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macy
대리전과 침묵의 파트너: 파할감 테러는 인도-중국 간 관계 안정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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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May.16,2025
Jun.09, 2025
본 논문은 2025년 5월 16일 The Institute for Security & Developement Policy 웹사이트에 ‘이슈 및 정책 브리핑’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2025년 4월에 일어난 파할감 테러 공격은 남아시아의 변화하는 안보 체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기록한 사건이었다. 인도-파키스탄 간 분쟁이라는 이분법이 여전히 글로벌 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신두르 작전 개시 이후 드러난 중국의 모호한 태도는 더욱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본 이슈 브리핑은 중국의 침묵, 이러한 침묵이 중국-인도 관계에 대해 의미하는 함의 그리고 파키스탄의 전략적 계산에 대한 중국의 동조적 태도를 평가한다. 이 브리핑은 또한 풀와마, 발라콧, 우리(Uri)와 같은 과거의 위기 사례를 바탕으로 중국의 선택적 중립적 태도, 중국의 파키스탄에 대한 보호, 그리고 주요한 지역 안정화 세력으로서의 중국에 대한 신뢰도 약화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중국 언론의 서사(敍事)와 공식 성명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이 브리핑은 중국이 남아시아 지역 안정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또는 그럴 의향이 있는지 비판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이 브리핑은 인도가 전략적 가정과 서사적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중국은 그럴듯한 부인과 거래적 외교를 통해 이 지역의 불안정성을 계속해서 조장, 조종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2025년 4월 22일 파할감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으로 인도인 25명과 네팔인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테러는 남아시아의 오랜 국경 간 무력 충돌의 역사에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인도-파키스탄이라는 이분법적 틀 내에서만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도가 국경통제선(LoC) 너머의 테러 인프라를 겨냥한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을 때, 이 작전에 대한 중국의 침묵은 이 지역의 안보 구조에 보다 큰 파장을 예고했다.
카슈미르는 오랫동안 인도-파키스탄 간 적대 행위가 빈빈히 일어난 시련의 장소였지만,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카슈미르 무장 단체 ‘저항 전선(TRF)’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파할감 테러 공격은 이전에 일어난 위기들보다 훨씬 더 복잡한 지역적 맥락에서 발생했다. 2019년 발라콧 작전을 연상시키는 신두르 작전을 통한 인도의 신속한 군사 대응은 인도의 군사 행동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넘어 중국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보다 다층적인 지정학적 상황하에서 이루어졌다. 중국은 인도의 신두르 작전을 “유감스러운”행동이라는 평범한 성명을 발표했지만, 파키스탄이 지원하는 테러 단체의 공격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핵심적인 도발, 즉 파키스탄 무장 테러 조직이 인도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회피함으로써 중국은 파키스탄과 인도와의 관계에서 중국의 전략적 계산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낳았다.
인도는 신두르 작전 이후 “파키스탄 군부가 이를 존중하는 한 긴장 완화에 전념할 것”이라는 의지를 계속해서 강조했다. 그러나 5월 8일에서 9일 사이 파키스탄은 인도 군 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세로 대응했고, 이에 대해 인도는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해졌다. 5월 10일, 파키스탄은 보복적인 긴장 고조 작전을 ‘부냔 마르수스 작전’(Operation Bunyan Marsoos)이라고 명명했다. 이 작전은 같은 날 오후 인도와 파키스탄 간 휴전 협정이 체결되면서 갑작스럽게 중단되었다. 휴전 발표 직후 파키스탄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이 협정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보복적 공세가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침묵과 전략적 대응이었다. 5월 9일 파키스탄의 긴장 고조 공세 이후, 중국 외교부는 정례 기자 브리핑에서 인도-파키스탄 간 갈등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양국 간 휴전 소식에 대한 답변에서도 중국 외교부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휴전을 “더욱 공고히 하고 확대”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중국이 인도와 거리를 두면서도 겉으로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중국-인도 간 관계 정상화에 대한 중국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양국이 실제 국경 통제선(LAC)을 따라 전술적인 병력 철수를 시도할 수 있지만, 파할감 테러 사건은 여전히 깊은 전략적 불신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는 이 지역에서 대테러 군사 활동을 전개하면서 종종 외교적 지뢰밭을 헤쳐나가야 했는데, 특히 국제 사회가 인도의 안보 우려를 지지하지 않을 때 더욱 그러했다. 발라콧 사건 이후에도 중국은 다자간 포럼에서 인도의 행동을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파키스탄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행동을 보였다. 본 보고서 후반부에서 자세히 다룰 이러한 갈등 요인들은 중국의 일관된 행태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파할감 사건 이후 더욱 심화되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특별히 차별화하는 것은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배경 때문이다.
