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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를 맞은 수단 내전은 또 다른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025년 3월, ‘Janjaweed’라고도 알려진 신속지원군(RSF)이 하르툼에서 철수하면서 대통령궁과 공항을 포기했다.

이번 신속지원군의 철수는 2023년 4월 신속지원군이 수도 하르툼을 습격했을 당시 자신이 거둔 승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하르툼의 함락은 이번 내전의 전환점이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수단의 정치적 혼란에 대한 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의 상황이 내전의 마지막 장(章)을 장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두 군부 세력 간 권력 다툼으로 시작된 수단 내전은 이제 더욱 심각한 갈등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심화되는 분열과 민간 무장 단체의 부상(浮上)이 두드러진다. 전국적으로 새로운 민병대가 등장하고 있으며, 그중 다수는 이전 내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간인들이 결성했다.

군은 민간인들의 전투 참여를 독려해 왔지만, 이제는 점점 더 많은 독립 무장 단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도시와 농촌 지역 모두에서 민간인들이 무장 투쟁에 나섰다.

어떤 이들은 압델 파타 알부르한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지도부의 요청에 응해 군과 함께 싸우며 지역 사회와 가족을 지키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약탈과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대를 결성했다. 또 어떤 이들은 독자적인 목적을 가지고 민병대에 가담했다.

이러한 단체들은 하나의 목표만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은 자위를 위해 싸우고, 어떤 이들은 정치적 권력을 위해, 어떤 이들은 수입과 부를 위해 싸운다. 또 어떤 이들은 민족 지배를 추구한다. 수단에는 56개 민족과 595개 하위 민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단 내전은 더욱 복잡하고 위험해진다. 분열은 보다 큰 분쟁 내에서 여러 개의 소규모 전쟁을 야기하고 있다.

신속 지원군이 하르툼을 잃은 이유

신속 지원군이 2년 전 수도 하르툼을 장악한 후 이번에는 하르툼에서 철수하게 된 주요 요인은 여러 가지이다:

 • 내부 분열: 부족 간의 충성심을 기반으로 결성된 신속 지원군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단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많은 세력이 헤메티(Hemedti)로 알려진 지도자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Mohamed Hamdan Dagalo)에게 소외감을 느꼈다.

 • 시민 저항: 신속 지원군의 잔혹 행위에 대한 의존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아, 그들을 지지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조차 소외시켰다. 통제력을 강화하는 대신, 신속 지원군은 민간인을 적으로 만들었다. 신속 지원군은 약탈, 대량 학살, 성폭력 등 테러 행위에 의존했다. 이러한 행위는 통제력을 얻는 대신,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본래 자기 방어를 위해 무기를 들었던 무장 민간인들은 신속 지원군에 대항하는 비공식적인 민병대 조직으로 변질되었다.

 • 외세의 개입: 이집트의 공습과 전술적 지원이 수단군이 하르툼을 점령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보도되고 있다. 또한, 터키제 바이락타르(Bayraktar) 무인기는 신속 지원군의 진지를 약화시켰다. 보급선이 끊기자 신속 지원군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하르툼은 신속 지원군에게 단순한 전장의 패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는 수단 내전 수행 방식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더 이상 군벌 간 투쟁이 아니라 수단 전역의 무장 민간인이 참여하는 전투로 변화되었다.

인도주의 단체, 분쟁 감시 단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수단 전역에서 활동하는 무장 단체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이러한 단체들은 격화되는 분쟁에 대응하여 결성되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무기 밀매와 지역 사회 동원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 수단의 엘게지라, 북다르푸르의 엘파셰르, 남코르도판의 알달랑, 북코르도판의 엘오베이드, 서코르도판의 바바누사, 그리고 하르툼과 같은 도시 지역에 지역 방위 부대가 창설되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신속 지원군으로 부터 주거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구성되었지만, 이후 자신들의 역할을 확대하여 수단군의 감독 없이 활동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부족 및 지역 민병대 또한 더욱 광범위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다르푸르와 코르도판에서 두드러졌다. 이 지역에서는 뿌리 깊은 민족 간, 정치적 갈등이 현재의 내전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일부 민병대는 군과 동맹을 맺었고, 다른 일부는 독립을 유지하며 영토 확보를 포함한 자체적인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다르푸르에서는 헤메티가 자신의 부족(리제이갓)을 편애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탈영이 발생했다. 신속 지원군 내부의 분열은 신속 지원군의 최근 패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부 전직 신속 지원군 전투원들은 자체 민병대를 결성했다. 신속 지원군은 결코 단일 세력이 아니었으며, 다갈로 가문과 리제이갓 엘리트가 주도하는 부족 연합이었다. 초기에는 금 수입으로 전투원들의 충성을 확보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내부 분열은 더욱 심화되었다.

또 다른 민족 연계 단체는 수단 북부 인민 해방 운동(Sudan People’s Liberation Movement-North)이다. 이 무장 단체는 남수단의 자원이 풍부한 코르도판과 청나일 지역 두 곳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 단체는 신속 지원군과 동맹을 맺고 자체 목표를 추진했는데, 이 목표는 이 지역의 자치권 확대와 수단의 이슬람주의 성향의 정권에 도전하는 세속적인 정치 체제 구축이다. 에리트레아와 같은 이웃 국가들의 지원을 받는 다른 민족 민병대들도 동부 수단에서 활동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슬람주의에 연계된 민병대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단체의 대표적인 예는 엘 바라 이븐 말리크 여단으로, 신속 지원군에 맞서 군대를 지원하는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오마르 알바시르 정권(1993-2019)의 잔당, 즉 해체된 인민 방위군과 관련이 되어 있다. 인민 방위군은 1980년대 중반 아랍 부족을 수호하고 군대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준군사 단체였고 알바시르 정권 하에서 번창했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 얼어날까?

신속 지원군이 하르툼에서 철수한 것은 수단군에게는 큰 승리이지만, 안정이 회복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수단은 이제 민간 단체에 의한 군사화의 증가라는 위험한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 무장세력을 억제하지 않으면, 이들은 진화하여 사실상 군벌이 운영하는 영토를 형성하고 지역 지휘관들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수단의 중앙 집권적 통치 전망을 어둡게 할 것이다.

민병대가 증가하고 명확한 정치적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수단은 내전 중인 세력들 간의 전쟁터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한편, 국제 중재자들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신속 지원군의 주요 후원자인 아랍에미리트는 헤메티에게 여전히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가 수단의 금 거래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