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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동맹의 약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유럽은 재무장을 선언했으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럽 연합(EU)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선 유럽 연합은 유럽에서 전개되는 역학 관계, 특히 방위력 증강을 위한 자금 조달과 관련된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분야에서 시작된 수많은 이니셔티브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럽 재무장 계획: 유럽은 유럽 연합 방위력 증강을 위한 자금 조달보다 개별 국가 자금 조달이 우선시 된다

유럽연합은 수년 동안 유럽의 방위 산업 기반을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역량을 개발했다. 2017년부터 유럽 연합 회원국 간 협력 방위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여기에는 유럽 방위 기금(EDF)과 곧 시작될 유럽 방위 산업 프로그램(EDIP)이 포함된다. 유럽 방위 산업 프로그램은 아직 협상 중이다.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가 관리하고 유럽연합의 일반 예산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이들 프로그램은 범위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지금까지 유럽 연합 회원국들은 유럽연합이 이 분야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꺼려해 왔으며, 이를 국가 주권의 문제로 여겼다.

그러나 변화하는 지정학적 환경,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에서의 미국과 러시아 간 화해는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유럽 공통 방위 정책을 통해 힘을 합침으로써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해야 할 시급성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유럽 국가들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유럽의 공동 방위를 위한 의사 결정과 관련해 개별 국가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면서 유럽의 공동 방위 부문 투자를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5년 3월 6일 회원국이 원하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이라는 계획을 제안했다. 즉, 국가 주권의 원칙과 함께 유럽의 공동 방위를 위해 행동할 필요성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유럽 재무장 계획은 유럽 방위 기금이나 미래의 유럽 방위 산업 프로그램와 같은 기존 유럽연합의 방위 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확대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에 대한 결정은 다음 년도의 재정 프레임워크(2028~2034)에 대한 협상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이 결정은 앞으로 몇 달 내에 내려질 것이다. 대신 유럽 재무장 계획은 어느 정도 개별 국가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각 개별 국가의 방위비 예산 증가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유럽 재무장 계획의 5가지 핵심 조치

이러한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는 5가지 핵심 조치를 제안했다.

 • 유럽연합 회원국이 위기 동안 적자와 부채 한도를 초과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정성 및 성장 협정의 예외 조항을 활성화한다. 이 제안에 따라 각 개별 국가는 이러한 지출이 국가 적자에 포함되지 않고도 방위비 예산을 GDP의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4년 동안 국방비 지출로 약 6,500억 유로를 창출할 수 있다.

 • 유럽연합에서 발행한 채권을 통해 1,500억 유로를 모금한 다음 저금리로 장기 상환 조건으로 회원국에 대출한다. 이 자금은 수요를 모으고 공동 조달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방공 시스템과 같은 유럽 전역의 군사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자금이 조달된 일부 군사 장비는 우크라이나로 보낼 수도 있다.

• 국방 투자를 위한 응집 기금 사용 촉진. 이와 관련하여 유럽연합 회원국은 국방에 사용할 응집 기금을 사용할지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사실, 이 기금은 유럽연합 회원국과 그 지역 기관이 지정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지만, 이후에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 민간 금융 기관이 유럽의 군수 산업을 지원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유럽 저축 및 투자 연합’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안은 유럽 연합 회원국이 꺼려하던 일이다.

 • 방위 자금 조달에서 유럽 투자 은행(EIB)의 역할 확대. 현재 유럽 투자 은행은 이중 용도(민간 및 군사) 프로젝트에만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이 제안은 군사 자금 조달에 대한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려고 한다. 이 문제는 수년간 논의되어 왔으며, 유럽 투자 은행 이사회는 회원국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권한이 없다.

역효과를 낳는 결과가 가져다 줄 위험

이러한 조치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유럽 방위를 강화할 수 있지만, 약화시킬 수도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 채택될 기술적 세부 사항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이 점을 이해하려면 유럽연합의 군비조치의 궁극적인 목적이 유럽 방위 산업 기반을 통합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가치가 있다. 유럽연합은 유럽인이 세계의 주요 강대국에 함께 맞설 수 있도록 방위 역량과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유럽 재무장 계획이 국가 간 조정이나 유럽연합의 공통된 전략 없이 단순히 개별 국가의 방위비 지출을 늘리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의도한 효과와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한 시나리오에서 각 국가는 고립된 상태에서 자체 방위 산업에 자금을 지원하여 유럽의 집단적 군사 역량을 강화하기보다는 분열과 중복되는 노력만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아직 해답을 기다리고 있는 어려운 질문들

유럽 재무장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채택될 기술 및 규제 세부 사항은 그것이 유럽의 방위 전략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사막의 모래에 물을 주려는 헛된 시도에 불과할지를 결정할 것이다. 몇 가지 논란이 되는 문제가 남아 있는데, 특히 안정성 및 성장 협정에서 제안된 면책 조항과 관련하여 그러하다. 이러한 논란이 되는 질문은 세 가지 주요 범주로 그룹화할 수 있다.

어떤 유형의 국방비가 한 국가의 적자 계산에서 면제될까? 유럽연합은 어떤 군사 지출이 그 국가의 적자 계산에서 제외되고 어떤 것이 여전히 계산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유럽 재무장 계획은 투자 지출(예: R&D, 인수)에만 면책 조항이 적용될까? 아니면 운영 비용(예: 급여, 훈련, 배치 비용)도 이 조항에 포함할까? 어떤 조건에서 국방비에 면책 조항이 적용될까? 유럽연합은 또한 국방비 지출이 적자 계산에서 고려되지 않는 조건을 정의해야 한다:

• 유럽연합 회원국은 유럽연합 내에서 우선순위로 지정된 장비에 투자해야 할까, 아니면 유럽연합 내에서의 조정 없이 원하는 대로 투자할 수 있을까?

• 유럽 전역의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투자해야 할까, 아니면 그렇게하지 않아도 될까?

• 유럽의 우선권과 자격 기준은 무엇인가? 이 돈을 유럽 장비를 생산하거나 구매하는 데 사용해야 할까, 아니면 해외에서도 장비를 조달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은 누가 결정할 것인가? 이러한 의사 결정권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는 어떤 군사 지출이 예외 대상인지를 결정하는 데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가질까?

•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는 유럽연합의 전략적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 특정 부문에 대한 지출을 거부할 권한이 있을까?

• 유럽연합이 지원하는 대출의 경우 이 자금을 조달할 프로젝트는 어떻게 선정될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유럽연합 내에서 시작해야 할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왜냐하면 유럽을 위한 공동 방위가 창설된 이래로 계속되어 온 정치적, 실존적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회원국은 어떤 수준의 통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나? 유럽연합과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원을 정사각형으로 만드는 일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