따라서 파할감 사건은 남아시아 지정학에서 중국의 전략적 태도를 살펴볼 수 있는 강력한 프리즘으로 부상한다. 신두르 작전 이후 중국이 취한 태도는 중국의 신뢰성과 2020년 갈완 충돌 이후 회복되고 있는 인도-중국 간 관계의 미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본질적으로 파할감 테러 사건은 중국이 남아시아에서 지역 안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규범적 신뢰성을 저해하는 오랜 지정학적 충성심에 여전히 매여 있는지를 잘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이다.
중국의 계산된 모호성과 전략적 헤징
파할감 테러 공격에 대한 중국의 첫 반응은 예상대로 중립적인 것으로 보였다.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무장 단체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한다는 모호한 중립적 입장을 반복했고, 이어 중국은 이번 공격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러한 중국의 모호한 입장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테러 문제에 관련해 국제 사회의 압력으로부터 파키스탄을 보호해 왔다. 예를 들어, 2023년 중국은 뭄바이 테러 사건에 연루된 라슈카르에타이바(Lashkar-e-Taiba) 사령관 사지드 미르(Sajid Mir)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명단 제출을 거부했다. 이러한 중국의 행동은 단순히 나온 것이 아니라, 파키스탄이 남아시아에서 중국의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파트너라는 보다 큰 계산 가운데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중국-파키스탄 간 협력 관계는 지정학적, 지경제적 요인 모두에 의해 주도된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전천후 파트너로서, 인도에 대한 견제용으로 중요하고, 더욱이 일대일로(BRI)의 서부 전선과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의 안보에서도 매우 중요한 핵심 국가이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은 일대일로의 핵심 요소로, 불안정한 길기트-발티스탄 지역과 인도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이 점령한 카슈미르 지역을 관통한다. 이들 지역의 안정은 중국의 소위 ‘서부 개척’ 전략에 핵심적인 요소이다. 인도를 겨냥한 국경지역 테러가 발생하더라도 이 지역의 현상 유지를 위한 중국의 기득권은 보장된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중국과 파키스탄 간 암묵적인 상호 이익이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중국은 파키스탄과 연계된 이슬람 무장 단체를 규탄하지 않는다. 이러한 양국 간 무언의 거래적 협정은 양국이 각자의 대내외 안보 문제에 대해 서로를 보호하고, 상호 강화하는 침묵의 축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양국 간 협력의 축은 외교적 연출을 통해 드러난다. 예를 들어, 2020년 갈완 밸리 충돌 당시 파키스탄은 전 세계가 긴장 완화를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 반대로, 인도-파키스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중립적 태도를 취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친파키스탄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2016년 열린 (Uri)지역 공격 당시 중국은 신중한 침묵을 유지하면서도 은근히 양국 간 자제를 촉구했다. 2019년 인도가 잠무 카슈미르에 특별 지위를 부여하는 370조를 철회하려 했을 때, 중국은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지지했다. 더욱이 2019년 풀와마 공격 이후 중국은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자이쉬-에-모하마드 지도자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267호에 따라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기를 거부했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은 두 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인도가 여러 분쟁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 주체로 프레임화하려는 지역적 상상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발라콧 전투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관영 언론이 파키스탄의 입장을 자세히 전달하는 것처럼, 파키스탄에 대해 공공연하게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동조하는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프레임화를 통해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인도에 대한 적대적 입장을 드러낼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이 인도의 대테러 군사 임무를 비대칭적 위협에 대한 인도의 정당한 대응이 아니라 더욱 광범위한 공세적 행태의 일부라고 주장함으로써 인도의 정당성을 훼손한다는 점이다. 파할감 테러 사건은 이러한 중국의 행동 패턴을 더욱 강화했다.
