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 Economics
여러 세계화 현상, 빅테크 기업,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 혹은 글로벌 중심이 이동할 때 디지털 주변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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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 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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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Apr.21,2025
Apr.21, 2025
21세기 들어 우리는 국제 분업이 공고화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이 분업 체계에서 대다수 국가의 경제, 정치, 그리고 기술적 힘의 지렛대는 점차 지역적 역량에서 떨어져 나와 국제 무대로 이동되고 있다. 세계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금융, 디지털 기술, 물류, 군사, 그리고 우주 등 핵심 자산의 지배권을 놓고 경쟁하는 소수의 과점 세력 간 협력적 경쟁은 이러한 틀의 근본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러한 과점 세력의 끊임없는 확대는 전략적 분야의 거대 기업들과 새로운 다극적 세계화의 핵심 국가들, 즉 미국과 중국 간의 구성적 상호작용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경쟁은 자본 축적 체제의 성공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과점 기업들과 그 발상지는 새로운 생산 지도가 창출하는 시장 및 혁신의 지대(地代: rents)를 전유하며, (수잔 스트레인지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조적, 관계적 권력을 축적하고 있는데, 이들은 다른 기업들을 현저하게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핵심 지역 밖의 기업과 국가는 승리하는 과점 기업들이 생산하는 기술, 상품, 그리고 기본 서비스에 점점 더 의존적인 위치로 밀려나고 있다. 이들은 새롭게 확장된 주변부로 이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하며, 이 이야기에서 라틴 아메리카는 어디에 위치하는 것일까?
지정학
오늘날 미국과 중국은 세계의 중심에 있고, 나머지 세계는 그들의 주변부를 차지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 레베카 그린스펀(2023)은 “주변부 내 중심”이라는 새로운 세력의 부상을 그녀가 다극적 세계화(poly-globalization) 라고 부르는 과정의 일부로 설명한다. 중국의 세계 강대국으로의 지위 상승과 아시아 다른 지역의 생산성과 상업성이 높은 중심지로서의 지위 공고화는 냉전 이후 단극 세계의 지속 가능성과 전통적인 남북반구 간의 구분과 차이에 도전한다. 이러한 틀 내에서는 역사적인 주변부의 중심에 대한 의존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 형태와 지리적으로 변화가 발생한다. 특히 점점 더 많은 선진국들이 중국과 같은 국가에 생산적, 기술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자동차 산업에서 독일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Zhang & Lustenberger, 2025).
그러나 주변부는 동질적인 실체가 아니며, 모든 지역과 국가가 동일한 역량이나 운영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체계 내에서는 출발점이 장기적인 궤적을 크게 좌우한다. 선진국(이전에는 중심부에 위치)은 개발도상국보다 새로운 상황의 도전에 대처하는 데 보다 나은 역량을 갖추고 있다. 주변부의 구성은 계층 또는 주변 고리로 개념화할 수 있다: “반(半)주변부”는 존재하지 않지만, 주변부 내에는 여러 계층 또는 고리가 존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유럽은 첫 번째 주변 고리(1단계 주변부)를 구성하고, 산업화된 아시아는 두 번째 고리(2단계 주변부)를 구성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틀에서 라틴 아메리카는 세 번째 고리를 구성한다. 라틴 아메리카는 특정한 축적된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요성 측면에서 중심부에서 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투자 및 기술 학습 측면에서 주요 글로벌 가치 사슬 통합에서 얻는 이점이 적다. (진화 경제학과 라틴 아메리카 개발 이론이 오랫동안 지적해 왔듯이, 대만, 인도, 독일처럼 반도체, AI, 친환경 수소 기술을 생산하는 것은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서처럼 자동차를 조립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역사적으로 단일 중심지(북반부 중앙)에 종속되었던 라틴 아메리카 지역은 이제 두 중심지에 종속된다. 중국은 주로 무역 및 재정 지원을 통해 이 지역과의 경제적 유대를 빠르게 강화해 왔다(Dussel Peters, 2021; Ugarteche & De León, 2020; Villasenin, 2021). 예를 들어,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2012년 이 지역 전체 FDI의 1% 미만에서 2019년 10.8%로 증가했다(하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 연합의 투자에는 뒤처져 있다)(Dussel Peters, 2022). 아시아의 거인인 중국은 이미 브라질의 주요 무역 파트너이고, 멕시코와도 관계를 빠르게 심화시키고 있다. 2022년 이후 아르헨티나를 포함하여 이 대륙 전역의 보다 많은 국가가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나머지 두 주요 라틴 아메리카 경제국은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라틴 아메리카 관계가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 미치는 이점은 여전히 모호하다. 한편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에 대한 재정적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상당한 성과) 이것이 수출 다각화나 고도화와 같은 고부가가치 발전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지역 경제의 재상품화 추세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Wainer, 2023; Alami et al., 2025).
