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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 Security

분열된 세계 질서 속 분열된 북극

러시아, 미국,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국기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북극 빙산의 형태로 얼음 조각 위에 그려져 있습니다. 북극의 이해 충돌, 냉전, 북극 대륙붕

Image Source : Shutterstock

by Rasmus Gjedssø Bertelsen

First Published in: Mar.25,2025

Jun.23, 2025

서론

 

역사적으로, 현재, 그리고 미래의 북극 질서는 세계 질서를 반영한다. ‘북극 예외주의’라는 개념은 타당하지 않으며 정책 지침으로도 적합하지 않다. 냉전의 양극화 시대에 북극은 소련의 북극과 북유럽 및 북미의 북극으로 양분되었다. 냉전에서 미국의 승리와 소련의 패배는 단극화 세계질서와 미국의 패권으로 이어졌고, 이는 북극권(러시아 포함)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현실주의와는 대조적) 북극 질서의 기반이 되었다. 북극이사회, 국제북극과학위원회, 노르웨이 북극대학교, 바렌츠해 및 베링해 지역 협력과 같은 기구들은 모두 과학, 환경, 원주민 권리, 주민 협력과 같은 자유주의적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세계 질서의 특징이었던 미국이 주도하는 단극화와 미국의 패권은 사라지고 있다. 대신 경제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미-중 대결 및 양극화, 그리고 브릭스+가 보여주는 다극화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미-중 경쟁과 우크라이나에서 대리전으로까지 번진 미-러 갈등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다. 사실상 미국 주도의 나토 북극 지역과 러시아가 브릭스+ 국가와 외교, 경제,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는 러시아 북극 지역으로 양분된 북극 지역은 이러한 세계 질서의 변화를 반영한다.

 

서방에는 냉전 이후 유지되어 온 미국의 단극적이고 패권적인 ‘자유주의 세계 질서’ 또는 ‘규칙 기반 질서’와 이를 통해 북극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북극 질서가 복귀되었으면 하는 희망적인 전망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은 인구 통계, 경제, 과학기술, 정통성 등의 글로벌 추세를 고려할 때 비현실적일 수 있다. 남반구는 세계 질서의 발전 방향을 놓고 미국/서방과 중국, 러시아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비는 미흡하다. 북극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북극 지역과 러시아 북극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어, 미래 발전을 위해 브릭스+ 국가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협력은 극히 제한적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및 기타 미-러-중 갈등의 여파가 북극으로 까지 파급될 위험이 높다.

 

국제 질서 속의 북극

 

북극에 대해선 공통적이지만 타당하지 않은 두가지 서사(敍事)가 있는데, 이는 정책 수립에 있어 잘못된 지침이 된다. 첫째는 ‘북극 예외주의’이다. 북극은 국제 정치와 무관하며, 특히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때에도 다른 지역과는 달리 러시아의 협력을 허용했다. 둘째, 현실주의적 담론이 있다. 이 입장은 기후 변화, 2007년 북극 해저에 러시아 국기 게양, 그리고 2008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북극권 이북 지역 석유 및 가스 자원 평가 등으로 인해 지난 15년간 북극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히려 북극은 수 세기 동안 국제 체제를 면밀히 반영해 왔다. 세계대전 이전 서구 식민 제국들이 자웅을 겨루었던 다극 체제, 미국과 소련 간 양극의 냉전 체제, 냉전 이후 미국의 단극 체제와 패권, 그리고 현재 부상하고 있는 미-중 양극 체제와 다극 체제 등 모든 체제하에서 그러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북극에서의 협력은 미-러 핵 비확산 협력, 특히 2015년 이란 핵 협정이나 시리아 화학무기 철수와 ​​같은 협력에 비하면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미국-유럽-러시아 간 광범위한 협력, 그리고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의 협력은 더욱 광범위했다. 러시아와 유럽 간 에너지 무역과 투자도 활발했는데, 특히 발트해를 통과하는 노르트스트림 1기 및 2기 파이프라인 건설이 두드러졌다.