중국-인도 관계 정상화의 구조적 한계 - 그리고 중국을 지역 안정화 주체로 보는 시각
2020년 갈완 계곡 충돌과 2024년 10월 국경 협정 체결 이후 인도와 중국은 군사적 긴장 완화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었지만, 파할감 테러 사건은 이러한 양국 간 해빙 무드의 한계를 드러낸다. 중국이 파키스탄의 도발을 인정하지 않거나, 심지어 신두르 작전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국경 간 폭력 사태를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은 중국과 파키스탄의 전략적 동맹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중국이 보여주는 지속적인 모호성은 인도-중국 관계의 “재설정”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한다. 또한 이러한 중국의 모호한 태도는 중국의 국가 담론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보여주는데, 그러한 입장은 인도의 작전 통제선(LoC)과 실제 통제선(LAC)을 넘나드는 도발 행위가 지역 불안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로 제시된다. 그 결과 이러한 행동에서 중국의 수사(修辭)적 교묘함이 잘 드러난다. 중국은 인도의 대테러 노력을 모험주의로 포장하면서도 교묘히 중립적 발언을 구사한다. 인도는 중국의 국내 안보 정책에 대해선 미묘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인도의 신중한 접근 방식은 위구르 문제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인도는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비판하지 않았다. 인도의 의도는 히말라야 국경 지역에서 긴장이 유지되는 가운데 중국과의 추가적인 갈등 고조를 막고자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인도의 신중한 태도는 파키스탄이 지원하는 테러리즘에 대해 중국의 비판적 입장을 이끌어내지 못하게 했고, 카슈미르에 대한 중국의 입장도 완화하지 못하게 했다. 인도는 히말라야 전선에서 중국과 파키스탄의 전략적 제휴가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양국 간 제휴는 단명했던 히말라야 쿼드 작전에서 잠깐 선 보인적이 있다.
현재 중국 소셜 미디어와 국영 언론에서 유포되고 있는 주요 의혹 중 하나는 파키스탄 공군이 인도 항공기를 격추했다는 주장이다. 인도의 “라팔 전투기 3대, 미그-29 전투기 1대, 수호이-30 전투기 1대, 헤론 무인기 1대”가 격추되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인도는 이러한 손실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주요 국방 파트너 국가로 부상하여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파키스탄이 수입하는 무기의 약 81%를 공급했다. 이러한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은 파키스탄이 중국산 J-10C 전투기와 PL-15 공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최근 의 군사 교류 상황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첨단 항공 전자 장비와 레이더 시스템을 탑재한 4.5세대 전투기인 J-10C은 파키스탄의 공중 방어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를 디스크로 기념하고 있다. 중국의 파키스탄 무기 지원은 SH-15 155mm 트럭 탑재 곡사포와 같은 포병 체계와 실제 국경 통제선를 따라 설치된 첨단 레이더 시설까지로 확대된다. 더욱이2025년 2월 중국이 파키스탄의 다국적 해군 훈련인 AMAN에 참여하면서 인도양으로 그 협력 범위가 확대되었다. 이렇게 심화된 양국 간 군사 협력은 파키스탄의 방위력 강화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잘 드러내고 있으며 결국 남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5월 9일, 파키스탄이 인도의 신두르 작전에 대응하던 중, 중국은 티베트에서 트럭 탑재 포병과 장거리 로켓을 이용한 실사격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영토 내에서 실시되었지만, 이 훈련이 인도의 위기 상황과 시간적으로 근접한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있다는 점에서 인도 안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전역에 중요한 간선 도로인 G219 고속도로를 따라 중국군의 병참 활동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동활동은 우연한 일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는 의도적으로 전략적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2020년 