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macy
기로에 선 부켈레: 워싱턴인가, 베이징인가?

Image Source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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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Apr.17,2025
Apr.30, 2025
부켈레는 중국의 지원을 받아 자신의 권위주의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그 허가를 미국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엘살바도르 집권 여당인 ‘새로운 생각’(Nuevas Ideas)은 누에보 쿠스카틀란(Nuevo Cuscatlán)에 정치 교육 학교를 개교했다. 이 행사에는 엘살바도르의 펠릭스 우요아 부통령과 장옌후이 주 엘살바도르 중국 대사가 참석했다. 중앙아메리카 뉴스 포털인 Expediente Público에 따르면, 이 정치 교육 학교는 중국 공산당의 후원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요아 부통령과 ‘새로운 생각’당의 지도자이자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사촌인 자비에르 자블라 부켈레가 베이징을 방문하여 양국 정당 간 협력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중국이 서반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 초강대국인 중국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은 양국 정부 간 외교, 무역 관계, 또는 일대일로(BRI)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다양한 국제 사회의 협력 형태는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다.
체코의 중국 전문 싱크탱크인 시놉시스(Sinopsis)는 “다른 많은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의 외교는 중국 외교부(MoFA)의 관할권을 넘어서 공식적인 국가 간 외교를 초월해 이루어진다. […] 이러한 중국의 외교 시스템은 다양한 기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체적 외교라는 개념 하에 운영된다”고 지적한다.
중국 공산당의 배후
중남미 및 중국 언론에 따르면, 자블라 부켈레와 펠릭스 우요아는 2024년 4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ILD) 류젠차오 부장과 회동했다. 당시 부켈리주의자 대표들은 중국 공산당 간부학교와 협정을 체결하여 새로 개관할 ‘새로운 생각’당의 정치교육원에 대한 중국 후원을 확보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1951년 중국 공산당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의 다른 공산당 간 유대를 증진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1960년대 중-소 분쟁 이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유럽 사회민주당으로 부터 남반구의 해방 운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좌파 단체와의 관계 구축에 주력했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지도 아래,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세계 좌파 및 우파 정당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공화주의 제안(PRO)과 같은 중도우파 단체들은 2009년부터 중국 공산당과 관계를 유지해 왔다.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유지하면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 중국의 대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도구로 만들었다.
다양한 싱크탱크와 중국 외교 정책 학자들은 중국이 공산당 대외연락부 및 기타 기관을 통해 수행하는 ‘조용한 외교’에 주목해 왔다. 중국 통일전선공작부와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중국 외교부와 유사한 관료 조직으로 기능하지만 불투명한 비밀 활동을 수행하며 베이징으로부터의 자율권을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 기관들은 전 세계외교 정치 및 시민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중국 공산당과 연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외국 정치인들을 교육하여 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중국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탄자니아와 같은 국가에 교육 센터 건설을 장려해 왔다. 이러한 방식으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자국의 일당 독재 모델의 우월성이나 민주주의와 시민적 자유보다 개발의 우선성 등 중국의 소프트파워 담론을 확산할 뿐만 아니라, 중국을 대신하여 로비 활동을 할 수 있는 외국의 국가 기관, 내각, 의회 엘리트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중국의 ‘새로운 생각’당의 정치교육원 지원은 중국 공산당과 엘살바도르 집권당 간 협력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교육 프로그램은 권위주의적 노하우를 전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리나 베나브달라와 크리스틴 하케네쉬와 같은 연구자들은 중국 공산당이 외국 엘리트들에게 중국의 통치 모델을 홍보한다고 지적한다. 이 권위주의적 모델은 대량 감시 기술, 개인 정보 저장, 인터넷 검열에 기반하며, 주로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이 제공한다. 이러한 관행은 공공 안보와 내부 안정을 강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실제로는 국가 통제를 강화하고 이러한 모델 도입국의 시민의 자유를 제한한다.
부켈레주의의 역설
엘살바도르 집권당인 ‘새로운 생각’과 중국 공산당 산 연계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이념적 성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불과 몇 주 전, 이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엘살바도르에서 만나 루비오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이민 관련 협정을 체결했다. 루비오와의 만남이 엘살바도르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지역 파트너 중 하나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였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미국의 주요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과의 정치적 협력이 확대되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편으로는 엘살바도르 집권당이 중국 공산당과의 동맹을 모색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새로운 생각’당의 정치 교육원 개원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권위주의적 협력의 또 다른 사례이다. 이것은 억압과 통제에 정통한 한 정권이 비슷한 목표를 가진 다른 정권에게 지식과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이 지역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관찰되었는데, 이들 중남미 국가들은 서로 협력하고 러시아, 이란, 중국과 같은 독재 국가들과도 협력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자칭 사회주의 정권과 보수정치행동협의회(CPAC)와 연계된 또 다른 정권이 이념적 차이를 넘어 협력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는 21세기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특징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다양한 정당과 교류하고 다양한 정부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실용주의를 절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시대의 핵심적 특징, 즉 좌파와 우파 간 분열이 약화되고 그러한 가운데 민주주의와 독재 국가 간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는 모습을 반영한다.
반면, 중국 공산당의 일부 시각이 부켈레 대통령의 정치적 의제와 일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생각’당 간부들의 세뇌는 트럼프에게는 용납될 수도 있다. 남중국해나 그린란드와 같은 곳에 대한 강대국의 영향력을 보장하는 다극적 질서 추구, 그리고 중국의 “전체 민주주의”나 견제와 균형이 없는 단일 행정부 같은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 모델 장려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는(Make America Great Again) 트럼프의 정책에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부켈레는 베이징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권위주의적 프로젝트를 심화시킬 수 있는 청신호를 미국으로부터 받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중국이 엘살바도르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민 관리나 중요 인프라 통제 등)에 개입하지 않는 한, 제47대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서반구에서의 중국의 소프트파워 영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별다른 불만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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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ésar Eduardo Santos는 Expediente Abierto 센터(www.expedienteabierto.org)의 연구원이다.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중국과 러시아의 권위주의적 영향력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그는 "새로운 도전? 반자유주의의 부상에 대한 이론적 연구"(Traveler, 2023)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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