 

양극의 냉전 질서하에서의 북극

 

인구 통계, 경제, 과학 기술, 군사력, 이념적 영향력, 그리고 세계적 영향력 측면에서 다른 모든 강대국들과 차별화되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초강대국이 주도하는 양극 체제가 냉전 질서를 형성했다. 양극 체제의 논리가 국제 질서를 주도했다. 존 미어샤이머는 핵무장을 한 초강대국 간 안보 경쟁의 구조적 논리를 설명하며, 각각의 초강대국이 어떻게 동맹국과 피지배국으로 구성된 ‘제한된 질서’를 형성하여 자신들을 규율하고 자원을 동원했는지를 설명한다. 이러한 제한된 질서는 미국을 위한 서방 진영과 소련을 위한 동구권이었다. 

 

이러한 양극 체제 논리는 북극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북극은 서구의 북유럽 및 북미의 북극과 동유럽의 철의 장막, 베링 해협의 얼음 장막으로 구분된 소련의 북극으로 나뉘어 있었다. 북극권 협력은 1973년 소련, 노르웨이, 덴마크, 캐나다, 미국 간의 북극곰 조약, 바렌츠 해의 노르웨이-소련 공동 어업 관리, 그리고 일부 베링 해협 협력으로 한정되었다.

 

북극은 냉전 기간 동안 미국과 소련의 상호 핵 억제력으로 인해 예외적으로 초군사화되었고, 북극은 지정학적, 기술적 이유로 그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북극은 폭격기와 미사일의 최단 비행 경로였고, 해빙은 핵 탄도 잠수함의 은폐처를 제공했다. 북극의 이러한 예외적인 군사화는 강제 이주, 보안 기관의 감시, 그리고 오염을 통해 북극 지역 주민과 토착민 사회의 인간 안보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 특히 1968년 B-52 폭격기가 그린란드 북서부 해상에서 수소폭탄 4발과 함께 추락하여 콜라 반도와 그 주변의 소련 핵 물질 상당수가 방사능에 오염되었고, 핵연료나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도 침몰했다.

 

미국의 단극 체제 하의 북극 자유주의 질서

 

냉전은 미국의 승리와 소련의 패배 및 소련 연방 해체로 끝났다. 냉전 종식은 미국이 소련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전략적 핵 군비 경쟁으로 소련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콜라 반도 주변의 소련 북방 함대의 핵 기지 근처에서 진행된 미 해군 작전은 이러한 압력의 중요한 요소이었다.

 

북극 문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개혁과 대외 긴장 완화를 통해 소련을 구하려는 시도의 일환이기도 했다. 고르바초프는 1987년 무르만스크 연설에서 북극을 평화, 환경 보호, 과학 협력 지역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규정은 소련이 감당할 수 없었던 미국과의 전략적 핵무기 경쟁의 중심지였던 이전 북극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반영한다. 고르바초프의 개혁 정책은 소련 연방 해체와 1990년대 러시아 사회의 심각한 사회경제적 위기, 공중 보건 위기, 그리고 치안 위기를 막지 못했다. 러시아는 군사 시설과 일부 커뮤니터를 남겨둔 채 북극에서 상당 부분 철수했다.

 

미-중 양극 체제가 마침내 북극에 도래하다

 

강대국들의 물질적·비물질적 권력의 상대적 분배가 국제 질서를 형성한다. 국제 체제가 출현한 이래 국가는 여전히 주요 행위 주체이다. 역사적으로나 오늘날에도 강력한 비국가 행위자들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러하다. 냉전 종식 이후 전개된 미국의 단극 체제는 국제 역사에서는 예외적인 시기였으며, 서구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역사의 종말’이 아니었다(후쿠야마). 서구 이외의 세력들이 주요 경제 생산 및 과학 기술 중심으로 복귀하면서 역사는 정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단극 체제는 ‘역사의 종말’이 아니라 ‘역사로의 귀환’의 토대를 마련했다.