4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이어진 중국-인도 간 국경 대치의 역사를 고려할 때, 최근에 전개된 사태 발전은 중국이 군사 훈련을 자신의 압박 외교 수단으로 계속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훈련이 실시된 시점은 중국이 인도-파키스탄 간 갈등 격화를 단순히 방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도 북부 전선에 적극적으로 압력을 가하여 양국의 전선에 딜레마를 야기하려 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중국의 국제 정치에 대한 접근 방식은 선택적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에게 유리할 때는 국제 규칙, 규범을 준수하고 위협할 때는 이를 방해한다. 이는 인도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즉, 이러한 전략적 습관이 든 중국이 과연 규칙 기반의 지역 및 국제 질서 구축에 협력할 수 있을까? 파할감 테러 사건에 대한 중국의 침묵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이익이 걸려 있을 때에는 일관된 규범적 기준을 적용하기를 꺼리는 하는 의도를 잘 반영한다. 따라서 인도는 중국의 전술적 침묵 뿐만 아니라 전략적 모순에 종종 직면하게 되는데, 이는 이 지역의 안보 구조를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또한 중국이 서아시아에서 스스로 구축하고자 하는 지역 안정화 주체 또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것은 중국은 자신의 국가 이익에 너무 경도된 편향적인 지역 갈등 접근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화해를 중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위한 제안을 하는 등 세계 분쟁 지역에서 중재자 역할을 점점 더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남아시아에서는 이러한 “안정 추구자”라는 중국의 정체성이 연출된것처럼 보인다. 파키스탄에 대한 비판을 거부하는 중국의 태도는 중립적 행위자로서의 중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 중국이 지역 평화보다 지정학적 이익을 우선시할 때, “공동 미래 공동체” 구축이라는 중국의 서사(敍事)는 공허하게 들린다. 이와 관련하여, 인도가 중국의 강대국 지위를 언급하는 것은 물질적 역량 뿐만 아니라 테러리즘에 대한 국제 규범을 수호하려는 의지도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려 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파할감 테러 사건 이후 인도는 유럽과 아시아의 중견국으로 부터 시민사회 행위 주체 및 다자 기구에 이르기까지 국제 규범 기업가와 학자들과의 관계를 심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도는 G20과 브릭스와 같은 다자 포럼에서 중국의 리더십을 더욱 효과적으로 공략하여 남아시아 지역 안보 논의를 재정립해야 한다. 중국이 책임 있는 이해관계로 인정받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도록 도전받아야 한다.
상하이 협력 기구(SCO)와 같이 지역의 비전통적 안보에 초점을 맞춰 온 포럼에서 중국의 편향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인도가 파키스탄의 테러 연계를 부각시키려는 노력을 중국이 방해하면서도, 정작 자국의 의제에 부합하는 대테러 협력은 증진하려 하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의 지역 대테러 기구(RATS)는 중국이 정의하는 위협에 부합하는, 특히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관련된 극단주의적 단체의 위협에 점점 더 집중하는 반면,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초국가적 이슬람 무장 세력에 대한 인도의 우려는 외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아시아의, 아시아인을 위한 아시아”라는 개념은 파키스탄만을 보호하며 지역 대테러 활동에 대한 합의를 저해한다는 점에서 위선적으로 보인다.
다자 외교를 넘어, 중국이 인도의 입장을 지지하기를 꺼리는 태도는 비공식적인 채널로까지 확대되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토와 정체성을 놓고 물리적, 상징적 전쟁을 벌이는 동안, 중국은 파키스탄의 조력자이자 방화벽 역할을 배후에서 수행한다. 비공식적인 논의에서 중국 측 관계자들은 민간인을 보호하는 국가와 비국가적 테러 행위자를 지원하는 국가를 구분하지 않고 인도와 파키스탄 양측 모두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였다. 이러한 중국의 잘못된 해석은 중국에 대한 인도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진정한 지역 협력의 여지를 제한한다.
