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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 Security

진로 변경인가, 연속성 추구인가? 기로에 선 캄보디아

기울어진 지도에 초점을 맞춘 캄보디아.

Image Source : Shutterstock

by Григорий Кучеренко

First Published in: Apr.16,2025

Apr.30, 2025

2024년 12월, 캄보디아는 외교 정책 추진에서 중요한 전환점에 도달했다.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캄보디아에 순찰선 몇 척을 인도했다. 이는 양국 간 안보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2025년 4월, 일본은 캄보디아의 전략적 요충지인 리암 해군기지에 대한 접근을 허용받은 최초의 외국 국가가 되면서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 해군 시설은 2022년부터 중국이 개량해 사용해 왔다. 불과 몇 달 내 발생한 이러한 사건들은 오랫동안 중국에 의존해 온 캄보디아가 대외 협력 관계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해군 기지 현대화를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이 함정을 캄보디아에 인도한 것은 단순한 일본의 우호적인 행동이 아니다. 이는 캄보디아가 강대국 간 경쟁을 이용하여 자국의 안보와 독립을 강화하려는 현명한 행보이다. 하지만 캄보디아가 강대국들의 이익의 틈바구니에서 이익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과연 자국 주권을 수호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러한 다중적 파트너십이라는 개념은 중국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는 환상에 불과한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인도차이나 지역 안보의 미래를 가늠하게 할 수 있다.

 

2023년 8월, 훈 마넷은 거의 40년간 집권했던 아버지 훈 센을 대신하여 캄보디아의 신임 총리가 되었다. 아버지와 달리 훈 마넷은 서구 교육을 받았다. 그는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러한 그의 배경은 서구 외교관들에게 캄보디아의 외교 정책이 서구의 가치에 보다 가까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훈 마넷 총리는 첫 주요 외교 정책 성명에서 캄보디아는 중립 의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외교 관계를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이러한 희망은 부분적으로 실현되었다.

 

캄보디아가 서구 분석가들에게 오랫동안 친중(親中) 국가로 인식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훈 마넷의 입장은 특히 중요했다. 수년간 캄보디아 엘리트들은 국제 무대에서 중국에 대한 지지를 꾸준히 표명해 왔으며, 그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투자와 인프라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캄보디아의 행보는 캄보디아와 주변국 간의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했는데, 캄보디아가 1999년부터 회원국으로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 관계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지적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남중국해 영토 분쟁을 둘러싼 불화이다.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들이 아세안을 발판 삼아 중국에 압력을 가하려 하자, 캄보디아는 이에 반대하며 2024년 가을 아세안의 공동성명 채택을 사실상 저지했다. 이는 아세안 45년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었다.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캄보디아 엘리트들은 냉전 시대에는 전통적으로 비동맹 정책을, 그 이후에는 외교에 있어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훈센 전 총리는 캄보디아가 중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와의 관계를 추구하며, 이것이 개발도상국에게 가장 이로운 외교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캄보디아의 긴밀한 파트너 중에는 일본이 있다. 일본은 이 지역에서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최대 경제 공여국 중 하나이다. 하지만 훈센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깨뜨릴 수 없다”고 표현하며 외부의 비판을 일관되게 거부하고, 캄보디아와 중국 간 관계 심화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했다.

 

2024년 12월 상반기, 캄보디아와 일본은 일본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FOIP)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군용 순찰선을 캄보디아로 이전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캄보디아는 이러한 지원을 받은 최초의 아세안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중국에 등을 돌릴 의사가 전혀 없다. 캄보디아 외교 정책의 근간이 되는 중립 원칙은 일본과의 파트너십이 중국과의 우호 관계와 상충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이 둘의 결합은 캄보디아의 다면적 외교 전략을 반영하며, 캄보디아가 다양한 파트너와의 관계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든다.

 

이러한 캄보디아의 접근 방식은 여러 요인에 의해 뒷받침된다. 첫째, 훈 마넷 총리는 “법치, 상호 존중, 그리고 유엔 헌장 원칙 준수에 기반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외교 정책”에 대한 의지를 거듭 천명해 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외교 정책은 “국익 증진, 기존 우호 관계 강화, 그리고 더욱 굳건한 유대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둘째, 캄보디아는 ‘캄보디아-호주 간 회복력 있는 경제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CAPRED)을 통해 호주, 미국, 일본, 그리고 물론 중국을 포함한 모든 공여국으로부터 꾸준히 원조를 받고 있다. 