 

1990년대 이후 세계는 경제, 과학, 기술, 그리고 문화 통합을 통해 세계화를 경험했다.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은 공공재를 제공하고 이러한 경제, 과학, 기술, 그리고 문화의 흐름을 촉진하고 조율했다. 하지만 세계화는 미국의 단극 체제를 약화시켰고, 비(非)서구 국가들의 상대적 성장을 촉진했다. 중국의 수출 지향적 경제 성장은 중국을 세계 최대 경제 대국 중 하나로 그 역사적 지위를 회복시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동시에 다른 신흥 시장들도 성장하여 국제 질서에 다극적 차원을 보탰다.

 

국제관계 이론은 중국의 강대국으로의 귀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약 20~25년 전, 조셉 S. 나이 교수(하버드 대학교)와 존 미어샤이머 교수(시카고 대학교)는 미-중 관계에 대한 일관된 이론적, 전략적 비전을 바탕으로 두 가지 주요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자유주의, 제도주의 학자이자 그 정책 입안자였던 나이(Nye)는 ‘통합하되 헤지하라(integrate, but hedge)’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서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에 통합되었고, 미국은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부상(浮上)에 대비했다. 미국과 서방의 자유주의자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개방이 중국의 정치적 개방과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강력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기대는 허위로 판명되었고 중국은 민족 중심적 국가였다. 미어샤이머는 그의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에 따라 미국이 봉쇄 전략을 통해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전략은 나이의 관점에서 미어샤이머의 관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미어샤이머 자신은 타당하지만 정치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분석을 내놓아 배척당하고 있다.

 

미어샤이머는 미-중 양극화가 현실주의에서 묘사하는 강대국 간 국가 안보 경쟁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경쟁하는 강대국들이 동맹국과 피지배국으로 구성된 ‘제한된 질서’를 어떻게 형성하여 이들을 규율하고 동원하는지를 설명한다. 미국은 나토 회원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으로 구성된 나토+ 질서를 구성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성장률을 둔화시키기 위해 중국과 무역 및 기술 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으며, 이는 미래 지식 기반 경제의 기반이 되는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명백히 차단하고 있다. 상대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현실주의의 시각은 중국의 성장률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정책을 잘 설명한다.

 

중국은 미국 보다 인구가 세 배 이상 많으며 절대 경제 규모는 미국 경제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자신을 따라잡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자들은 (정치적으로나 이론적으로) 미국의 정책을 서로 다른 국내 정치 체제의 탓으로 돌리겠지만, 무정부주의자의 논리는 국내 정치 체제가 얼마나 부차적인 관심사인지를 지적하며, 경험적으로 미국은 이전의 앵글로색슨 초강대국이었던 영국을 철저히 무시하고 규율했다고 주장한. 인도의 급속한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미-인도 관계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중국보다 인구가 훨씬 젊고 경제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상대적 부상에 대한 우려로 개방적이고 세계화된 국제 경제 정책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의 호의에 훨씬 덜 의존적인 국내 및 국제 경제 정책을 추구했다. 국내적으로는 내수에 기반한 경제를 추구했고, 대외적으로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공평한 국제 경제 및 과학기술 체계를 구축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상하이협력기구(SCO) 기구 등을 설립해 미국 주도의 서방 기구들과 유사한 질서와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미-중 양극화는 약 10~15년 전 북극 지역에서도 분명해졌다. 중국은 북극에서 외교, 경제, 과학, 기술의 주요 행위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서구의 놀라움과 당혹감은 많은 서구인들이 과거 수 세기 동안 처럼 서구만이 다른 나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서구에 관심을 가지는 세상에 직면하여 겪는 엄청난 어려움을 반영한다.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이자 첨단 과학기술 시스템(미국 포함)을 보유한 중국이 북극은 물론 세계 어느 곳에든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국은 정치, 국방, 외교, 경제, 과학, 문화 등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의 북극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이 사용한 ‘북극에 가까운 국가’라는 용어는 서구의 많은 조롱과 반대를 불러일으켰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과 서구는 ‘거의 모든 곳에 있는’ 국가처럼 보인다.

