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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스스로를 승자로 선언한 자들과 진짜 패자

Image Source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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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Feb.25,2025
Mar.10, 2025
새 미국 행정부가 채택한 친러시아 행보는 러시아가 이 단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승자라는 것을 의미할까? 우크라이나는 (거의)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채 3년 동안 저항했을까? 미국은 유럽에서 자신의 전략적, 장기적 이익을 거둘까? 그리고 유럽 연합은 소외되어 자신의 대륙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로 전락할까?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공만으로 스스로를 승자로 선언한 자들은 자신의 진정한 전략적 좌절을 숨기려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2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의 운명에 관해 러시아와 직접적이고 배타적인 회담을 일방적으로 시작한 이래 미국 우선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곳곳에서 예고했다. 지금 단순 휴전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이지만, 새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는 자신이 평화 측의 지도자라며 곧 “평화 측”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가 2025년 노벨 평화상에 지원할 용기가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3년간의 긴 전쟁 끝에 지난주에 발표된 협상 조건이 확정된다면, 우리는 승리라는 본질적인 문제와 그에 따른 패배라는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전쟁에서 누가 승자라는 칭호를 주장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반대로 누가 패배자라는 지위를 얻을까?
서사(敍事)의 전쟁은 오래 전부터 전쟁 규모를 두 배로 키우고 악화시켰다. 유럽의 지정학은 이제 러시아와 미국을 최대 승자로 묘사하고 유럽인과 우크라이나인을 “패배자”로 격하시키는 바이러스성 서사(敍事)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지정학이 서사에서 먹이를 얻는다면, 서사(敍事) - 특히 광고 서사 - 는 전략적 상황을 고갈시키지 못한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 17장에서 언급했듯이 정치인은 환상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적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해야 할 때는 눈(외모의 판단자)에만 의존하지 말고 손(현실을 느끼는)을 사용해야 한다. 분명히 말해두자면, 현 단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의 현실과 패배의 돌이킬 수 없는 가능성은 여전히 서사의 문제이다. 이제 직접 현실로 들어가 보자.
지금은 폄하당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회복력을 보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오늘날 모든 곳에서 들려지는 트럼프식 서사(敍事)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배자로 취급되어야 하고 심지어 완전히 패배 당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행동을 보면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듯하다. 우크라이나가 가진 희토류 자원을 내놓으라는 미국의 명령을 받은 후, 우크라이나는 두 차례의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나라처럼, 그리고 자신의 보호자로 삼은 나라에 의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되었다. 합법적인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개적으로 폄하당하고 정통성은 훼손되었다. 심지어 러시아의 불법적 침략에 직면하여 우크라이나를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제공한 재정적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전쟁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적 변화와 군사적 회피 행동의 밑바탕에는 연속성이 있다. 즉, 미국에게 있어 우크라이나는 전쟁 당사자가 아니라 미국이 얻어내야 할 지분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의 상징적 패배(이야기 속의 패배)는 실제적 좌절로 인해 분명히 악화되고 있다. 전쟁터에서 80,000~120,000명의 군인이 사망한 것 이외에 4,300만 명의 주민이 사는 ‘우크라이나’라는 나라에는 6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고 수백만 명의 국민이 러시아 연방에 편입당했다. 그리고 현재 영토의 20% 이상이 공식적으로 러시아의 주권 하에 들어갈 위기에 처해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나토 가입이 사실상 박탈된 우크라이나는 1919년 베르사유 조약 이후 패전국 독일에 부과된 것과 비슷한 비무장화를 겪을 위험이 높다. 상징적 패배가 인간적, 물질적 불행과 함께 찾아올 것으로 보이는 이 시기에 우크라이나는 무기를 손에 든 채 국가적 정체성을 위해 싸웠다는 사실을 기억함으로써만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실패하고 학살당한 국가에 관한 것이지만 전략적 현실은 자신의 영토가 완전히 점령당하는 것을 거부한 국가에 대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인은 승자는 아니지만 국제사회에서 소수자로 전락한 “패배자”는 아니다.
전략적으로 신뢰를 잃은 미국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승리의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까?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주장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유럽 대륙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지 않는가? 미국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유럽의 중재자라고 주장할 수 그런 입장이 아니지 않나?