대응에서 전략으로: 인도는 중국의 침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인도의 최근 역사는 전술적으로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호성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던 위기들로 점철되어 있다. 예를 들어, 1999년 카르길 전쟁 이후, 인도는 이 지역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성공적으로 회복했지만 파키스탄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촉구하는 데는 실패했다. 마찬가지로, 2017년 중국과의 도클람 대치는 중국의 철수로 끝났지만, 보다 광범위한 전략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2020년 갈완 충돌조차도 비극적인 대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지지 확보나 담론 형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러한 사건들을 하나로 묶어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나타난다. 인도는 조율된 대응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반면, 양측 모두 지속적으로 국제적 압력의 부재 상황을 적극 활용한다. 파할감 테러 공격은 인도가 군사적 측면 뿐만 아니라 외교적 신호, 규범적 입장, 동맹 형성 등 대응에서 전략적 범위를 확대하지 않는 한 이러한 패턴을 반복할 위험이 있다.
인도가 직면한 과제는 파키스탄과의 분쟁에서 나타나는 폭력의 비대칭성 문제뿐만 아니라, 다자간 공간에서의 담론과 지지에서 나타나는 비대칭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인도가 유엔 포럼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문제에 침묵하는 등 중국 내정 문제에 대해 자제하는 모습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카슈미르나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테러 단체의 행동에 대해 어떠한 상호적 유연성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러한 전략적 상호주의의 부재는 전술적 협력과 전략적 불신 사이의 간극을 더욱 벌리고 있다. 또한 중국이 지역 안정자로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는 거듭된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 약속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전략적 주장 및 영토 주장, 특히 카슈미르에 대한 주장에 구조적으로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인도-파키스탄 분쟁에서 정직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경제적 측면은 이 지역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파키스탄이 관할 하는 지역을 통과하는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는 카슈미르의 정치 및 안보적 현상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가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려는 시도는 파키스탄의 영토 주장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물리적 투자까지 위협한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외교관들은 카슈미르에 대한 인도의 온건한 입장조차 지지하지 않았다. 중국 관리들은 비공식 외교에서도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파키스탄에 테러 네트워크를 해체하라는 압력을 가하는 것은 삼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선택적 중립성으로 인해 인도는 베이징의 의도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앞으로 인도의 외교/국방 정책 입안자들은 중국의 카슈미르에 대한 입장과 티베트 및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대한 인도의 입장 사이에 더욱 적극적인 연계를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가 커지면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될 위험이 있지만, 중국의 선택적 중립을 저지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인도는 히말라야 지역에서 중국과 파키스탄의 협력이 전술적인 측면보다 더욱 공고해지는 전략적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이 잠무 카슈미르를 계속해서 “분쟁 지역”으로 주장한다면, 인도 정책 입안자들은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같은 지역에서 중국의 내부 식민주의에 대한 담론을 고조시키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인도의 입장 변화는 더욱 심각한 소외감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다자간 공간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담론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잠무 카슈미르에 대한 중국의 향후 입장을 예측해 보면 중국의 입장 변화보다는 지속성이 계속 추구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이 중국의 비전에서 핵심 의제로 남아 있는 한, 중국은 파키스탄의 관할 지역에 대한 법적 또는 전략적 통제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인도가 영토적 현상 변경을 추진하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할 것이다. 파할감 테러 사건이 양국 간 제한적인 비공식 외교를 촉진시킬지는 모르지만, 이 지역에서 중국의 근본적인 동기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문제는 파할감 테러 공격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단순히 중국의 대(對)남아시아 정책의 기존 패턴을 그대로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전환점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불편한 현실을 재확인시켜 준다. 중국의 반(反)테러 정책은 주로 내적 지향적이며 지역 평화 구축이 아닌 중국의 국가 주권 논리에 따라 정의된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한 테러는 중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되어 대규모 감시, 재교육 수용소, 그리고 초국가적 정보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파키스탄에서 발원해 인도를 겨냥하는 테러리즘은 외교적으로 지역 내 문제로 갇히게 되어 뉴델리와 이슬라마바드 간의 양자 간 문제, 또는 보다 은밀하게 인도의 공세에 대한 파키스타인의 견제 도구로 취급된다.