디지털 경제
현재 기술 산업의 역학은 위에서 설명한 광범위한 환경을 특히 잘 보여주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이를 주요 관찰 대상으로 삼는다.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미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 대기업, 흔히 빅테크(BT)로 불리는 기업들은 세계적인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과점 구조는 라틴 아메리카를 데이터 제공자의 역할로 전락시키고, 다른 산업 강국들은 기술 혁신자에서 기술 수용자로, 즉 보조적 위치로 이동시킨다. 이 그림에 엔비디아, 머스크, 그리고 딥시크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추가되어야 한다. 이들 기업의 제품과 경영진은 특정 시장 점유율을 넘어 전 세계 기술 의사 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어떤 국가도 AI, 클라우드 컴퓨팅, 첨단 칩 기술, 또는 5G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후자 부문에서는 스웨덴 기업인 에릭슨을 제외하고 말이다). 노키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생산 및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노르웨이에 의존되어 있지만, 최대 지분은 블랙록(BlackRock)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빅테크의 지배력에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난 사례 중 하나는 유럽 연합의 클라우드 이니셔티브인 가이아-X(유럽 데이터 및 클라우드 협회, AISBL, https://gaia-x.eu/about/)이다. 독일과 프랑스 경제부 장관이 처음 추진한 Gaia-X는 유럽 산업 및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 정부 기관, 그리고 제3섹터 기관(SAP, 지멘스, 프라운호퍼-게젤샤프트, 룩셈부르크 국가 데이터 서비스 등)과 수백 개의 중소기업을 하나로 묶는 비영리 국제 협회이다. Gaia-X의 목표는 기업과 공공 기관이 애플리케이션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대규모 공유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다. 즉, 유럽 데이터 보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유럽 대륙의 외부 서버로부터 독립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미국 기술 대기업과의 경쟁을 가능하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유럽 정부가 역내 디지털 주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함에 따라, 미국 기업들을 배제하는 데이터 보안의 “골드 스탠다드”를 확립하는 것이 그 목표이다. 다양한 규모의 유럽 지역 기업들이 보유한 상호 보완적인 역량을 단일 플랫폼에 통합하고 공동 제품을 제공한다는 개념적으로 매력적인 이 전략은 처음에는 업계에 당근 역할을 했다(초기 22개에서 300개 이상으로 참가 회원 수가 증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유럽 주권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를 높이는 정부들조차 Gaia-X를 주요 공급업체로 채택하기를 거부했다. 예를 들어, 독일은 2024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Oracle Cloud(AWS, Microsoft, Nvidia의 전략적 파트너)와 30억 유로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오늘날까지도 미국 기술 대기업들은 유럽 클라우드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Gooding, 2024). Gaia-X는 5년 이상 개발에 투자한 가치 있는 프로젝트이지만, 실제 적용 범위는 제한적이다. 또한, 기술 대기업들이 데이터의 “영토화”를 목표로 하는 서비스를 점점 더 많이 제공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언급해야 한다(예: https://www.oracle.com/cloud/sove reign-cloud/ hat-is-sovereign-cloud/). 현재 상황에서는 유럽의 산업 강국이 디지털 기술의 공급, 유통, 수요를 통제하지 못하고, 인도나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이 경우에 따라 서방 국가들이나 중국의 가치 사슬에서 중간 고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대체 상황 발생은 현재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과점적 역학, 특히 모든 전략적 부문에 걸쳐 핵심 국가들의 리더십을 고려할 때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특히 디지털 경제에서 더욱 그러하다.
