 Energy Transition Minerals(이전 회사명 Greenland Minerals Ltd)과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회사 Shenghe Resources가 호주 Energy Transition Minerals의 주요 지분을 인수했을 때, 덴마크, 유럽 연합,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시장에서 세계적 지배력을 확대하고 유럽엔 공급을 줄이려 한다고 생각하여 위험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이 문제는 2021년 그린란드 의회가 모든 우라늄 채굴을 금지하면서 일단락되었고, Kvanefjeld 희토류 광산의 추가 개발은 일단 중단되었다. 같은 해 그린란드 정부는 석유 및 가스 관련 추가 활동도 금지했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광산 회사는 미래 어떤 정치적 결정으로 인해 자신의 투자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게 되었고 그 때문에 그린란드에 대한 투자를 회피했다.

중국에 대한 해외의 두려움

중국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적어도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그린란드 재무부 장관 겸 내무부 장관인 비투스 쿠야우키초크가 광산, 수력 발전, 항구 및 기타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의 China Communications Construction Company는 그린란드 수도인 Nuuk와 Ilulissat에 각각 하나씩 두 개의 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입찰에 참가했다.

또 다른 중국 회사인 General Nice Group은 그린란드 북동부에 있는 버려진 덴마크 해군 기지를 매수하겠다고 제안했고, 중국 과학 아카데미는 Nuuk근처에 영구적 연구 센터와 위성 지상국을 건설해 주겠다는 요청을 했다.

이러한 중국의 제안에 1기 트럼프 행정부는 불만이었고,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 섬에 상당한 규모의 공식적인 중국 시설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그린란드 정부에 설득하도록 덴마크에 압력을 가했다. 결국 덴마크와 그린란드 사람들은 중국의 그린란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거부하며 이를 따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에 대해 중국이 관심을 보이는 이면에는 숨겨진 중국의 상업적, 군사적 동기가 있다고 보았고, 바이든 행정부도 최근 다른 호주 광산 회사가 그린란드의 자산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도록 로비를 하면서 이러한 미국의 우려가 계속 표출되었다.

오랜 미국의 관심

미국은 1946년 그린란드 매입을 위해 덴마크에 1억 달러 상당의 금괴를 제시한 이후 안보적 차원에서 그린란드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왔다. 하지만 덴마크는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미국의 제안을 거절했고, 덴마크 외무장관은 “우리가 그들에게 빚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50년대 초 미국은 북극권에서 북쪽으로 750마일(약 1,200km) 떨어진 곳에Thule 공군 기지를 건설했다. 원래는 미사일 조기 경보 및 무선 통신 시설이었지만, 이 기지는 2020년 새로 창설된 미국 우주군으로 이관되었고, 2023년 Pituffik 우주 기지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미국의 최북단 군사 시설인 Pituffik은 미사일 경보, 방어 및 우주 감시, 위성 지휘 임무를 제공하기 위해 레이더와 그 추적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또한 이 기지는 북극에 초점을 맞춘 과학 연구를 주로 하지만, 미국과 동맹국 모두를 위해 북극 지역의 군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이 기지는 선박뿐만 아니라 항공 및 위성 위치도 추적할 수 있어 북극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중요성을 부여한다. 트럼프의 지지층 뿐만 아니라 미국의 외교 정책 수립자 대부분은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그린란드에 중국이 상당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북극의 지정학

그린란드는 지리적으로 북극해 항로와 북서항로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이 두 북극 운송로는 해빙이 줄어들면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50년경에는 북극해 항로가 북극해 중앙을 통과하여 그린란드의 동쪽 해안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북극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근거지인데, 러시아와 캐나다는 이러한 덴마크의 주장에 맞서 왔다.

국제법은 국제 해역에 대한 국가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데, 이러한 사실은 북극을 둘러싼 외교적 줄다리기를 끝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주권 문제는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다. 주권은 한 국가에 잠재적으로 상당한 양의 석유, 가스 및 희토류 자원에 대한 접근권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북극 해로에 대해 우월한 과학적, 군사적 접근 권한을 부여한다.

그러나 북극 소유권을 둘러싼 이러한 분쟁은 이 지역의 해상 영토를 둘러싼 지정학적 분쟁의 일부에 불과하다. 러시아가 광대한 북극 해안 지역을 군사화하려 하자 나토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에서 군사 훈련을 통해 이에 대응하였고, 중국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북극으로 진출하면서 쇄빙선과 연구 및 상업 프로젝트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여 여러 연구 기지를 출범시켰다.

중국 정부는 또한 그린란드에 항해, 어업, 상공 비행,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 투자 등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을 위한 것인가?

이러한 모든 요소는 미국-덴마크-그린란드 간 관계에 대한 현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트럼프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가 실제로 미국 군사력을 사용하여 그린란드를 차지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생각한다. 반면, 그가 덴마크에 대한 관세 형태의 강압적인 경제 정책을 사용하여 그린란드 매입 협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와 외부의 다른 외교 정책 결정권자들은 그린란드를 자국의 전략적, 경제적 렌즈를 통해 바라 본다. 하지만 이 섬에는 약 60,000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 중 90%가 원주민인 Inuit 족이다. 많은 원주민들은 자신의 영토에 대한 외국의 계획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실제 그린란드는 2008년에 국가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국민 투표를 실시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로부터 연간 5억 유로(5억 1,3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데, 경제적 독립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를 적극 모색했다.

그린란드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그린란드의 독립을 향한 그린란드 원주민들의 움직임과 함께 나타났는 데 이러한 중국의 관심은 북극 문제에 대해 적극 관여하겠다는 전략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중국은 그린란드가 독립하면 NATO와 유럽 연합으로 부터 덜 영향을 받을 것이고, 따라서 중국의 투자에 보다 개방적이고 적극적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의 최근 발언은 그린란드 총리인 Mute Egede 에게 2025년 그린란드의 완전한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독려함으로써 트럼프는 그의 목표와는 매우 다른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Mute Egede 총리는 “이제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우리는 식민지주의의 족쇄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