파할감 테러 공격 사건 이후, 인도의 정책 결정자들은 어렵지만 필연적으로 덩책 재조정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인도는 오랫동안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해 왔지만, 이러한 원칙이 이중 잣대에 직면한 전략적 침묵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인도는 영토 보전 뿐만 아니라 규범적 일관성 측면에서도 국제 포럼에서 자국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인도의 장기 전략에는 중국의 영향력을 상쇄하는 방식으로 인도의 외교 파트너십을 다각화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여기에는 국경 간 테러리즘과 다자 기구 내 권위주의적 영향력에 대한 인도의 우려를 공유하는 지역 및 역외 행위 주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포함된다. 쿼드(Quad)와 같은 소규모 다자회담의 격상과 유럽 및 동남아시아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은 인도가 중국의 기동성을 제한하는 새로운 연합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중국의 현재 인센티브는 인도가 노선을 변경할 이유를 거의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이 지정학적, 경제적 으로 중국의 우선순위로 남아 있고 파키스탄이 중국의 완충지대이자 파트너 역할을 하는 한, 중국은 파키스탄의 위법 행위를 계속해서 축소할 것이다. 파할감 테러 사건 이후 인도의 비공식 외교는 중국이 현재의 남아시아 정책을 뒷받침하는 비용-편익 계산을 다시 산정하지 않는 한 의미 있는 재균형을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파할감 테러 공격은 단순한 인도-파키스탄 간 위기가 아니다. 이 사건은 중국을 남아시아 안보 역학의 그늘에서 끌어내 전면에 내세우는 지역 화약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건이다. 중국의 전략적, 의도적, 그리고 명백한 침묵은 중국이 아직 이 지역의 안정화 세력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중국은 위험을 분산하고, 거래적 동맹을 고수하며, 파키스탄을 소외시킬 수 있는 테러에 대한 규범적 입장을 회피하고 있다.
인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군사적 준비 이상의 것을 포함할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지역 위기에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한 전략적 가정을 재조정해야 한다. 파할감 테러 공격이 중국의 행동을 즉각적으로 바꾸게 하지는 못하겠지만, 중국이 방관자적 입장이 아닌 이해당사자적 입장을 취하는 한 이 지역 질서는 변화가 불가능하다. 중국의 이해관계는 인도의 안정과 안보 추구와 상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는 파키스탄을 넘어 파키스탄-중국 우호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구조적 역학에 직면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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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Jagannath Panda는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산하 스톡홀름 남아시아 및 인도-태평양 센터 소장이자 바르샤바 대학교 교수이다. 그는 또한 헤이그 전략연구센터의 선임 연구원이며, 테일러앤프랜시스 산하 연구소인 라우틀리지 연구소의 Think Asia 시리즈 편집자이기도 하다.
Eerishika Pankaj은 뉴델리에 있는 중국·아시아 연구기구(ORCA) 소장으로, 인도 최대의 중국 중심 토론회인 신중국학 국제회의(GCNS)를 주관한다. 그녀는 라우틀리지 시리즈의 Think Asia 시리즈 편집자를 보좌하고 있으며, 태평양 포럼의 젊은 리더 프로그램 2020년 코호트에서 젊은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미국 국무부의 Leaders Lead on Demand 프로그램의 신흥 쿼드 싱크탱크 리더이자 WICCI 인도-EU 비즈니스 협의회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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