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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 첨단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한다는 트럼프의 계획은 성공을 보장하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세계 안보를 위협할 위험이 높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50억 달러 규모의 ‘골든 돔’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골든 돔은 미국을 극초음속, 탄도, 우주 기반 무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미국 동부 해안에서 서부 해안까지 이어지는 미사일 방어망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세계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전략적 경쟁을 가속화할 위험이 높다.

골든 돔의 구상은 야심적이다. 이 구상은 수백 개 또는 수천 개의 위성을 궤도에 배치하고, 우주 기반 레이저를 포함한 첨단 센서와 요격기를 탑재하는 다층 방어 체계를 예상하고 잇다. 이러한 요격 체계는 다양한 비행 단계에서 접근하는 적의 미사일과 기타 위협을 탐지, 추적, 무력화할 것이다.

이러한 비전과 수사(修辭)적 표현을 감안해 볼 때 골든 돔 계획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3년 발표한 전략 방위 구상(SDI)을 연상시킨다. 이 구상은 흔히 ‘스타워즈’로 불리웠다. 골든 돔과 마찬가지로, 전략 방위 구상은 최첨단의, 그리고 거의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활용하여 적의 미사일이 미국 영토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하는 다층 방어 체계를 구상했다. 그러나 수년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전략 방위 구상은 실행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결국 취소되었는데, 이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존재하는 야망과 현실적 능력 간의 간극차를 드러낸 계획이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골든 돔 계획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시스템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아이언 돔과의 비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보다 훨씬 작은 나라이며, 아이언 돔은 단거리 무유도 로켓, 즉 수, 속도, 방향이 제한된 위협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트럼프의 골든 돔 계획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 극초음속 활공체, 궤도 투하 시스템 등 훨씬 더 진보되고 정교한 수많은 위협 무기로부터 미국 본토 전체를 방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이를 위한 필요한 예산 규모, 복잡성, 그리고 기술적 정교함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비용과 위험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 돔 시스템의 구축 비용에 1,750억 달러가 소요되며 단 3년 만에 이를 구축할 수 있다고 추산했지만,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우주 기반 구성 요소만 해도 향후 20년 동안 배치 및 운영에 최대 5,42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시스템의 형태, 개발 주체, 그리고 의도한 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 여부 등 근본적인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골든 돔을 추진하는 것은 보다 즉각적으로 달성 가능한 역량 개발보다 값비싸고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을 우선시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첨단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투자하려면 다른 국방 우선순위를 희생해야 하는 상당한 타협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은 현재 우주에서 극초음속 또는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를 위해서는 광대한 거리에서 거의 즉각적인 정확도로 작동할 수 있는 요격기나 레이저가 필요하다. 골든 돔을 추진하는 것은 드론과 같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미사일 방어 및 사이버 복원력 강화와 같은 보다 즉각적이고 달성 가능한 역량 구축보다 값비싸고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을 우선시할 위험이 있다.

골든 돔 계획은 또한 잠재적으로 위험한 전략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을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무적함대로 만들려는 이 시스템은 적대국들에게 핵 억지력 논리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이해될 것이다. 만약 미국이 언젠가 한 국가의 보복 핵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방어막을 개발하고 있다고 인식된다면, 이는 타국으로 하여금 새로운 무기 개발을 촉진하도록 충동질함으로써 위험한 세계 군비 경쟁을 촉발시킬 위험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골든 돔 프로젝트를 ‘심각한 불안정 유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 두 나라는 자국의 공격 무기 확대나 새로운 운반 시스템 개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책 개발로 이에 맞설 수 있다. 이러한 군비 경쟁은 우주에 대한 규제가 위험할 정도로 거의 미흡한 상황에서 우주 기반 무기 배치를 촉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골든 돔은 글로벌 안보를 약화시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더욱 위험한 곳으로 만들 수 있다.

외교를 위한 지렛대?

이러한 위험을 감안할 때, 미국은 골든돔 계획을 새로운 군비 통제 외교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미국은 골든 돔 계획을 활용하여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다른 주요 강대국들과 상호 견제, 투명성, 그리고 신흥 미사일 및 우주 기반 기술의 거버넌스에 대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

기존 군비 통제 시스템의 약화를 고려할 때 이는 특히 시급하다. 미국과 러시아 간 마지막 주요 군비 통제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의해 2023년에 중단되었다. 이 조약은 2026년에 만료될 예정이며 후속 조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 중국의 급격한 군비 증강에도 불구하고, 미-중 간 군비 통제 협상은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문제로 2024년 7월에 중단되었다.

한편, 미사일 기술, 우주 시스템, 인공지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규칙과 규범은 아직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오판과 긴장 고조의 위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전략적 대화를 재개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대화 제안에 회의적일 수 있지만, 골든 돔의 우주 기반 요소는 우주 안보에 대한 군비 통제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핵 탄두 감축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시급하고 달성 가능한 공동의 관심사 영역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우주 안보

우주 안보는 가장 유망하고 필수적인 대화 참여 방안 중 하나이다. 핵무장 국가들이 군사 및 민간 목적(조기 경보 시스템, 통신, 항법 및 감시 등) 모두에서 우주 기반 시스템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면서, 궤도상에서의 오판이나 의도치 않은 긴장 고조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골든 돔 발표는 우주 안보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로 여겨져야 한다.”

실용적이고 시급히 필요한 조치로는 위성 근접 접근 금지, 특정 우주 기반 시스템의 배치 제한, 투명성 개선 등 우주에서의 행동을 규율하는 규범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위성 발사 통지 공유에 동의하거나 이중 용도 능력에 대해 논의하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조치조차도 신뢰를 구축하고 궤도에서의 갈등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해관계가 겹치고 상호 취약성이 명확한 우주에 집중함으로써 미국은 보다 광범위한 미래의 전략적 대화의 기반을 재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과거의 실수 피하기

1980년대 레이건의 전략 방위 구상은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고 국제적 긴장을 고조시켰으며, 제대로 작동하는 방위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또한 군비 경쟁을 조장하여 세계를 더욱 분열시켰을 뿐만 아니라, 세계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지도 못했다. 골든 돔은 더 많은 참여자, 보다 빠른 기술, 그리고 보다 적은 가드레일을 통해 이와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크다.

대안으로 군비 통제 체계가 무너지고 세계적 긴장이 고조되는 이 시기에, 골든 돔 계획 발표는 우주 안보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시작할 전략적 기회로 여겨져야 한다. 이 제안을 일방적인 야망의 신호가 아닌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위험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프로젝트는 세계를 더욱 경쟁적이고 군사화된 불안정한 미래로 한 걸음 더 밀어붙일 위험이 다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