과점은 소수의 기업이 특정 재화 및/또는 서비스의 공급을 통제하는 시장 구조, 즉 소수의 주요 판매자가 지배하는 대규모 시장이며, 이들 판매자는 종종 상호 연결된다. 과점은 석유, 자동차, 통신 등 어디 부문에나 존재하지만, 특정 부문에서는 생산의 실행 가능성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거대 규모, 부문 확장에 필요한 혁신 속도, 브랜드 평판의 중요성과 같은 구조적 특징이 소위 자연적 과점을 형성한다. 자연적 과점은 여러 소규모 기업이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순환하는 공개 경쟁이 효율적인 생산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는 시장이다. 이러한 시장에서는 높은 진입 장벽이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총산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업의 수는 자연스럽게 적다. 자연적 과점 참여자는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어 장기간에 걸쳐 특혜적인 방식으로 생산 및 기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외부 기업이 과점에 진입하기 위한 최소 기준점을 넘기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희소하고 필수적인 천연자원(리튬 등) 채굴, 에너지 생산 및 공급(예: 풍력 발전소), 물류를 위한 대규모 물리적 및 사이버-물리적 인프라(상업 항만 및 해상 교량, 5G 또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 또는 횡단적 디지털 기술(AI, 빅데이터 또는 클라우드 컴퓨팅 등)과 같은 분야가 바로 그러한 예이다. 이러한 분야에는 막대한 초기 투자, 축적된 노하우, 강력한 상용화 역량, 그리고 지적 재산권, 영업 비밀, 그리고 혁신 지대를 획득하기 위한 다양한 메커니즘과 같은 “인위적인” 법적 장벽을 포함하는 지대 유지 능력이 필요하다. 자국 영토에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이를 개발하거나 기업에 투자하도록 권유하는 것(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과 전체 공공 인터넷에서 20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미국의 OpenAI-Microsoft만이 ChatGPT를 통해 이를 달성했지만, 해당 데이터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로부터 수집되었다). 실제 이와 유사한 AI 역량은 구글의 제미니(Gemini)와 미국의 엔비디아 칩 인수 제재 이후 중국에서 최근 개발된 오픈소스 DeepSeek 모델만이 달성할 수 있었다. 기술 과점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은 기업에 상당한 미래 잠재력을 부여한다. 막대한 자금을 R&D와 스타트업 인수에 투자하여 10년 후 성과를 낼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수많은 실패로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지만, 그 과정에서 미래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1990년대부터 AI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으며, 이를 위해 때로는 매주 스타트업 기업을 하나씩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자연적 과점 행위자들은 담합이나 로비 등 더욱 의심스러운 메커니즘을 통해 과점 외부에 있는 잠재적 경쟁자들을 적극적으로 배제한다(Borrastero & Juncos, 2024). 오늘날 글로벌 가치 사슬의 광범위한 생산 및 지리적 범위와 금융 자본주의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투자 역량의 극심한 집중을 고려할 때, 점점 더 많은 시장이 자연적 과점 체제로 구조화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더욱 그러하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구글은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다(가트너, 2024년 기준, 각각 47.8%, 15.5%, 7.7%, 4% 차지). 이 분야는 생성 AI와 같은 기술 개발에 매우 중요한 연관성을 지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몇 년 동안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 해저 대역폭 용량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거나 임차했다. 이 시장은 역사적으로 국가와 NEC, 알카텔, 후지쯔와 같은 대형 통신 회사가 장악해 왔는데, 이들은 여전히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 인프라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Business Research Insights, 2025).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 장비 공급업체로, 특히 5G 네트워크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28%와 4,0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Merino et al., 2023).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중 무역 전쟁에서 화웨이를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표적으로 삼으려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다시피, 글로벌 기술 과점(GTO)의 행위자들은 깊은 상호의존성을 지닌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트럼프-머스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배적인 정부와 개별 이해관계자 간 점점 더 노골화되는 공생 관계가 드러난다. 우리는 더 이상 단순히 “공공-민간 복합체,” “회전문 또는 친밀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개념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실체 간의 관계를 나타낸다.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전략적 글로벌 가치 사슬을 관리하고 나머지 세계의 게임 규칙을 설정할 수 있는 소수의 공공 및 민간 행위자들 간의 일종의 융합(또는 혼란)을 말한다. 중국의 경우, Weber와 Qi(2022)는 중국을 “국가가 만든 시장 경제”라고 묘사한 다. 즉, 근본적으로 시장화된 경제와 깊이 얽힌 강력한 국가는 서구 모델과는 다소 다른 정치경제적 균형을 이루지만, 여전히 도전하기 어려운 세계적 강국을 만들어낸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극소수를 위해 설계된 경쟁 체계를 목격하고 있으며, 이체계는 핵심 국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레버리지 성공의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라틴 아메리카