 

미-중 양극화 논리가 곧 그리고 분명하게 드러난 곳 중 하나는 페로 제도와 그린란드에 자치권을 부여한 덴마크 왕국이었다. 미국은 덴마크에 중국의 투자, 과학, 기술을 배제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이는 미어샤이머가 주장한 바와 같이, 초강대국이 경쟁하는 강대국이나 초강대국과의 안보 경쟁에서 동맹국과 피지배국을 동원하고 규율하기 위해 제한된 질서를 구축한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페로 제도는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사이에 위치해 있다. 페로 제도는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 사이의 중앙에 위치하여 남북 접근을 통제하고 있는데, 소련-러시아 북방 함대가 나토를 위해 남쪽으로, 미국과 나토 해군이 소련/러시아를 위해 북쪽으로 진출하는 것을 차단한다. 페로 제도는 덴마크로부터 점차 독립을 추구하고 있다. 화웨이는 오랫동안 덴마크 통신사와 협력해 왔으며, 덴마크는 5G 사업에도 화웨이와 협력할 계획이었다. 이러한 협력 관계는 덴마크에 대한 미국 측의 감시를 더욱 강화했다. 덴마크 주재 중국 대사는 페로 제도 방문 당시 페로 제도가 화웨이를 선택한 것을 중국-페로 제도 간 자유무역협정(페로 제도는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니며 독립적인 무역 정책을 추구함) 체결 가능성과 연관지었다.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는 페로 제도가 5G구축을 위해 중국 화웨이와 협력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력히 반대했다.

 

그린란드는 지리적으로 북미(먼로 독트린을 기억하세요)에 위치하여 미국(북미)의 국토 방위에 중요하고 덴마크 왕국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고 있다. 그린란드와 중국은 한동안 투자 및 과학 기술 협력을 모색하며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왔다. 그린란드의 독립은 주로 덴마크로 부터의 경제적 독립과 인적 자본에 달려 있다. 경제적 독립은 특히 광업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데, 중국과 중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투자 대상으로 고려되었다.

 

덴마크는 오랫동안 중국과 그린란드 간 상호 이익 관계를 심각하게 의심해 왔는데, 이는 2014년 그린란드 광업 보고서에 분명히 드러났다. 2014년 덴마크 왕립 해군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이 건설한 작고 외딴 옛 해군 시설인 그뢴네달을 매각 대상으로 내놓았다. 한 중국 광산 회사가 그린란드의 미래 작전을 위한 물류 허브로서 이 시설에 관심을 보였다. 덴마크 정부는 형식적으로 나마 해군 주둔을 유지하며 이 시설을 즉시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그린란드 관광 개발을 위해서는 공항 인프라를 개선해야 하는데, 이는 면적 200만 km²의 섬나라로 5만 7천 명의 인구를 가진 국가에게는 엄청난 프로젝트이다. 국제 입찰의 최종 후보 중 하나는 중국건설통신(4C)이었는데, 이 회사가 자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덴마크 정부는 공항 건설을 위해 덴마크 건설 회사를 선택하는 대신 그린란드 정부를 설득하여 개조 및 신공항 건설에 덴마크의 지분을 포함한 자금 지원을 수락하도록 했다. 그린란드 정부는 이러한 덴마크의 개입으로 세력이 재편되었는데, 그 결과 그린란드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한 정당이 덴마크의 그린란드 내정 간섭에 항의하며 연립 정부를 탈퇴했다.