지금 아무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정책(오바마, 트럼프 I, 바이든 행정부)은 실제 미국이 유럽에서 리더십 역할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해 강력하게 행동하도록 도왔지만,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미국은 거의 3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했지만 미국의 정권 교체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유세계의 리더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우크라이나에 불을 놓는 방화범처럼 행동하여 한편으로는 우크라이나가 동맹 정책을 추진할 자유가 있다고 선언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배제했다.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정책에서 얻은 주요 교훈 중 하나는 미국의 “동맹” 이 된다는 것이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동맹관계 변화에 휘말릴 뿐만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끊임없는 꾸지람과 비난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동맹으로서 유럽인들은 그 대가를 치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될 때 유럽인들은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평화주의라는 비난을 받았고, 지금은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큰 전략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동맹 네트워크를 약화시키고, 세계에서 가장 큰 군사 동맹인 나토에 편견을 품게 했으며, 전략적 라이벌인 러시아를 우크라이나에서 몰아내는 데 실패했다.
트럼프의 커뮤니케이션 술수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인할 수 없는 구조적인 전략적 좌절을 겪었다. 오렌지 혁명에서 현재의 평화 회담, 그리고 유로마이단 혁명, 크름반도 합병에 이르기까지 오랜 우크라이나 위기는 미국의 국제 전략의 상징인 힘의 과시와는 정반대적 현상이다. 재정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었고 전략적으로도 파괴적인 실패를 경험했다. 미국의 실패가 아시아 동맹에 가져다 주는 오염 효과는 엄청나고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누가 중국에 맞서 미국의 우산에 의지하고 싶어할까?
러시아, 영구적으로 “탈유럽화”
러시아는 어떨까? 이 모든 사태 발전의 최대 승자는 러시아일까? 결국,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비무장화하며, 러시아와 유럽 연합 사이에서 잔여 국가로 남는다는 약속을 얻지 않았나? 우크라이나 영토의 20%(인구와 천연 자원)를 빼앗은 러시아는 이에 더해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동반자로 대우받는 명예를 누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것이 러시아의 승리를 의미할까? 아니면 피로스의 승리에 불과할까?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1990년에서 2000년 사이에 서방에 투자한 모든 것을 불과 몇 년 만에 잃었다. 러시아는 자연스러운 경제 파트너인 유럽과의 관계를 훼손했다. 어쩌면 러시아는 영구적으로 유럽과의 관계 단절을 경험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것은 성장 잠재력 감소(유럽 시장, 투자자, 자산 상실)와 러시아의 서부 전역에서 장기적으로 군 병력을 유지해야 할 상당한 방위 비용 부담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유럽 연합의 주요 국가에서 친(親)러시아 정치 세력이 동시에 집권하지 않는 한 러시아의 이러한 손실은 계속될 가능성은 크다.
여기서도 우리는 눈이 아닌 손으로 성공 여부를 측정해야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를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하지도 못했고, 나토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을 빼게도 하지 못했다.
이러한 러시아의 전략적 실패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의도적으로 추구한 것일까, 중국과의 성공적인 관계 설정으로 이러한 실패가 상쇄될까? 아직 알 수 없다. 기껏해야 중국은 오스트리아-헝가리가 프로이센에서 받은 것과 비슷한 “훌륭한 2인자”의 역할을 러시아에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가 중국과 성공적인 관계를 설정한 것은 피루스의 승리라기보다는 중국이 택한 전략적 도박에 가깝다. 하지만,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얻을 이득은 확실하지도 실질적이지도 않다.
유럽 연합은 책임에 직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거만한 선언에도 불구하고 유럽 연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략적 이득을 챙겼을까? 여기서도 얻은 이득은 미미하고 지불한 비용은 높았다. 유럽 연합은 국방 역량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전쟁 경제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유럽 연합은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테이블에는 나서지 않았다.
반응적이고 창의적이라는 것이 입증된다면, 유럽 연합은 중기적으로 러시아와 미국이 유럽 무대에 남긴 엄청난 공백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러시아는 유럽에서 군사력이외에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 결과, 공격 무기로 위협하지 못하면 더 이상 다른 국가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 따라서 유럽 연합은 러시아에게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유럽 연합 확대 노력을 재빨리 재개해야 한다. 반면 미국은 유럽의 보호자라는 지위를 공개적으로 포기했다. 미국은 유럽의 이념 전파자, 산업 및 기술 공급자, 전략적 지배자가 되고 싶어한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한 나라 중 하나가 되고 싶지 않다면, 스스로 자신의 방어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그리고 단호하게 져야 한다. 이제 그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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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ille Bret는 École Normale Supérieure 및 École des Chartes를 졸업하고 고등국방연구소(IHEDN)의 감사관이다. 그는 철학 학위와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ENS, 뉴욕 대학교, 모스크바 대학교, 폴리테크니크, Sciences-Po 등의 기관에서 가르쳤다. 그는 Eurasia Prospective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Le Monde, Huffington Post, Telos 및 New Eastern Europe에 프랑스어, 영어, 러시아어로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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