이러한 글로벌 기술 과점 체계는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적으로 자림매김한 주변화 상황을 더욱 강화한다. 글로벌 기술 과점 기업들은 지역 내에서 직접 사업을 운영(데이터 센터 설립, 자회사 설립, 서비스 제공 등)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행위자들을 통해 토착 데이터 생성, 빅테크 기술 인프라의 대규모 유료화, 그리고 자사 비즈니스 모델의 전 세계적 확산을 주도한다. 이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소셜 네트워크의 국내에서의 무료 사용은 데이터 수집을 가능하게 하지만, 기업과 정부에 제공되는 서비스에서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발생하는 디지털 자산의 수익화는 불가능하다(누군가 적절하게 표현했듯이, 아마존은 매장으로 유명하지만 서버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Lacort, 2021). 라틴 아메리카에는 빅테크의 특징인 e-시장, 핀테크, 또는 암호화폐 개발 모델을 모방하여 이 지역의 다른 기업들보다 훨씬 앞서 나가는 소수의 대형 기술 기업, 소위 ‘테크놀라티나(tecnolatinas)’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글로벌 기술 과점 기업이 개발한 ‘기반 기술’의 종속적인 사용자일 뿐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메르카도 리브레(Mercado Libre)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크고 널리 사용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시장 가치가 가장 높으며 나스닥에 최초로 상장되었다. 알리바바를 모델로 한 메르카도 리브레는 통합 온라인 결제 및 신용 시스템, 기술 개발 및 서비스, 그리고 광범위한 지상 기반 물류 인프라를 갖춘 시장이다. 데이터 저장 및 관리를 위해 메르카도 리브레는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의 고객이 되었다. 18개국에서 초당 40건 이상의 구매를 처리하고 5,000개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Amazon DynamoDB로 이동시킨다(AWS, 2021). 2024년 현재, 아마존 웹 서비스는는 데이터 컴퓨팅 비용을 13% 절감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한 기술 대기업의 서비스를 거의 12개나 사용하고 있었다(AWS, 2024). 브라질 출신의 다른 이 지역 기업 또한 빅테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Magazine Luiza는 Google Cloud에서 운영되며, 완전 디지털 은행인 Nubank(Nu Holdings 산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 고객으로 워런 버핏, 텐센트 홀딩스, 세쿼이아 캐피털의 투자를 받았으며, 많은 임원들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에서 근무했다. 다음 차트는 글로벌 기술 과점 기업, 또다른 글로벌 기술 대기업,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의 두 주요 기업간의 시장 가치와 수익의 극심한 불균형을 내림차순으로 보여준다.
라틴아메리카 기업들은 수많은 라틴 아메리카의 사용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현지 스타트업 기업을 인수하며, 과학 연구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정부와 협력하여 세금 및 특히 규제 혜택을 받는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점진적인 “거대화”가 가능해진다(Borrastero & Juncos, 2024). 간단히 말해, 이들 라틴아메리카 기업들은 빅테크가 주도하는 이러한 계층화된 과점의 일부이며, 이들 기업들은 이러한 과점의 유지를 지원하면서 지역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 라틴아메리카가 아시아나 유럽에 비해 전 세계 국경 간 데이터 흐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UNCTAD, 2021), 이 지역은 결코 주변 지역은 아니다. 여기에는 리튬과 같이 빅테크의 수직적 통합 전략에 필수적인 자원을 보유한 분야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아르헨티나 북부 소금 평원에서 운영되는 아르카디움 리튬(Arcadium Lithium)의 주요 구매자 중 하나이며, 빌 게이츠와 같은 다른 기술 거물들과 함께 채굴 관련 기술 개발 기업(예: 리튬 채굴 시 담수 사용량 감축에 주력하는 Lake Resources)에 대한 새로운 직접 투자 및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로페스 킹, 2025). 빅테크 기업들은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자원 확보 및 정보 자산의 수익화를 위한 진정한 글로벌 생태계를 형성한다.
체계적 위험
지금까지 설명한 역학 관계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이미 매우 불평등한 국제적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격차는 계속해서 엄청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 학습은 가치 창출에 점점 더 필수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주변국들은 거대 글로벌 기업에 대응할 준비가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변국들은 글로벌 중심지에서 개발된 플랫폼에 원자재 정보 만 제공하는 공급자로 전락할 위험이 있으며, 결국에는 해당 플랫폼에서 추출된 디지털 정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한편, 산업 부문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집중은 시장이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대(地代)란 희소하고 전략적인 자산에 대한 통제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대 창출 자산에 대한 중앙 국가들의 과점적 통제는 중앙 지역의 지대 집중을 심화시키고, 그 결과 국가 간 및 국가 내 소득 분배 측면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킨다(UNCTAD, 2021; Milanovic, 2019; Torres and Ahumada, 2022).