 

2017년 중국은 위성 지상국을 포함한 그린란드의 연구소 건설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그린란드 정부는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아이디어는 실현되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아마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연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덴마크와 미국은 그린란드에 중국의 연구소 및/또는 위성국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통해 덴마크 정부에 대한 압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중국과 아이슬란드는 2012년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아이슬란드 공식 방문을 계기로 중국-북유럽 북극 연구 협력을 주도했다. 2013년에는 상하이에 있는 중국극지연구소가 중국 및 북유럽 기관들을 위한 가상 센터인 중국북유럽북극연구센터(CNARC)를 설립했다. 중국북유럽북극연구센터는 중국과 북유럽 국가 간 연례 심포지엄과 연구자 교류 행사를 개최해 왔다. 현재 스웨덴은 중국북유럽북극연구센터에서 탈퇴했고, 덴마크는 코펜하겐 대학교의 북유럽아시아연구소가 폐쇄됨에 따라 더 이상 참여하지 않는다.

 

아이슬란드 연구 센터인 PRIC과 RANNÍS는 2014년 6월 아이슬란드 북동부 카르홀에서 중국-아이슬란드 오로라 관측소(현재 중국-아이슬란드 북극 관측소) 건설 기공식을 개최했는데, 나도 참석했다. 이 관측소는 2018년 10월 미완성 상태로 공식 개관했다. 이러한 양국 간 협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수도 레이캬비크에 있는 당국 및 연구 기관들의 부주의로 인해 차질을 빚었다. 현재 아이슬란드는 미국으로부터 이 관측소 폐쇄 압력을 받고 있으며, 최근 미국 의회 스탭들이 아이슬란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미국-러시아 동유럽 안보 경쟁, 북극 지역 분열

 

미국과 러시아 간 안보 경쟁, 특히 동유럽에서의 경쟁은 2007년에서 2008년 경부터 더욱 뚜렷해졌다.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뮌헨 안보 회의에서 미국의 단극 체제를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 러시아는 1990년대 러시아, 중국, 인도가 미국에 대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프리마코프 독트린 이후 미국의 단극 체제를 거부하고 다극 체제를 주장해 왔다. 2008년 봄, 미국의 주도로, 그리고 프랑스와 독일의 유보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가입을 제안했다. 가을에는 분리주의 지역인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에서 조지아와 러시아군 간의 교전이 발발하여 조지아가 패배했다. 2013년 가을,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에 협정을 제안했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유럽 연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친러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연합의 제안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시위가 발생하여 정부군과 충돌했고, 결국 이 친러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했다. 이에 대응하여 러시아는 크름반도를 침공하여 합병하고 돈바스 지역의 친러 무장세력의 반란을 지원하며 개입했다.

 

2021년 12월, 러시아는 구(舊)소련 공화국들의 나토 가입을 차단하고 중부 및 동유럽에서 나토 병력과 장비를 축소하는 조약을 미국에 제안했으나, 2022년 1월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를 거부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감행했고,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소모전으로 이어졌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광범위한 정치, 군사, 경제 지원 및 추가 지원을 제공하고 러시아를 최대한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나머지 세계는 러시아를 매우 제한적으로 고립시키는 서방의 정책을 따르고 있다.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은 북극 지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서방은 북극 안보군 원탁회의와 북극 국방장관 포럼에서 러시아와의 군사 대화를 중단했다. 서방은 러시아의 북극 에너지 프로젝트에 제재를 가했다. 270억 달러 규모의 야말 LNG 프로젝트는 당초 러시아 노바텍(60%), 프랑스 토탈(20%),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20%)가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었다. 국제 제재로 인해 노바텍은 9.9%의 지분을 중국 정부의 실크로드 기금에 매각하고 중국 은행 자금에 의존해야 했다. 러시아는 이러한 제재에 대응하여 서방 국가의 러시아 식품 수출에 대한 보복 제재를 단행했고, 이는 일부 북극 해산물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는 페로 제도의 연어 수출을 허용했고, 이는 페로 제도의 경제 호황으로 이어졌다.