 

2023년, 일본과 수교 70주년을 맞아 캄보디아는 양국 간 협력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를 통해 일본은 캄보디아의 전략적 동맹국으로 편입되었다. 이러한 동맹 관계는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만이 유지해 온 것으로, 기본적 외교 관계와 표준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다.

 

중국은 2007년 원조 규모에서 일본을 앞지르기는 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캄보디아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1994년부터 2021년까지 일본은 캄보디아에 총 31억 달러 규모의 210건의 투자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2024년 일본과 캄보디아 간 무역 규모는 409억 4천만 달러에 달해 일본은 캄보디아의 5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 되었다. 이러한 탄탄한 양국 간 경제 협력은 캄보디아에 대한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캄보디아가 특정 파트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지양하고 국제 관계를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일본이 최근 캄보디아에 순찰선을 인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는 중국과 가장 긴밀한 군사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과 캄보디아는 “골든 드래곤”이라는 이름으로 6차례의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했으며, 이 훈련이 진행될 때마다 병력, 무기, 군사 장비의 규모가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전 세계적인 위협 속에서도 캄보디아는 4차 군사 훈련을 진행했으며, 이 훈련에는 2016년보다 10배 증가한 약 3,000명의 병력이 참여했다. 또한 이 훈련에는 수십 대의 전투 헬리콥터, 장갑차, 다양한 수송 자산이 포함되었다. 중국의 이러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은 캄보디아가 자국 군을 강화하는 데 있어 중국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캄보디아는 미국과 7년간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해 왔지만, 2017년 총선 일정을 이유로 이를 중단했다. 그러나 2024년 6월, 훈센 총리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간 회담에서 캄보디아는 미국과의 군사 협력 재개를 발표했다. 더 나아가 미국은 캄보디아와의 합동 군사 훈련을 재개할 뿐만 아니라 미국 육군사관학교에 캄보디아 생도들의 훈련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주목하는 주요 논쟁 거리는 캄보디아에 건설 중인 중국의 레암 해군기지이다. 캄보디아는 해당 시설이 캄보디아 왕립 해군 전용 시설이라고 거듭 주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논쟁은 사그라 들지 않는다. 이 해군 기지 개발에 대한 소문은 2018년에 처음 제기되었고, 그 결과 프놈펜과 워싱턴 간 긴장이 고조되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은 캄보디아가 자국 영토에 중국군을 주둔시키려 한다는 공식적인 비난을 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고, 미국 관리들은 우려를 표하는 그런 외교적 메시지에만 국한하여 대응했다. 2018년 8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는 캄보디아가 해당 기지를 자국 해군만 사용할 것이라는 약속을 신뢰한다고 밝히며, 캄보디아의 “국권 수호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2024년 12월 초, 미 해군 함정이 8년 만에 캄보디아에 기항했다. 이는 미국이 캄보디아의 인권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장기간 경색되었던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였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이번 미 해군 함정 방문이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양국 간 “우호 관계를 강화, 확대하며 양자 협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최근 몇 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무대가 되었으며, 이는 캄보디아의 안보 환경과 외교 정책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이 지역에서 점점 더 가시화되면서, 캄보디아를 포함한 소규모 국가들은 독립과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캄보디아는 자국 국방력을 강화하고 국제 파트너십을 다각화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이는 일본과의 군함 이전 협정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캄보디아의 움직임은 일본과의 양자 관계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가 지역 안보 문제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캄보디아의 행보는 캄보디아가 경쟁하는 세계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중국과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캄보디아의 전통적인 파트너 중 하나인 러시아는 캄보디아와의 외교적 교류를 강화하고 국방, 안보, 군사 기술 협력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이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캄보디아는 대외 관계의 균형을 맞추고 강대국들 사이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예정이며, 반면 러시아는 캄보디아와의 관계를 심화할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서방 세력의 지역 내 영향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First published in :

Russian Internacional Affairs Council (RI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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Григорий Кучеренко

Григорий Кучеренко는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프리마코프 세계 경제 및 국제 관계 연구소(IMEMO)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도전 부문" 연구소 하급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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