지배적 행위 주체들의 규모와 디지털 인프라의 침투에서 비롯되는 또 다른 주요 문제는 기술적 경로를 역전시키는 것이 대단히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즉따라서, 도달 범위와 품질을 유지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생성하고 제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예를 들어, 과점 기업의 기술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대체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 경로를 구축하거나 희귀 질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세계적 수준의 AI를 개발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여기에서 핵심 질문은 전 세계가 초규범적 정치 및 시장 주도적 결정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도, 축적된 기술 역량을 어떻게 집단적 목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체계적 위험에 관한 목록은 매우 방대하다. 이 문제에 대해 보다 광범위하게 정치적 차원에서 깊이 파고들 수는 없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구축할 가능성 을 고려할 때, 현재의 기술 경제 질서와 관련된 다음의 두 가지 특정 위험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역 주도권
라틴아메리카는 구조적 역량(즉, 생산, 금융, 안보, 또는 지식과 문화에 대한 글로벌 통제 측면에서 게임의 규칙을 규정하는 능력)도, 축적된 기술 생산 능력을 가진 다른 지역과의 관계적 권력(스트레인지의 1988년 분류법에 따른 다른 행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라틴아메리카는 새로운 입지를 구축해 나가야 하는 글로벌 질서에 대해 의지의 낙관보다는 지성의 비관론에 더 기울어질 수 있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위에서 논의된 여러 이유와 함께 (현재로서는 군사적 분쟁이 없는 지역이라는 사실을 포함하여) 보다 더 많은 이유로 여전히 매우 매력적인 지역이며 그래서 타 지역과의 협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오늘날 핵심 지역 간 벌어지고 있는 전투 논리의 맥락에서, 어떤 단일 강대국과 절대적인 수준의 동맹을 맺는 전략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이 지역 국가들이 비동맹 또는 다중 동맹이라는 접근 방식, 즉 기술 주권의 최소 기준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지 못한다면, 세계적인 과점 경제는 라틴 아메리카의 주변부 지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종속적 채택(무엇을 어떻게 채택하여 학습할지 결정하는 것)에서 주권적 채택(국민의 복지에 필요한 것을 주권 국가가 통합하고 개발하는 것)으로,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해방적 채택(국민의 복지에 필요한 것만을 국가가 선택적으로 통합하고 개발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브라질에서는 중소기업 및 학계와 협력하여 주권적 데이터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 주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Gonzalo & Borrastero, 출간 예정), 브라질의 에너지 기업 Petrobras, 브라질 개발 은행 BNDES, 국가 연구 위원회, 그리고 공공 벤처 캐피털 펀드가 수십 년간 축적한 기술 생산 역량을 활용하여 국가 기술 및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도 현재 진행 중이다(Alami et al., 2025). 멕시코와 콜롬비아는 현재 “공동의 집”구축이라는 이상 실현과 가상 토지의 보전이라는 정치적 흐름 속에서 라틴아메리타 대륙의 통합을 옹호하는 동시에 빅테크 기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BBC News Mundo, 2025; Forbes Central America, 2025; 콜롬비아 정부, 2024; 콜롬비아 대통령직, 2025; Wired, 2025). 아르헨티나는 1940년대 이후 축적된 생산 역량을 자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된 정책 프레임워크에 기반한 다양한 디지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Gonzalo & Borrastero, 2023).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트럼프의 지지자인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방해를 받고 있다.
후렴
이 글이 작성되는 동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 주식 시장이 폭락하고 있으며, 모든 국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심지어 “거대한 7개 빅테크”(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기업도 단 며칠 만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우리가 이러한 새로운 국제 경제 질서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것이 진정한 전환점인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지정학적 경쟁의 또 다른 양상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관찰하고 있는 것은 전략적 자산에 대한 전 세계적인 통제가 이루어져 글로벌 기술 과점기업 그리고 그 핵심 경제권이 장기적으로 또 구조적으로 글로벌 가치 사슬을 주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다자간 펼쳐지는 위기는 소외된 지역들이 이를 활용해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금융 자본주의에서는 모든 것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불안정 속에서도 자기결정권은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강력한 해결책 중 하나로 남아 있다.
First published in :
World & New World Journal
Carina Borrastero는 아르헨티나 국립과학기술연구위원회(CONICET)의 부연구위원이다. 그녀는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했으며 코르도바 국립대학교에서 산업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녀의 연구는 라틴 아메리카와 전 세계의 디지털 경제, 생산적 발전, 국가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녀는 학술 저널, 서적, 학술 매체에 광범위하게 출판했으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공공 기관에 전략 계획 개발에 관해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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