 

2014년에는 북극 이사회 의장국인 캐나다의 항의가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와 다른 7개 북극 국가 간에는 북극 이사회를 비롯한 과학 및 인적 협력이 지속되었다. 북부 노르웨이의 경우, 바렌츠 지역에서 광범위한 지역 협력이 지속되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서방은 러시아와의 북극 협력을 거의 완전히 중단했다. 나머지 7개 북극 국가는 러시아가 2021-2023년 의장국을 맡는 북극 이사회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거부했다. 현재 모두 나토 회원국이 된 이들 7개국은 이후 상당한 후퇴를 보였다. 북극 이사회는 러시아보다 항상 그들에게 더 중요했으며, 이는 서방의 벼랑 끝 전술이 제대로 고안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광범위한 제재가 가해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러시아 북극 개발의 핵심 기반이었던 러시아 북극 에너지 프로젝트도 포함된다. 러시아는 북극 석유와 가스를 서유럽과 동아시아로 수출하고, 서아시아와 동아시아에 균형 잡힌 투자를 통해 유럽-러시아-동아시아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서방은 북극 지역에서도 러시아와의 과학 기술 관계를 거의 완전히 단절했다.

 

서방과 러시아 간 북극 과학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드문 예외적 경우는 노르웨이-러시아 바렌츠해 어업 위원회인데, 노르웨이 역시 이 협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유럽 국가들보다 더 많은 학술 협력을 러시아와 지속하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출신 풀브라이트 교수를 계속 영입하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1993년부터 바렌츠 지역에서 러시아, 핀란드, 스웨덴과 광범위한 지역 협력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교육, 학계, 문화, 환경, 사업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소년을 위한 국경 간 인적 교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UiT(노르웨이 북극대학교), UNN(노르웨이 북부대학병원),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북극 국경 협의회, Akvaplan-Niva(해양 환경 컨설팅 회사)와 같은 북노르웨이 기관, 그리고 학계, 시민사회, 교육, 정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 경험, 네트워크, 그리고 접근성을 구축했다. 국경 도시인 키르케네스는 경제 매출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와의 무역에 의존했다. 이러한 양국 관계는 현재 노르웨이 정부에 의해 인해 완전히 단절되었다. 이 기간 동안 러시아 사회와 정치는 훨씬 더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으로 변했지만, 이는 내부적인 정치적 이유 때문이었고 결코 노르웨이를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노르웨이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몇몇 주요 러시아 학술 기관들과 성공적인 학술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노르웨이 정부 정책으로 협력이 금지되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내가 모스크바를 개인적으로 방문한 마지막 시기는 2019년 12월이었고, 2020년 4월에는 상당수의 노르웨이 교수진과 박사 과정 대학원생들을 만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되었다.

 

나토+와 브릭스++ 글로벌 세계 질서의 급속한 분열

 

세계는 미국의 리더십 아래 나토 회원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으로 구성된 나토+ 그룹과 나머지 국가들로 분열되고 있다. 나머지 국가들을, 나는 브릭스+ 그룹과 다른 여러 국가들을 브릭스++라고 부른다. 이러한 분열은 인구 통계, 경제, 과학 기술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세계 인구는 약 80억 명인데 반면, 서구는 약 10억 명에 불과한 만큼 소수이다. 인류는 100억 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서구는 약 10억 명 이하로 줄어드는 소수 세력에 머물 것이다. 서구의 세계 지배력은 경제 발전과 과학기술에 기반을 두었고, 이는 군사력으로 전환되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서구 인구 비중은 감소하고, 다른 국가들에 의한 과학기술 발전이 진행되고 있어서, 서구에서 다른 국가들로의 상대적 권력 이동이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나토+ 국가와 브릭스++ 국가 간에도 정통성과 신뢰성의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서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스로 고립된 상황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놀랍게도, 다른 국가들은 러시아를 외교적,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서구의 시도를 따르지 않았다. 서구의 입장에 대한 이러한 거부는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첫 번째 토론에서 부터 명백하게 드러났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와 중국, 인도의 기권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지만, 걸프협력 기구 국가와 미국, 그리고 역사적으로 영국 간 긴밀한 안보 및 기타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아랍에미리트의 기권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2022년 2월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토론에서 케냐 대사가 러시아의 분리 지역에 대한 인정을 비난하면서도 다른 유엔 상임이사국들 또한 국제법을 위반했음을 상기시킨 연설은 이 문제에 대한 서방의 신뢰도와 정당성 부족을 드러냈다. 서방의 신뢰도와 정당성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자행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량 학살을 지지함으로써 더욱 약화되었다.

