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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Keir Starmer)의 노동당이 영국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이론적으로는 이러한 노동당의 압도적 과반 의석 확보는 스타머에게 그의 정치적 의제 대부분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해 줄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그가 직면한 도전 과제의 무게를 감안할 때 그의 총선 승리 축하는 그리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가 1997년에 집권했을 때 그는 강력한 경제와 국가적으로 낙관주의가 넘쳐나는 분위기를 물려받았다. 반면 스타머는 침체된 경제와 노동당의 공약을 실현하려는 열정보다는 보수당이 잘못 뿌려놓은 여러 문제들을 제거하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더 동기를 부여받은 것처럼 보인다.

새 스타머 내각은 즉각적인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아야 할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한 노동당 고위 관리가 치워야 할 Sue Grey의 “똥 목록”이라고 부른 것처럼 교육에서 사법 제도,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여러 정부 부처가 해결해야 할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차례대로 살펴보면, 우리는 이렇게 물을 수 있다: 파티는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났나요?

1. 영국 최대의 수도 회사 Thames Water 

영국 최대의 수도 회사인 Thames Water는 180억 파운드가 넘는 부채, 증발하는 투자, 회사 주주와 산업 규제 기관인 Ofwat 간 배당금 지급을 둘러싼 장기적 대치로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해 있다. 여기에 Thames Water 의 노후 인프라를 정비하는 데 상당한 투자가 필요해 ​​회사는 붕괴 직전에 처했다.

Ofwat는 새 정부의 첫 임기가 시작된 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7월 15일에 수도 산업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규제 기관인 Ofwat는 Thames Water가 계획한 물값 인상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값 인상이 허용되지 않고 또 인프라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Ofwat가 주장한다면, 스타머 총리는 Thames Water에 대한 값비싼 국유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2. 교도소의 과밀화

교도소장 협회(PGA)에 따르면 영국과 웨일즈의 교도소는 99%가 꽉차 만원이다. 교도소의 과밀화가 법원이 사건을 심리하고 선고를 내리는 능력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 때문에 교도소장 협회는 “영국의 전체 형사 사법 시스템이 실패 직전에 있다”고 경고한다.

노동당은 교도소를 국가적으로 중요한 장소로 지정하여 더 많은 교도소를 건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노동당이 약속한 20,000개의 추가 교도소를 확보하는 데는 여전히 몇 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설사 이것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단순히 수용 인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왜냐하면 교도소 내 재활 부서에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서는 문제 해결이 힘들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수용 인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부 죄수의 조기 석방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형기가 다 끝나가는 수감자와 일반 대중에게 덜 위협적이라고 여겨지는 수감자가 포함될 수 있다. 현재 판사들에게도 선고 옵션을 고려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3. 공공 부문 임금 협상

노동당이 Unite와 Unison을 포함한 주요 공공 부문 노동 조합과 역사적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공공 부문 근로자들은 새 정부가 보수당 집권 하에서 14년간 정체된 임금을 인상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총선 초반 일부 노조가 노동당의 공약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Unite는 노동당의 공약을 지지하지 않았고, 새 재무장관인 Rachel Reeves는 그녀가 재무부를 이끄는 동안 유동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금리가 늦여름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어떤 이들은 임금 인상의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임금 인상 조치가 없다는 것은 영국의 생활 수준이 영구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4. 대학이 망하고 있다

영국 대학의 재정 위기는 오래 전부터 예상되어 왔다. 많은 대학이 해외 유학생 수의 급감과 이에 따른 수익 감소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이에 더해 국내 학생들을 위해 드는 대학의 전반적인 운영비도 손실을 보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국내 학생의 수업료는 2012년에 9,000파운드로 결정된 이후 거의 오르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3분의 1이 떨어졌다. 현재 영국 대학이 국내 학생 한 명으로 부터 받는 돈 9,250파운드는 학생 한 명을 가르치는 데 드는 실제 비용인 12,000파운드와 비교도 안된다.

많은 대학이 높은 이자율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본 투자를 위해 빌린 대출을 갚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정치인은 국내 학생에게 받는 수업료를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자유민주당 지도자 Nick Clegg와 자유민주당이 증명할 수 있듯이 수업료는 영국 정치의 “제3의 철길” 중 하나이다. 이 철길을 만지면 죽는다.

스타머 총리에게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두 가지 뿐이다. 해외에서 유학 온 학생 수의 제한을 없애거나 대학의 자금 조달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을 투자해야 한다. 노동당은 다른 공야과 마찬가지로 고등 교육에 관한 제안에서도 모호한 태도를 취했는데, 이러하 태도는 아마 모든 선택 사항을 고려에 넣으려는 시도일 수 있다.

5. NHS (영국 공공보건의료 시스템)을 위한 자금 부족

현재 영국의 공공 보건의료 서비스는 120억 파운드의 예산 부족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치료비가 더 비싸지고 의료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으며, 환자의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아울러 임금 분쟁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나타나고 있다.

노동당은 NHS를 위해 자금이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 듯하지만, 당 공약에서는 자금을 얼마나 투입할 것인지 그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노동당 공약에는 NHS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현대화와 개혁에 대한 약속만이 제시되었다. 영국 재정 연구소는 노동당의 공약 이행에는 18억 파운드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 금액은 실제 필요한 금액보다 훨씬 적은 액수이다.

NHS의 재정 상태가 어떠한가는 모든 정부를 평가하는 하나의 시금석이기 때문에 NHS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항상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빈약한 공공 재정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 실행해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6. 실패하는 지방 의회

영국의 지방 자치 단체는 보수당의 긴축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2018년 이후 8개 지방 자치 단체가 실질적으로 파산을 선언했고, 5개 지방 자치 단체 중 하나는 중앙 정부의 개입이 없으면 역시 파산을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노동당은 다른 정당과 마찬가지로 지방 자치 단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스타머는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가 없다. 더 많은 지방 정부가 파산한다면 지방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기본적인 일상 시스템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더욱 많이 늘어날 것이다.

대학과 마찬가지로 개혁이 필요한 강력한 사례가 있다. 영국의 지방 정부는 서방 세계에서 가장 중앙 집권화된 정부 중 하나이며, 재정과 예산에 관해 엄격한 제한이 있다.

궁극적으로 영국은 경제적 침체에 빠져 있으며, 이 침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중 한 가지는 돈, 즉 돈이 필요하다. 스타머 총리는 재정 규율을 약속하면서도 보수당 정부가 추진했던 긴축 정책으로의 복귀는 원치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 방식에는 분명히 모순이 있어 현재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