 

나토 북극과 러시아 브릭스++ 북극으로 북극 분할

 

세계 질서가 북극에 미치는 영향력은 명백하며, 단극, 양극, 다극적 세계 질서의 관점을 북극에 적용해 볼 때에도 그러하다. 세계는 점점 미-중 간 양극 체제로 변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에 대한 글로벌 봉쇄 전략을 통해 단극 체제를 유지하려 한다. 이러한 미-중 간 갈등은 북극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미국은 덴마크 왕국에 페로 제도와 그린란드에 대한 중국의 투자, 과학, 기술을 배제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한 연설부터 2024년 레이캬비크 북극권 총회에서 미국 상원의원 리사 머코프스키가 한 연설에 이르기 까지, 중국에 대한 북극 관련 담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1990년대부터 미국의 단극 체제에 반대하며 다극 체제를 추구해 왔다. 미국과 러시아 간 체제 갈등은 러시아의 2014년 크름 반도 합병,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우크라이나 대리전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양국 간 갈등으로 북극은 거의 완전히 나토 북극(나토+ 및 그 외 국가들과 협력)과 러시아 북극으로 분리되었다. 러시아는 외교, 경제, 과학 기술 분야에서 브릭스+ 국가, 특히 중국과 인도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세계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2차 경제 제재 및 기타 나토의 북극 지역 반발 위험 때문에 러시아의 북극 진출 기회를 모색하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결론: 세계와 북극 질서의 전망

 

국제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세계는 최강국들 간 세계 질서를 둘러싼 갈등과 분쟁으로 점철되어 왔다. 이러한 투쟁은 특히 냉전 이후 유럽 관측통들에게는 잊혀졌다. 역사의 종말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세계화와 근대화를 서구화와 혼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대신 역사의 귀환과 중국과 같은 역사적으로 매우 큰 비(非)서구 경제, 과학, 기술 주체들의 부활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제2차 세계 대전과 냉전 시대에 분명하게 드러났듯이, 현재의 세계 질서를 둘러싼 투쟁은 북극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냉전 이후 단극적 지배를 지속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에 의한 지배는 미국이 규칙을 정의하고, 누구에게, 언제 적용할지 정하는 ‘규칙 기반 질서’로 표현된다. 유럽은 미국 주도의 이러한 단극 질서 하에서 편안하고 완전히 의존적인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질서를 명시적으로 거부하는 반면 나머지 세계는 입장이 모호하다. 유럽, 오세아니아, 동아시아 및 기타 세계 등 나토+ 세계에서는 미국과 미국의 제한된 질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의 경제, 과학, 기술 발전(그리고 이후 다른 경쟁국들의 발전)을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구 통계, 경제, 과학, 기술 발전이 더욱 양극화되고 다극화된 세계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이러한 미국의 전략을 따를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분쟁 동결 상태로 이어질 수 있으며,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는 북극 지역을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매우 갈등적인 상태로 남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패배 또는 무기력화된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타결,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영토 포기는 북극 지역을 포함하여 러시아와 서방 간의 경제, 과학, 기술, 그리고 인적 교류가 10년 동안 단절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인력 및 자원 차이로 러시아의 패배 가능성은 낮다. 중국은 러시아가 미국에 굴복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패배한 러시아는 중국 북부 국경에 위치하게 되어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세계 질서는 매우 갈등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나토+ 국가와 브릭스++ 국가 간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냉전 이후의 세계화 시대와는 달리 인류에게 갈등만 심화시키고 경제 발전과 성장은 감소시킬 것이다. 이러한 분열은 북극에서도 재현될 것이다.

First published in :

Strategic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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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mus Gjedssø Bertelsen

Rasmus Gjedssø Bertelsen은 노르웨이 북극대학교 UiT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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